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카카오 먹통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부가통신사업자의 서비스를 긴급점검하고, 관계부처 및 민간의 전문가들과 함께 서비스 장애를 일으킨 원인 분석과 향후 대응방안을 마련한다고 10월 21일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박윤규 제2차관 주재로 ‘국내 부가통신사업자 서비스 안정성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해 사업자의 서버 장애 발생 등 비상상황에 대비한 보호조치를 긴급점검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내에서 국민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 넷플릭스, 메타플랫폼스, 당근마켓, 아마존 AWS, 지에스네오텍 등 주요 부가통신사업자와 함께 다양한 장애발생 상황에 대비한 보호조치를 긴급점검하고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참석자들은 전력 차단, 화재 등 유사시에 대비한 서버 이중화, 트래픽 분산 등 안정적 서비스 제공을 위한 운영‧관리 현황을 공유하고, 향후 이상 징후 조기 발견, 서버 다중화 방안, 이용자 고지방안 등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만드는데 적극 협력할 예정이다.
박윤규 제2차관은 “이제 부가통신서비스는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인프라 역할을 하는 만큼,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과기정통부는 이와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분야 전문가 등과 문제점을 세밀히 분석해 기술적‧제도적 개선방안을 마련하는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SK C&C 데이터센터 전력 설비에 대한 긴급 복구가 완료돼 서버 가동을 위한 기본전력을 100% 공급하고 있고, 카카오와 네이버 서비스 대부분이 사고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됐다”며 “다만, SK C&C는 UPS 예비전력까지 완벽하게 복구하는 데는 빠르면 3주가 걸릴 것으로 예측했고, 카카오와 네이버는 당분간 디지털서비스에 일시적인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재 진압을 위해 전체 전원이 차단됨에 따라 SK C&C 소화설비의 적정성과 구역별 전원관리 등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고, 카카오의 경우에도 한 개의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사고가 전체 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지고 복구도 지연되는 상황으로 볼 때 서버 이중화 체계의 적정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는 카카오 먹통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와 기술을 혁신해 나갈 방안을 만들 계획이다.
먼저 소방청 등 관계기관과 함께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 예방을 위해 전국 데이터센터・기간통신망의 소방과 전기 설비 등에 대해 점검할 계획이다.
또한 전문가로 구성된 사고조사반을 통해 부가통신서비스와 데이터센터에서 나타난 사고 원인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부가통신서비스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과 데이터센터 생존성을 제고하기 위한 보호조치 강화방안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사각지대에 있던 데이터센터와 디지털서비스를 정부의 재난 대응 체계에 포함해 보호 계획 수립에서부터 정기 점검과 합동훈련 등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법제도 개선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중장기적으로 디지털서비스의 안정성과 안전성 향상을 위한 기술을 전략적으로 개발하고 마지막으로, 사고 발생 시마다 조직을 만들어 대응하기보다는 가칭 ‘디지털 위기관리 본부’를 상시 운영해서 디지털 인프라와 서비스의 재난예방-훈련-대응-복구 등 전주기적 점검·관리 체계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디지털서비스가 멈추면 우리나라 사회·경제가 마비될 정도로 큰 타격이 발생하므로, 기간통신망은 물론 데이터센터와 디지털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사고도 재난으로 규정하고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정 규모 이상의 디지털서비스로 검토 대상을 한정해서 사업 초기 혁신에 주력하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규제 부담을 걱정하지 않도록 정부에서 각별히 신경을 쓸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러한 향후 대응방안을 대통령실에 보고했고, 앞으로 방송통신재난대책본부를 중심으로 사고 원인 규명과 이에 따른 구체적인 대책을 충실히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