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BA를 마치며

[기고] KOBA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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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5월! KOBA 2013을 위해 준비하고 땀 흘린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지금은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서 각자 맡은 일을 위해 또 달려가고 있지만 그때처럼 한 팀으로 묶여서 KOBA를 위해 움직였다는 사실이 아직도 가슴 한편에 자리잡고 있다. 그 마음과 다짐을 다시 한번 기억하며, 이제 KOBA를 통해 CBS가 보여주려고 했던 것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평하겠다.

방송 콘텐츠는 전통적으로 반송파에 신호파를 싣는 변조방식을 통해 무선으로 청취자에게 전달했다. 이는 지상파라고 불리우며 지금도 방송 송출분야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1990년 후반부터 인터넷과 퍼스널컴퓨터(PC)가 보급되고 영상 및 오디오의 데이터를 줄이는 압축기술이 발달되면서 방송콘텐츠를 인터넷망을 통해 전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VOD서비스로 시작하더니 지금은 대부분의 콘텐츠가 실시간으로 전송될 만큼 발전한 것이다.

멀티캐스트로 전송되는 이러한 콘텐츠 전송을 필자는 ‘스트리밍방송’ 이라 약칭하겠다. 스트리밍 방송은 지금의 TCP/IP망이면 어떤 통신망을 사용해도 되며 또한 압축기술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를 전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PC와 5.1 스피커를 보유한 시청자를 위해 홈페이지의 다시보기 서비스를 H.264 영상과 AC3 5.1채널 오디오를 보내주는 방식이다. PC에서 방송콘텐츠를 본다고 꼭 스테레오만 듣는 청취자는 아닐 것이다라는 판단이다. 더 나아가 ‘CBS는 순수 라디오 방송에서도 계속해서 스테레오방송만 할 것이가?’ 란 고민과 3천만이 넘는 스마트폰 가입자에게 ‘색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무대로 이번 KOBA를 준비했다. 오디오 데이터를 통신채널상에서 전송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신호처리가 이뤄져야 하며 첫단계로 PCM(CD 원본)으로 변환한다. PCM 데이터는 초당 약 1410Kbit가 필요하며 스마트기기에서 1시간동안 오디오를 들으면 약 5Gbit가 소진되어 통신비 지출이 커지고 더불어 대역폭이 좁은 모바일 통신망에서는 소리가 끊길 확률이 높다. 그리고 데이터 압축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 할 즘에 1988년 MPEG(Moving Picture Experts Group)그룹이 설립되고 CD한장에 한시간 분량의 영상과 오디오를 모두 넣기 위한 압축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특히 MPEG그룹에 참여한 Fraunhofer 연구소는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MP3(MPEG-1 Layer3)를 시작으로 고효율 압축기술을 계속해서 발표했으며 현재 많이 사용하는 HE-AAC 기술과 더 나아가 USAC 이라는 차세대 압축기술까지 발표했다. 고효율 압축기술은 CD급의 음질을 보장하면서 데이터량은 CD의 1/10가량으로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 MP3를 시작으로 1998년에 발표한 MPEG-4 AAC는 유럽 디지털 라디오 방송의 표준으로 선정되었으며 이후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기본 재생코덱으로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기기가 별도의 코덱 설치 없이AAC가 지원됨에 따라 CBS는 모바일 스트리밍 방송에 AAC 압축기술을 사용할 수 있었고 지금은 AAC보다 더 압축효과가 좋으면서도 음질도 뛰어난 HE-AAC Version 2 로 바꿔 64Kbps로 전송하고 있다.

그러면 CD급 음질을 1시간동안 스마트 기기에서 들을 시 약 230Mbit가 필요하며 원본 CD 5Gbit 의 4.6% 데이터만 소진된다. 스마트폰 청취자를 위해서 압축기술을 쓰는 이유중 하나다. 그럼 이렇게 적은 비트전송율로 CD급 오디오를 스테레오로 전송하는 것에서 만족해야할까? 그렇지 않다. 64Kbps 보다 조금 더 비트를 추가하면 5.1 채널 오디오를 스트리밍으로 전송할 수 있다. MPEG Surround 압축기술을 사용하면 128Kbps의 전송비트율로도 훌륭한 5.1채널 입체음향을 전송하고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술이 기존과 차이점이 있다면 기존에는 동영상 파일 전체를 스마트 기기에 다운받고 Player를 통해 시청할 수 있었다면 MPEG Surround 기술은 실시간으로 스트리밍 전송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방송이 많은 지상파에서 웹이나 모바일로 스트리밍 방송할 때 중요하게 여길 부분이다. 또한 이와 비슷한 기술로 DTS의 Neural Surround가 있는데 MPEG 보다 좀더 많은 비트를 사용하지만 기존 스테레오 오디오 콘텐츠를 5.1채널로 업 믹스하여 재생하는 장점이 있다. 위에서 말한 기술은 PC 환경에서 구현을 했으며 CBS가 마련한 방음부스 및 차량에서 들어 볼 수 있었다. 다만 아직 기술구현이 안됐거나 방송사에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우선은 스마트기기의 헤드폰잭을 통해서는 5.1채널을 들을 수 없습다. 현재 듣고 계시다면 가상 서라운드 기술을 사용한 것인데 분명 소리의 한계가 있다. 이 문제는 앞으로 스마트폰의 USB 잭을 통한 디코더 내장 헤드폰이 나오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방송사에서는 오디오 콘텐츠 자체를 5.1채널로 제작해야 한다.

CBS는 이번 KOBA를 위해 CBS가 마련한 김동규 콘서트를 5.1로 제작하여 시연하였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위상의 문제와 공간감에 대한 많은 노하우가 필요하며 시스템도 구축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통신의 발달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방송을 보고 들을 수 있게 됐다. 그 배경에는 모바일 환경을 고려한 전송비트율과 고효율 압축기술이 있으며,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방송사의 노력이 있다. 여기에 더 다양한 서비스를 하고자 한다면 단순히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얻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정성을 다해 요리를 만들어 밥상에 올려 놓듯이 각 서비스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힘쓰며 더불어 시청자에게 그 서비스가 돌아갈 수 있도록 산업계와 협력을 기울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