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CJB청주방송에서 근무한 고 이재학 프리랜서 PD 사망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고, 비정규직 방송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55개 단체가 참여한 ‘CJB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 진상규명·책임자처벌·명예회복·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2월 19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2004년 청주방송에 입사한 이재학 PD는 제대로 된 계약서를 쓰지도, 최저임금 이상의 월급을 받지도 못한 채 휴식시간이나 수면시간도 보장받지 못했으며, 이에 14년 만에 노동 권리를 요구했으나 해고됐다. 이후 이 PD가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청구하자 청주방송은 증거 인멸과 증언 철회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에 따르면 청주방송 대표이사는 유족과 만나 △가해자 대기발령 △유족과 시민사회가 중심이 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노무법인 컨설팅 자료 확인 및 제공 등을 약속했지만, 말을 바꿔 지키지 않았다.
대책위는 “이재학 PD의 사망은 한국 방송 노동 전반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방송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환경이 낳은 ‘사회적 타살’”이라며 “청주방송은 이재학 PD의 유가족과 방송 노동자, 시민들 앞에서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나서라. 그리고 이재학 PD의 명예를 회복하고 다시는 같은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비정규직 문제를 즉각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이 PD의 동생 이대로 씨 또한 “직접적 가해자들이 아직 방송국에 남아 대책 회의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소송을 시작한 것도 형 혼자만의 임금 인상이 아니라 같은 동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것이었다. 유가족은 그 뜻을 저버리지 않고 형의 싸움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앞으로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문제의 장기화를 방지하고 신속하고 실질적인 조사를 위해 우선 2개월간 조사를 진행하며 기한 내 완료되지 않을 경우 연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