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독립·견제·균형 지켜져야”
지성우 교수 KISDI 워크숍에서 주장
지난 11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하 KISDI) 주최로 ‘공영방송제도 구축 방안’에 대한 두 번째 워크숍이 열렸다. ‘공영방송 규제기구 위상 및 역할’이란 주제로 발제를 맡은 지성우 단국대 교수는 “최근 다매체 시대가 도래하고 상업방송이 활성화되면서 정체성, 정당성, 경영의 위기 등 3대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말문을 열며 “국가로부터 독립적이고 운영의 효율성을 보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공영방송제도가 정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 교수는 “공영방송은 독립, 견제, 균형의 원칙이 구현”되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현재 한국에가 가장 시급한 선결과제는 과연 어느 범위까지, 어떤 특징을 가진 방송사가 공영방송의 범주로 설정”할 것인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 교수는 국가기간방송법의 경영위원회 설치와 최고의사결정 구조에 대해 “현행의 방송법보다 독립성 확보면에는 우수한 구조”라고 주장하면서 “방송통신위원회가 대통령 직속기관이 되면서 KBS 이사회의 독립적 지위를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영위원회 설치시 민주주의 원칙과의 부합여부, 해외사례와 불일치, 독립과 견제의 주체와 객체가 불명확하다는 딜레마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 교수는 “해외는 영국의 BBC 트러스트, 일본의 NHK 감사위원회 및 사외이사제, 독일의 방송평의회 같은 ‘규제된 자율 규제 모델’을 고려하고 있다. 외부적 견제시스템을 강구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해설했다.
토론자로 나선 황근 선문대 교수는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하는 한 방편으로 공영방송위원회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공영방송위원회 산하에 송신공사를 두어 공영방송사의 송출 대행하고 다른 지상파방송 사업자도 원하는 경우 송출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황근 교수는 국가기간방송법이란 용어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국가기간방송법이 공영방송을 국가가 장악한다는 의미로 비춰져 저항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는 한편 “공영방송법은 범주가 애매해 사회적 갈등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탁재택 KBS 연구위원은 “공영방송제도의 이념적 가치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밝히며 “공영방송은 국가 사회적 제도로서 기능하는 공영방송의 자율성, 독립성 확보가 필요하며 권력 및 자본으로부터 ‘건강한’ 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탁 연구위원은 별도의 규제기구 출범시 정치권력과 KBS간의 완충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을 주문했다.
김영덕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연구원은 “공영방송 규제기구 논의보다 방송의 위상과 역할 등에 대한 거시적 논의나 인식이 충분히 제시된 후 규제기구 논의에 들어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방송의 공공성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재명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장은 황근 교수가 발언한 송신공사 문제에 대해 “송신공사 설립은 지난 80년대에 실패한 경험이 있었고, 그 이후 방송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몇 차례 논의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송신공사 설립의 이유로 내세웠던 비용과 인력절감, 환경훼손감소 등이 설득력이 없어 더 이상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었고, 현 시점에서는 오히려 논리적 모순이 있다”라고 밝히며 “아무리 학자적 관점에서 발언을 하더라도, 과거의 경험을 반추하고 논리가 적합성을 상실했다면 학자로서 토론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강화자 기자 hankal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