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강민정) 방송사 지배 구조 개선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방송노동조합협의회(이하 방노협)는 24일 오후 4시 서초구 EBS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년 동안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공영방송 지배 구조 개선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노협은 “박근혜 대통령은 공영방송 지배 구조 개선을 대선공약으로 내걸었음에도 2년 동안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그러는 사이 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신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며 “대통령은 당장 대선공약을 이행하고, 국회는 즉각 논의에 착수하라”고 요구했다.
방노협은 “감사원이 밝힌 비리 혐의에도 꿈쩍도 하지 않는 낙하산 이사장, 구성원과 시청자의 항의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낙하산 사장 등 오늘날 EBS 경영진이 보이고 있는 행태는 시청자가 아니라 오직 임명권자만 보고 갈 수밖에 없는 폐단 측 취약한 공영방송 지배 구조의 전형적인 단면”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EBS는 전국언론노동조합 EBS 지부 구성원의 84%가 현 신용섭 EBS 사장을, 83.8%가 윤문상 부사장을 불신임한데 이어 이춘호 이사장마저 비리 혐의가 적발돼 퇴진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와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언론‧시민‧사회단체가 이춘호 이사장의 사퇴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이 이사장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한송희 EBS지부 지부장은 “(이춘호 이사장의) 1억1200만 원 상당의 비리가 드러났음에도 모든 것을 무시하고 덮고 있다”며 “사장과 이사장, 부역간부들이 EBS의 빨대가 되어 EBS의 과실을 빨아들이는 상황에서 더 이상 제대로 된 교육방송의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EBS지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EBS뿐만이 아니다. 방노협은 “부적격 사장을 다시 후보로 추천하고 마는 KBS 이사회, 법원이 해직 언론인을 복직시키라는 판결을 거듭 내렸음에도 이를 애써 무시하고 있는 MBC 경영진, 이들은 모두 하나의 뿌리를 공유하고 있다”며 공영방송의 모든 문제는 지배구조 자체가 정치적으로 독립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방노협은 마지막으로 “공영방송 지배 구조 개선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라며 “방송의 자유와 독립,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이라는 상식적인 가치가 복원될 때까지 (방노협은) 싸워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