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KBS와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 후보자 공모를 시작하면서 국민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고 밝혔지만 ‘시민 검증단(가칭)’ 운영을 요구했던 언론시민사회단체는 실망감을 표출했다.
방통위는 7월 2일 전체회의에서 KBS와 방문진, EBS 이사 선임 계획을 의결했다. 현재 방통위는 KBS 이사 추천권과 방문진‧EBS 이사 임면권을 가지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번 공모의 절차적 투명성 확보와 국민 참여 확대를 위해 이사 후보 지원자들이 작성한 지원서를 방통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국민들로부터 지원자들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후보자 선정 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국민 참여 방송법 쟁취 시민행동(이하 방송독립시민행동)’은 “정치권이 부적격 인사들을 꽂아 넣은 후 독립성, 다양성, 시청자 권익은 사라지고 공영방송 이사회는 자리 나눠먹기의 장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정당 개입, 밀실 인사는 절대로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방송독립시민행동은 지난 6월 21일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방송 사장과 이사 선임 과정에 정치권 일체 개입 중단 △후보자 시민검증단 운영 △공영방송 이사 및 사장 선임과 운영에 있어 국민 참여를 보장하는 방송법 개정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이들은 “현행 방송법에 따르면 이사회의 지배구조를 결정하는 최종 권한은 방통위가 가지고 있는데 결국 핵심은 방통위가 이사 선임 과정을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후보자 검증 과정에 시민 검증단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시민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방통위가) 지원서를 공개하고 국민들로부터 의견을 받겠다고 밝혔지만 현 방식대로라면 시민들은 여전히 누가 어떤 정당의 추천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방송독립시민행동은 “악습은 철폐하고 개혁에는 망설임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고 시대정신”이라며 “만약 방통위가 방송 정상화, 개혁 요구를 무시하고 밀실에서 짬짜미 인사를 강행하려 한다면 국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방통위가 공개적인 이사 선임 절차와 시민 검증단 구성 및 운영 방식을 택하지 않는다면 시민행동이 시민 검증단을 구성하고 운영해 공영방송 이사 후보들을 공개적으로 검증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