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월간 방송과기술』 6월호에 실린 원고입니다.>
[방송기술저널=임중곤 KBS UHD 추진단 팀장] 우리나라의 지상파 UHD 방송은 2016년 11월 11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KBS, MBC, SBS에 대한 UHD 방송 허가를 의결하면서 공식화되었다. 수도권에 대한 1단계 방송은 이듬해인 2017년 5월 31일 KBS 1TV, 2TV, MBC, SBS의 4개 채널로 700MHz 대역에서 공식 지상파 UHD 방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같은 해 12월,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울산 등 5대 광역시와 2018년도 평창 동계올림픽 활성화를 위해 강원권 일부를 포함해 UHD 방송을 개국했다.
지상파 UHD 방송은 미국의 ATSC 3.0 방송기술로 OFDM 다중변조기술을 적용하여 단일주파수방송망(SFN : Single Frequency Network), 3,840×2,160의 가로세로 고화질 해상도, 초당 60장의 화면, 오디오는 최대 16채널까지 편성이 가능해졌다. 이로써 지상파 방송은 HD보다 훨씬 생생한 현장감과 몰입감이 증강된 서비스가 가능하게 되었다.
현재 지상파 UHD 방송사는 1단계와 2단계 방송시설을 성공적으로 구축하여 수도권 및 광역시권까지 방송망을 확장하여 인구의 약 75%가 UHD 가시청권에 해당한다. UHD 방송 출범 초기부터 방송사는 지상파 UHD 방송의 온전한 무료보편적 서비스로서 모바일 서비스의 허가를 방통위에 요구하였으나 모바일 서비스의 지하망 구축계획 등을 요구하며 논의의 대상도 되지 못했다.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과 확산으로 전 세계적인 재난 상황에 처해있다. 이 사태는 지진, 폭풍, 화산, 해일 등과 같은 자연재해보다도 더 강력한 위력을 떨치고 있으며, 도시와 지역, 빈부, 국경, 이데올로기와 사회 형태를 초월하여 전 세계가 공황 상태라고 할 정도로 상호 주의하는 것 외엔 다른 해결책이 없을 정도이다. 코로나-19 사태 등을 계기로, 그동안 주로 이동통신망에 의한 재난 재해 소식이 국민들에게 차별 없이 고속으로 전달되어야 한다면, 공적 역할을 수행 중인 지상파 방송사의 UHD 모바일서비스를 통해 전 국민 재난 재해 안전망을 구축한다는 의미도 존재한다. 방송 서비스의 장소한계 극복이 가능하다.
5G 시대라고는 하지만 수시로 전달되는 정제된 소식을 국내에 거주하는 모든 국민과 국내의 외국인들도 차별 없이 뉴스 속보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UHD 방송에 의한 모바일 서비스의 장점은 모든 국민들의 장소에 제약을 받지 않고 지상파 방송의 시청이 가능하다는 점에 있다.
UHD 모바일 서비스 개요
용어의 특수성에 의해 본 서비스에 대한 오해 소지가 많다. 우선 모바일 서비스는 ‘4K 초고화질 UHD 방송을 모바일에서도 시청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지상파 UHD 방송과 주파수를 공유하여 (일반적으로) HD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물론 해상도를 반드시 HD로 제약할 필요가 없으며 향후 기술 진보에 따라 UHD 해상도 역시 제공이 가능하므로 최대 해상도는 오히려 4K라고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UHD 모바일 서비스는 UHD 방송 채널(현재 700MHz 대역)에서 제공되는 모바일 서비스라서 이와 같은 명칭을 가지고 있다. 만일 별도의 편성을 하지 않고 고정 UHD 방송과 동일한 편성, 즉 수중계 편성이라면 해당 채널은 음영지역에서 상당히 높은 수신 성능을 보여 난시청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UHD 모바일 서비스는 LTE/5G/WI-FI 망과 연동이 가능하여 고화질뿐만 아니라 다양한 보조 채널 등 모바일 특화된 서비스의 제공도 가능하다.
현재 TTA에서는 UHD 모바일서비스에 대한 표준이 논의 단계지만 기존의 4K UHD 특성이 최대한 보장되기를 바란다. 과거 DMB의 경우 낮은 해상도로 표준화 초기에 제약되어, 이후 고화질화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국민과 시청자
휴대폰에 수신칩이 내장되어 국내에서 보급될 경우, 재난·재해 시 UHD 모바일서비스를 통해 트래픽의 지연 없이 무제한 경보 정보 및 뉴스를 전달할 수 있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와 같은 환경에서 막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해야 할 경우 방송 특히 모바일이 보장된 방송이 가장 적합하다.
2018년 11월 KT 아현동 지점 사고의 사례와 같이 통신시설의 장애와 무관한 대용량 광범위한 전달 체계를 방송이 갖추고 있다. 국민을 재난과 재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이동성을 확보한 모바일서비스의 경우 기본적인 기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평상시에는 HD급 이상의 고품질 지상파방송을 이동 중에도 별도의 비용 없이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으며 2.0Mbps급 이상의 화질 제공이 가능하다.
또한, ATSC 3.0의 강력한 SFN 기능을 활용하여 수신 성능과 화질 모두 기존의 DMB를 월등하게 뛰어넘는다. 음영지역에 대해서도 IP 핸드오버 기술을 적용하여 끊어짐 없이 시청을 지속할 수 있다.
추진 경과
정책 분야에서는 2014년 9월, 지상파 방송사의 국민행복 UHD 플랜에서 ‘2020년 이후 UHD 방송 확장기에 모바일 HD 방송 추진 계획 반영’ 계획을 밝혔다.
이후 2015년 12월 정부정책방안 [추진과제10-②] ‘이동형 HD 방송 서비스 도입 검토’로 할당하여 2017년 수도권 본방송 이후 논의하기로 했고, 방통위는 이동방송정책연구반 운영(2017년도)한 바 있다. 방송3사는 UHD 정책추진협의체 모바일서비스 분과를 2018년 6~12월까지 운영한 바 있다.
2019년에는 KBS를 중심으로 5월 방통위 위원장 간담회, 9월 방송정책국장 간담회 12월 재허가 방송사대표자 의견청취 등에서 모바일방송 허가의 필요성을 꾸준히 주장하였다.
실행 분야로는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방송사, ETRI 등이 중심이 되어 강릉지역 UHD 모바일 방송 시연을 실시하였다. 같은 해 7월에는 제주 UHD 모바일 필드테스트를 방송3사, ETRI가 주관하고 가전사 등은 참관하였다. 같은 해 9월에는 수도권에서 실험방송 허가를 득하여 방송 3사가 모두 자사의 방송시설에서 실험방송을 실시하였고 ATSC 3.0 기반 UHD 모바일 서비스의 수신 성능 및 화질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성능을 보였다. 수도권 실험방송의 경우 방송 3사, ETRI, LG전자 등이 참여하였다.
2018년 수도권 UHD 실험방송
2018년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의 모바일 시연을 시작으로 다양한 모바일서비스가 시도된 해였다. 그중에 9월의 수도권 모바일서비스 실험방송의 경우 본방송을 운영 중인 시설과 주파수에 포함하여 모바일 서비스를 방송 3사 4채널을 통해 동시에 시행되었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 HD급 모바일서비스의 수신 성능은 DMB보다 우수하였으며, 화질은 Full HD급으로 월등하다. 심지어 유튜브와 비교해도 화질 면에서는 문제가 없었다. 또한 4K UHD 서비스를 단독으로 고정 및 이동수신에서도 동시 수신실험에서는 화질에서는 비교할 수 없이 월등했으나 수신성능 면에서는 DMB보다 높지 않은 결과를 보여 보완할 점을 남겼다. 다만 4K 단독의 경우에도 경부고속도로 100km/h의 속도에서도 수신이 가능하였다. [표1]에서 싱글 PLP는 4K UHD 단독채널(싱글 PLP)에 대한 이동수신을 의미한다.
추진 과제와 방안
모바일서비스의 가장 큰 이슈는 역시 수신기의 확보이다. 서비스는 별도의 송신 시설 및 주파수가 소요되지 않아 용이하게 개시가 가능하다. 수신기의 경우 차량용은 개발 및 양산이 가능하나 휴대폰 및 스마트폰용 수신기는 그렇지 않다.
배터리를 사용하는 휴대폰과 스마트폰의 경우 소비전력이 최소화되고, 칩의 크기가 모바일용으로 최적화되어야 한다. 이는 상당한 설계 및 개발 비용이 소요되어 TV와 스마트폰을 모두 사업화한 삼성전자와 엘지전자도 모바일용 칩 개발에는 부정적이다. 과거 DMB칩이 그랬듯이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모바일서비스 칩을 개발하여 적절한 업체가 기술이전을 받아 양산하는 방법도 있다. 향후 미국의 시장을 고려해도 승산이 있는 국책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정부는 서둘러 UHD 모바일서비스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시 시기, 타 매체 및 다국적 매체와의 균형, 편성 및 투자 규제 여부, 수신기 보급, 부가가치 서비스 개발 등을 포함한 총체적인 방안 개발의 착수가 필요하다. 코로나-19등의 경우에서 보듯이 고효율의 광범위한 정보전달 체계가 요구되는 지금 시점에 더욱 절실하다.
기타 이동 중 핸드오버 등으로 기본적인 음영지역 해소가 가능하며 방송사는 모바일서비스가 보급되고 확산할 수 있도록 서비스 개발에 노력이 필요하다.
결론
2019년 12월 방송 3사의 UHD 4채널에 대한 재허가 심사에서 모두 4년의 허가 기간을 획득하였다. 일반적으로 DTV 재허가가 3년임을 고려한다면, 방송사의 투자와 편성 비율 준수 노력에 대해 심사위원들이 우수하게 평가한 결과라 할 수 있다. 3단계를 추진함에 있어 방송사의 경영 여건과 모바일 서비스의 시급성을 고려하여 적절한 정부의 정책 수립, 기술개발, 방송망 확장 등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