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에서 울컥한 김승준 방송기술인협회장 “방송기술에 대한 낮은 이해” 울분

[종합] 국감에서 울컥한 김승준 방송기술인협회장 “방송기술에 대한 낮은 이해”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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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방위 국감에서 김승준 KBS 방송기술인협회장 사찰 의혹 제기돼
박민 사장 “내부 문건이지 모르겠다” “보고 받은 적 없어” 모르쇠로 일관
김승준 협회장 “문건은 본 적 없다”…“단순 통합 조직 개편에 협회원 반대 많아”

출처: MBC NEWS 유튜브 채널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 자리에서 KBS 사측이 최근 논란이 된 조직 개편안에 반대 입장을 밝힌 KBS 방송기술인협회 회장을 사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박민 KBS 사장은 “내부 문건인지 모르겠다”, “보고 받은 적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10월 14일 KBS와 방송문화진흥회, EBS를 대상으로 열린 국감 자리에서 김승준 KBS 방송기술인협회장에게 “본인이 사찰됐다는 주장을 제보받았다”며 “‘방송기술인협회장 근태 사항 검토 보고’라는 제목의 문서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출처: MBC NEWS 유튜브 채널

최 위원장이 공개한 문서에는 7월 8일부터 9월 4일까지 김 협회장의 협회 활동 시간과 근무 시간이 기록돼 있으며, 8월 21일에는 퇴근 후 시간인 오후 7시 ‘지키자 MBC’ 집회에 참석했다는 내용까지 담겼다.

최 위원장의 질의에 김 협회장은 “(문서를) 본 적은 없지만 근태 관련 조사를 했다고는 들었다”면서 “KBS 조직 개편에서 방송기술 조직이 많이 축소됐고 협회원들의 반대 목소리가 많았기 때문에 (이를 대변하는 공영방송 관련) 집회에 참석한 적은 있지만 (근태 관련 조사를 받을 만큼의) 특별한 이슈는 없었다”고 답했다.

최 위원장은 “심지어 퇴근 이후 MBC 문화제에 참석한 것도 체크가 돼 있다”며 “퇴근 이후까지 회사가 관여할 일이냐”고 박민 KBS 사장에게 따져 물었다.

이에 박 사장은 “내부 문건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 부분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보고받은 것은 없다”며 “이 문건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박찬욱 KBS 감사에게 “사찰 문건은 감사 대상이 아니냐”고 질의했고, 이에 박 감사는 “만약 사실이면 굉장히 부적절한 사항”이라며 “필요하다면 감사실에서 특감을 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최 위원장은 다시 김 협회장에게 “10월 8일에는 기술본부(및 제작기술센터) 팀장 53명이 보직 사퇴했다.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죠”라고 물었다.

김 협회장은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방송기술 조직은 TV기술국, 라디오기술국, 보도기술국, 중계기술국 등 다양한 분야가 있는데 각 기술에 대한 이해 없이 단순 통합해서 운영하겠다는, 협의 없는 조직 개편이었기에 (팀장들이) 불합리하다 생각하고 결의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기술 분야 자체가 빨리 변하고 있기 때문에 각 분야에서 재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거나 미래 방송을 생각한 조직 개편이었다면 지금처럼 반대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협회장의 답변에 최 위원장은 “이런 일일수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한 절차와 협의를 거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KBS에서 이런 절차가 진행됐으면 한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새벽 1시가 훌쩍 넘은 시간까지 이어진 국감에서 “제가 20년 넘게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을 하면서 오랫동안 KBS를 지켜봤는데 기술 쪽에서 이렇게 사장이 하려는 조직 개편에 반기를 든 건 처음 봤다”며 김 협회장에게 마지막 발언 기회를 줬다.

출처: MBC NEWS 유튜브 채널

김 협회장은 “발언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한 뒤 “저는 방송기술인협회장이기도 하지만 태양의 후예나 고려거란전쟁과 같은 드라마를 제작하는 스텝이기도 하다”면서 “저는 ‘CG를 잘 만들었다’라는 시청자들의 말에 감동을 받는 게 아니라 ‘내가 이 맛에 수신료를 낸다’, ‘KBS가 이렇게 하면 내가 수신료 2배 낸다’ 이런 말에 저희 스텝들이 다 눈물을 흘린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이어 일본 NHK에서 방송용 헬기 12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우리나라에는 이제 방송용 헬기가 없다.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인 KBS가 방송용 헬기 매각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라며 “세월호 같은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하지만 만약 일어난다면 그 현장의 아픔을 과연 국민들이 함께 할 수 있을까 싶다”면서 “드론과 헬기의 영역은 엄연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김 협회장은 마지막으로 “전공의 지원이 적다고 필수의료분과인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학과를 통합해서 운영하지 않는다. 방송기술도 마찬가지다. TV/보도/중계/라디오 기술국을 단순 통합해 운영한다면 시너지도 나지 않을 뿐 아니라 전문성도 키울 수 없다”고 강조하며 답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