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아트텍 기술감독 이영호

[기술인이 사는 법]SBS아트텍 기술감독 이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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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갑한 도시, 자유인이 되다

나의 애마 ‘750cc 바이크’

 

 

난 바이크를 탄다.

세상이 좋아져 주 5일제 근무가 보편화되었다. (물론 그렇지 못한 분들도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갑자기 찾아온 여가시간을 활용하기에 분주하다. 나도 무언가를 하고 싶은 마음에 인터넷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여러 동호회가 많았지만 난 평소 관심있던 악기를 중점에 두고 동호회를 찾다가 직장인 밴드를 알게 되었다.

그렇게 난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직장인 밴드를 시작했다.

취미활동으로, 그것도 늦은 나이에 밴드를 시작했다 하니 예전에 밴드활동을 좀 했겠다 싶겠지만 전혀 아니다. 지금까지 악기는 통기타 코드 잡는 수준, 그것도 아주 기본적인 코드만 칠 줄 아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 내가 밴드를 시작했다. 그렇게 4년 여가 지나고 나에게 밴드활동은 내 삶의 한 부분이 되었다. 주 1회 혹은 2주에 한번 모여 밴드 연주를 한다. 각 악기가 모여 음악이 된다. 어우러진 화음이 만들어내는 그 아름다운 선율이란. 각자 열심히 연습해서 함께 음악으로 어우러질 때 그 희열이란. 글 솜씨가 좋지를 못해 그 느낌을 표현을 잘 못하겠다. 경험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 기분을.

 

그리고,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했다. 학교 다니던 시절 별로 흥미도 없었고 타 본적도 없는 오토바이를. 무언가에 이끌리듯 난 어느 날 갑자기 오토바이 학원에 등록하고, 2종 소형면허까지 땄다. 그리고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면허가 아깝다는 이유로(?) 750cc 중량급 바이크를 중고로 구입했다.

마치 호기심에 오토바이를 타고 싶어하는 사춘기 소년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했다. 지인들은 오토바이 타는 모습을 󰡐와~󰡑 탄성을 지으며 멋지다는 듯 쳐다보기도 한다. 그럴 때 약간 느껴지는 머쓱함이 스스로 멋쩍으면서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이걸로 출퇴근과 휴일의 여가활동이 모두 해결된다. 한번 오토바이를 타 보면 다시 자동차는 탈 수 없을 것 같다.

마치 내가 도시의 자유인이 된 듯 바이크를 타면서 가슴 속 스트레스를 바람에 날린다. 그러다가 자동차를 탈 기회가 있으면 난 갑갑하다. 갇힌 느낌이랄까?

그러다가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바이크를 타는 사람들이 어울려 근거리 투어를 하고 돌아올 때면 가슴에 남아있는 답답함이 모두 바람에 날려 흩어지는 것이다.

바이크를 탄지 2년 반 정도. 밴드활동을 통해 그 속에서 함께 연주하는 희열을 느끼고 바이크를 타면서 가슴 속 스트레스를 바람에 날린다. 해방된 느낌이랄까?

이렇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건 재충전에도 훨씬 도움이 된다.

 

오토바이 동호회 회원들과 작년 10월초에 충남 당진 근처의 석문 방파제에 투어를 갔을 때, 우럭, 도다리 등 약간의 바다생선을 사서 열댓 명이 둘러앉아 직접 회를 떠서 먹었는데 그 맛이 정말 좋았다. 아마 오토바이로 느낀 해방감에서 온 맛을 느낀 것이리라.

그리고 난 그 다음 주 자동차를 이용해 집사람과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그 방파제를 찾았다. 바이크는 오히려 가족에 대한 애정을 더 크게 해주는 데 도움도 된다.

 

고유가시대, 안전하게만 탄다면 바이크는 훌륭한 교통수단이고 레저 활동에도 적격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동호회를 통해 여러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을 이해관계 없이 친구로 사귈 수도 있으니 바이크야말로 축복받은 취미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