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권호영 한국콘텐츠진흥원 연구위원] 이 글에서는 한국, 일본 그리고 EU가 해외에서 자국 저작물을 어떻게 보호하고 있는지를 정리했다. 그리고 중국에서 이뤄지는 외국 저작물의 불법 복제에 대응해 중국 정부와 외국의 민간단체(또는 정부)와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를 정리했다.
1. 한국의 해외 불법 복제물 유통 단속 노력
해외에서 한국 저작물의 침해가 널리 이뤄지고 있고 한국의 사업자, 정부 그리고 관련 단체에서 이를 막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 한국 저작물의 불법 복제와 방영을 완전히 막기는 매우 어려우며, 다양하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 정부는 2006년 이후 해외에서 한국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및 태국 정부와는 저작권 보호를 위해서 협력하고 있다. 중국과는 2006년 저작권 교류·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한국 저작권위원회는 베이징에 해외저작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07년에는 태국 방콕에 해외 저작권센터를 설립하고, 태국 지식재산청과 협력해 왔다. 저작권위원회는 2010년에 중국 상하이한국문화원에 저작권 전문관을 파견했다. 이어 2011년 필리핀 마닐라, 2012년 베트남 하노이에 해외저작권센터를 추가로 설치했다. 2013년 11월에 문광부는 태국 지식재산청과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 분야 교류·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그리고 2015년 12월에 발효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중국 내에서 한류 콘텐츠를 보호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중국에서는 DVD 무단 복제 등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를 설치하고 컴퓨터 소프트웨어 설치 키 등 저작권 침해 방지를 위해 권리자가 사전에 걸어놓은 기술적 보호 조치를 무력화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했다. 우리 방송사들은 중국에서 우리 방송을 녹화해 불법 DVD 등으로 판매하거나 인터넷에 올리는 행위, 우리 방송 신호를 불법으로 잡아서 무단 서비스하는 행위에 대해서 사후 금지권만을 행사할 수 있었지만, 한중 FTA 이후 ‘사전 허가권’을 통해 사전에 합법적인 계약을 유도하고 사용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간도 20년에서 50년으로 연장됐다. 한류 저작권 침해 발생 시 권리 구제가 쉬워졌고, 한중 양국 간 지식재산권위원회 운영을 통해 후속 이행 여부를 점검할 수 있게 됐다.1) 2015년에 정부는 한국 콘텐츠 이용·침해 현황을 조사하고 해외 저작권 보호를 위한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서 연구 과제를 발주한 바 있다.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산하 해외저작권센터는 우리 콘텐츠 거래 과정에서 피해가 발생하면 현지 법률사무소와 연계해 전문 컨설팅을 제공한다. 주요 침해 사안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위한 증거 보전, 경고장 발송, 행정 처벌 신청, 민·형사 소송 시 법률 지원 등 상황에 따른 단계별 규제를 지원하고 있다. 저작권보호센터는 해외 웹 사이트를 통해 한류 콘텐츠 불법 복제물이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014년 7월부터 모니터링을 실시해 불법 복제물을 삭제하고 있다. 저작권보호센터는 2014년 7월부터 유튜브, 데일리모션, 포셰어드 등 3개 웹 사이트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해 총 12,227점의 한류 콘텐츠 불법 복제물을 삭제하는 성과를 거뒀다. 2015년 7월부터는 한류 콘텐츠 저작권 침해가 심각한 Fc2, 비메오, 비디오, 베오, 사운드클라우드 등 북미와 아시아의 5개 웹 사이트를 모니터링 대상에 추가했다.2)
2. 일본 정부와 기관의 해외에서 자국 저작권 보호3)
일본은 1990년 2월 주식 대폭락을 계기로 거품경제가 꺼지기 시작했는데, 경제 침체의 원인을 ‘지적재산’에서 찾았다. 이처럼 국가 경제를 부흥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정부 주도의 지적재산 정책을 마련했는데, 모델로 삼을 것이 미국의 Pro-Patent 정책이었다. 2002년 2월 내각 총리가 직접 책임자로 나서 지적재산을 국가 차원에서 검토하는 지적재산전략회의를 구성했고, 2003년 3월에 추진계획의 작성 및 실시, 중요한 시책의 기획 및 심의를 행하는 ‘지적재산전략본부’를 구성했다. 지적재산전략본부는 일본의 지적재산 입국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행해야 할 종합적이고 전략적인 계획을 발표하며, 각 부처는 이 계획에 따라 콘텐츠 수출과 활용,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 문화청,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콘텐츠해외유통촉진기구(CODA), 저작권정보센터(CRIC) 등이 해외에서 자국 저작권 보호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문화청이 펼치는 해적판 대책을 여섯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로, 2국 간 협의 등의 장을 통해 침해 발생국·지역에 단속 강화를 요청하고 있다. 중국 등 침해 규모가 큰 국가의 저작권 담당 행정기관과 2국 간 협의를 정기적으로 행하고 단속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둘째로, 개발도상국 대상의 연수 사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셋째로, 일본 기업의 재외에서의 권리 행사를 지원하고 있다. 넷째로, 일본 콘텐츠의 해적판과 인터넷상의 해적 행위 단속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침해 발생국·지역의 단속 기관 직원을 대상으로 트레이닝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다섯째로, 국제 저작권 침해에 대응하기 위해 포럼이나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여섯째로, 국가지적재산보호포럼(IIPPF)에 의한 민관 합동 미션에 참가하고, 일반 사단법인 콘텐츠해외유통촉진기구(CODA)의 활동을 지원한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는 해외에서 일본 기업의 지적재산 보호를 지원하기 위해 세미나 개최, 상담, 모방 대책 관련 정보 제공 등을 행하고 있다. 또한 세계 각국의 지역별로 사무소를 두고 지역별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조사 및 정보 제공 등의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JETRO는 국제지적재산보호포럼(IIPPF)의 사무국으로서 이 포럼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고, 해외에서의 모방품·해적판 대책을 지원하기 위해 피해 상담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콘텐츠해외유통촉진기구(CODA)는 일본 콘텐츠의 해외 특히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정규 유통의 저해 요인이 되고 있는 불법 복제 문제를 매우 중요한 과제로 파악하고 정보 수집 분석, 업계의 정보 공유 및 효과적인 해결책 검토, 해결책의 하나인 공동 집행 등을 주요 사업으로 실시하고 있다. 저작권정보센터(CRIC)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연수생을 받아 저작권제도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3. EU의 해외 저작권 확보 방안4)
EU는 불법 복제 및 위조 방지 대책의 일환으로서 외국에서 지적재산권 집행을 강화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주요 정책으로는 다음이 있다; ① 이해관계자와 공동으로 지적재산권 침해에 관한 정기조사를 실시하고, 우선국을 지정해 집중적으로 조치한다. ② 우선국에 대한 기술 원조를 지적재산권 집행 분야에 집중한다. ③ 세관의 국경 조치를 통관 및 환적으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기 위해 TRIPS 이사회 및 ACTA(위조 및 불법 복제 방지 협정, Anti Counterfeiting Trade Agreement) 협상에서 적극적으로 관련국과 협의한다.
EU에서의 불법 복제 방지 대책으로 ‘EU 지적재산권 집행 지침’(2004년 4월 채택), ‘EU 세관 신규칙’(2004년 7월 발효), ‘EU의 제3국에서의 지적재산권 집행 전략 페이퍼’(2004년 6월 발표)등을 채택하거나 발표했다. ‘EU 지적재산권 집행 지침’은 EU 회원국 내의 지적재산권 침해 구제에 대한 지침 통일을 목표로 한다. ‘EU 세관 신규칙’에는 지적재산권의 보호 범위가 더욱 확대해 식물 신품좀, 지리적 표시, 원산지 명칭 등이 포함했으며, 수수료 폐지, 담보금 대신 지급 약속 증서 제출, 원산지 증명 등을 포함했다. ‘EU의 제3국에서의 지적재산권 집행 전략’에서는 제3국에서 불법 복제 및 위조 상품 등에 의한 지적재산권 침해의 확대에 대처하기 위한 EU의 행동 전략을 정하고 있다.
4. 중국에서 해외 저작권 보호5)
중국 정부가 2005년부터 꾸준히 시행한 대표적인 콘텐츠 불법 유통 단속 사업으로 ‘검망활동’이 있다. 검망활동은 온라인상에서 저작권 행정 집행 및 관리 업무를 강화하고 저작권 보호 환경 개선 및 건강한 인터넷 산업 발전을 위해 국가판권국, 공안부, 공익신식화부가 연합해 ‘인터넷 저작권침해 보호 검망활동 방안’을 발표해 시행했다. 검망활동 10년간 주요 성과로는 온라인 저작권 침해 단속 강화 및 저작물 불법 유통 사이트 관리·감독이 있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각 지역에서 4,241건의 온라인 저작권 침해 사안을 조사했고, 불법 온라인 사이트 1,926개를 법에 의거해 폐쇄 조치했다.
중국 공안 당국은 불법 도서와 CD, DVD 등을 단속한다. 해당 상품이 불법 저작물임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중국 공안 당국은 한국의 저작권자들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으므로 해외 저작권 인증기구에 인증서 발급을 요청한다. 중국 정부는 해외 저작물에 대해 인증서를 발행할 수 있는 기관을 허가제로 운영하고 있다. 중국에서 해외 저작물의 인증서를 발행할 수 있는 기관은 미국영화협회, 한국저작권위원회 등 7곳이 있다. 2006년 중국 국가판권국으로부터 허가받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2012년 한 해 동안 1만2천여 건의 인증서를 발급했다. 이 중에는 드라마 ‘사랑비’, ‘신의’, ‘신사의 품격’ 등을 수출하기 위한 권리관계 인증서도 포함돼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인증할 수 있는 저작물의 범위는 음악과 영상물로 제한돼 있고, 향후 도서, 만화, 게임 등까지 인증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015년도 스페셜 301조 보고서에서 중국을 ‘우선 감시 대상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중국 정부도 저작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중국이 G2로 부상하면서 저작권 침해 근절에 대한 정부의 의지도 강하다. 하지만 중국 국민이 콘텐츠를 유료로 소비할 만큼의 생활수준이 못되고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당장 저작권 침해를 강력하게 집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저작권법 전면 개정, 지재권법원 설립 등 정부 차원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정부에서도 자발적인 단속을 추진해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1) 문화부(2015.2.26.), “한류 콘텐츠, 중국내 저작권 보호 강화된다,” 보도자료.
2) 뉴스1(2015.7.15.), “저작권보호센터, 온라인 모니터링 대상 해외 사이트 5개 추가”.
3) 최진원(2010), 문화부(2014)를 정리
4) 김병일(2010)을 정리함
5) 문화부(2014)와 안성섭(2015) 정리
<참고 문헌>
김병일(2010), “EU의 해외 저작권 보호 정책에 관한 연구,” 「문화·미디어 엔터테인먼트법」, 제4권1호, 중앙대 문화미디어엔터테인먼트법연구소, pp1-25.
뉴스1(2015.7.15.), “저작권보호센터, 온라인 모니터링 대상 해외 사이트 5개 추가”.
문화관광부(2014), 「해외 저작권보호 기관현황 및 공동대응체제구축 연구」.
문화관광부(2015.2.26.), “한류 콘텐츠, 중국내 저작권 보호 강화된다,” 보도자료.
안성섭(2015), “중국 내 한류 저작권 침해 및 대응 방안,” 「해외 저작권 보호 동향」,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저작권보호센터.
최진원(2010), “일본의 해외 저작권 보호 정책,” 「가천법학」 제3권1호, 가천대학교 법학연구소, p229-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