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BA 2013으로 미래를 보다

[기고] KOBA 2013으로 미래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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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성 미디어전략연구소 팀장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KOBETA)와 한국이앤엑스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방송․음향․조명장비 전시회인 KOBA 2013(23rd Korea International Broadcast, Audio &Lighting Equipment Show)이 ‘방송, 미래를 열다 (Join the future wave!)라는 주제로 화려한 비상을 알렸다. 그리고 5월 13일부터 16일까지 이어진 행사를 빠짐없이 참관한 사람의 객관적인 술회를 본 지면을 통해 털어놓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단언할 수 있는 부분은, 총 33개국 839개 사가 참여한 KOBA 2013은 UHDTV 및 뉴미디어 등을 총망라하는 새로운 방송기술과 첨단 장비를 뽐내는 방송 축제의 장이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KOBA 2013이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 행사 기간 동안 방송 관계자뿐 아니라 제조/무역/유통, 정부/교육기관, 종교단체, 학생, 일반인 등 국,내외 4만여 명이 참관하는 교류의 장으로 다시 태어난 것은 정말 커다란 성과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기술의 향연에서 벗어나 국제적인 비즈니스의 장으로 열린 KOBA의 성장을 직접 목도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제 1991년부터 지금까지 23년을 이어온 KOBA는 이제 아시아 최대 방송기술 전시회를 넘어 세계에서 손꼽히는 방송 관련 전문 전시회로 발돋움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이제 KOBA는 방송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총망라하는 국제적인 행사로 성장하고 있으며 새로운 미디어의 발전과 미디어 플랫폼의 진화를 적극적으로 견인하고 있다.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무엇보다 KOBA의 광팬으로서, KOBA2013 전시회와 함께 5.13(월)~5.15(수) 3일간 코엑스 3층 컨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KOBA국제방송기술컨퍼런스(KOBA Conference 2013)는 그 위상제고적인 부분에서 장족의 발전을 했다고 본다. KOBA Conference 2013에서는 방송정책, 방송기술, 융합, 콘텐츠 등을 주제로 26개 세션에 57개의 강의와 토론이 진행되었으며 국내외 방송 관련 단체의 전문가와 저명한 대학교수, 방송사 직원, 방송장비업체 기술전문가를 강사로 초빙해 UHDTV, 디지털 라디오, 방송현장기술, 스마트 및 모바일 방송, 융합기술, 방송 음향/조명 등 핵심적인 주제 발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미래 방송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를 파악하고, 빠르게 변하는 복잡한 미디어 환경에서 가장 근본적이며 중요한 화두를 집중적으로 다룬 부분은 크게 환영할 만한 부분이다.

여기에 KOBA 역사상 최초로 열리는 ‘KOBA WORLD FORUM 2013’은 컨퍼런스 기간 중 스페셜 세션으로 열린 하이라이트라고 본다. ‘KOBA WORLD FORUM 2013’은 세계 방송 기술의 전반을 관통하는 UHDTV 기술과 디지털 라디오를 주제로 열렸으며, 대한민국 지상파 방송사는 물론 미국의 방송기술인협회인 SBE(Society of Broadcast Engineers)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KOBA 2013이 마냥 좋았던 것은 아니다.

우선 전시장 자체가 규모는 커졌지만, 그 전시장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테마가 없었던 부분은 아쉬운 부분으로 보인다. 실제로 해외의 관련 전시회는 슬로건안에 그 행사의 패러다임이 쉽게 반영되는 반면, KOBA는 그런 적이 별로 없었다.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생각한다. UHDTV나 기타 방통융합, 뉴미디어 등에서 실제적인 테마를 구성해 전시장을 운영하면 그 휘발성은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본다. 이런 부분에서 KOBA 2013은 취약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게다가 ‘KOBA WORLD FORUM 2013’은 그 화려한 홍보와는 달리 내용 자체는 특기할만한 부분이 많았으나, 크게 결과와 규모면에서 폼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담이지만 본지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모 기자가 기자들과 학술관계자들을 꾸준히 만나면서 KOBA를 열정적으로 홍보했는데, 당시 모 기자가 가장 내세우고 자랑했던 부분이 바로 ‘KOBA WORLD FORUM 2013’이었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 특히 디지털 라디오 세션에서 패널들이 자신들의 입장에 입각해 격론을 벌이는 바람에 실제적으로 포럼의 결론이자 테마가 나오지 않은 부분은 유감이다. 성대한 포럼을 열었으면, 그 안에서 일정정도 의견이 수렴되고 앞으로의 비전이 나온다면, 더 훌륭한 학술적 공론의 장이 되지 않았을까 상상해본다. 그리고 ‘월드’치고는 빈약한 출연면면도 안타까운 부분이다. 물론, 처음 실시되는 포럼이기에 앞으로 충분히 동력과 노하우를 얻으면 이런 부분은 충분히 극복되리라 본다.

모 기자가 필자에게 말했다. 이제 KOBA 2013은 세계 3대 방송장비 전시회라고.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제 KOBA는 IBC나 NAB, InterBee 등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국제적인 방송기술의 잔치다. 아울러 방송정책의 한 구석에서 다시 한번 ‘플랫폼이 콘텐츠의 질을 결정한다’를 느낀 시간이었다고 술회하며, 본 고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