[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몇 년 전까지라면 방송 산업 종사자와는 조금 먼 이야기였던 CES와 MWC에 관한 정보가 방송가 여기저기를 떠돌고 있다. 1월 CES 2017에서는 LG전자, 삼성전자 등 우리나라 기업이 선전했다고 하고, 이러한 열기가 식기도 전에 2월 끝 무렵에서 기다리고 있는 MWC 2017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산업 경계의 붕괴는 방송계에서도 ICT 전시회를 주시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올해 방송 및 ICT 관련 전시회의 일정을 정리하고 주요 전시회의 역사와 의미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미국가전협회(CEA, Consumer Electronics Association)이 주관하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제품 전시회로, 세계 가전 업계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권위 있는 행사다. 1월이라는 개최 시기와 맞물려 VCR(1970년), CD플레이어(1981년), DVD(1996년) 등 혁신을 불러왔던 여러 가전제품이 CES에서 첫선을 보였다. 2000년대 이후로는 가전제품과 IT의 영역이 모호해지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세계 IT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도 총출동하고 있다.
올해도 스마트카, AI 로봇 등 가전제품의 영역을 넘어서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산업의 경계가 점점 더 허물어질 것을 예고했다. 더불어 CES 2017에서 우리 가전업계의 활약이 빛났다. LG전자가 시그니처 올레드 TV W로 엔가제트가 단 하나의 제품에 수여하는 ‘Best of Best’를 수상했으며, 이외에도 ‘Best TV’ 등 약 30여 개의 상을 받았다. 삼성전자 역시 내년에 출시할 TV 신제품이 Best of Innovations로 선정되는 등 35개의 혁신상을 받았다.
MWC(Mobile World Congress)
MWC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매년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이동통신 산업 전시회로, 219개국 약 1,000여 개의 이동통신 관련 업체가 가입한 세계이동통신시업자협회(GSMA, 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 Association)가 주관한다.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수많은 모바일 분야의 선도 기업이 새로운 기술과 제품, 서비스를 일제히 겨루기 때문에 ‘모바일의 올림픽’, ‘모바일 기술의 월드컵’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많은 기업이 MWC에서 새로운 제품을 데뷔시킬 예정이지만, 늘 MWC에서 갤럭시S의 신제품을 공개해온 삼성전자가 올해는 갤럭시S8을 공개하지 않기로 하면서 비어버린 주인공 자리를 누가 가져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NAB Show(National Association of Broadcasters Show)
매년 4월 라스베이거스 켄벤션 센터에서 개최되는 NAB Show는 미국 방송사업자들이 설립한 자율기구, NAB가 주관하는 세계적인 방송기기 전시회다.
최초의 HDTV 방송이 선보인 곳이 바로 NAB Show다. 1996년 CBS 계열의 라스베이거스 지역 방송인 KLAS-TV가 최초의 HDTV 방송을 전시회 기간 내내 선보였다. 스키, 아이스 스케이팅을 하는 모습, 그랜드캐니언, 백악관의 풍경을 담은 10분짜리 이미지로 지금 본다면 우스운 수준이지만, 당시 HDTV 기술 표준 제정을 위한 대연합(Grand Alliance)의 위원장 딕 와이리(Dick Wiley)는 이 시연을 “디지털 TV 시대로 향하는 첫걸음”이라고 표현하며 “HDTV가 현실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약 20년이 흐른 지금 NAB Show에서는 8K 영상이 선보이고 있다.
KOBA(Korea International Broadcast Audio&Lighting Equipment Show)
한국이앤엑스와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가 공동주최하는 국제 방송·음향·조명기기 전시회(KOBA)는 1991년 첫 회를 개최하고 27년 동안 방송 문화의 향상과 영상·음향·조명 산업 발전에 기여해 왔다.
KOBA 2017은 코엑스 전시장 A, C, D홀에서 총 2,799sqm규모로 개최된다. 전시회 외에도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가 주관하는 80여 회 이상의 방송기술 콘퍼런스와 한국음향예술인협회·한국음향학회가 주관하는 음향 관련 전문 기술 세미나를 통해 방송과 음향에 관한 전문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KOBA 2017은 문화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신개념 방송, 영상산업과 음향, 조명산업의 첨단화를 한눈에 살펴볼 기회를 제공하고 급격한 변화의 흐름에 대처할 수 있는 경쟁력과 비전을 갖출 수 있는 블루오션을 제시할 예정이다.
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IFA는 1924년 첫 회를 개최한 무궁한 역사를 가진 산업 전시회 중 하나다. 시대가 시대였던 만큼 첫 번째 전시회에서는 라디오 관련 제품이 주를 이뤘으면 1928년 세계 최초의 TV 방송과 함께 TV로 영역을 확대하고 지금은 CES, MWC와 함께 세계 3대 IT 전시회로 손꼽히며 가전제품을 넘어 IT 산업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
IFA 2016은 ‘연결성’을 공식 주제로 삼아 사물 인터넷(IoT)을 통해 자동차, 집 그리고 사람까지 모두 연결된 미래 모습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며 ‘Official Partner of the Future’로 스스로를 포지셔닝 했다.
IBC(International Broadcasting Convention)
IBC는 매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방송 박람회로, 방송 산업의 모든 것을 망라하고 있다. 최근에는 ‘방송’에만 맞춰져 있던 초점을 넓혀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
제1회 IBC는 1967년 영국 런던에서 개최됐다. 당시에는 겨우 32개 사가 전시에 참가했으나 방송 산업의 빠른 성장과 함께 IBC 역시 발전해 나갔다. 지금은 IABM, IEEE, IET, RTS, SCTE, SMPTE 등 총 6개의 방송 산업과 방송 기술 관련 협회를 파트너로 두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170여 개 국가에서 55,000여 명의 관람객이 모여들어 미디어 영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전시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