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주 이사장 “여의도 사옥 팔아라” 매각 강요

고영주 이사장 “여의도 사옥 팔아라” 매각 강요

1021

MBC 노조, 고 이사장이 정체불명 업자 소개해 사측에 지속적 압박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여의도 사옥의 매각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에 따르면 고 이사장은 2016년 2월 백종문 당시 MBC 미래전략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업가 하모씨를 소개했고, 하씨는 백 본부장에게 MBC 여의도 사옥 부지를 4,800억 원에 팔라고 요구했다.

MBC 노조에 따르면 당시 여의도 사옥 부지는 외부 사업자와 MBC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 개발로 이미 가닥이 잡힌 상태였다. MBC 자산개발국은 하씨에게 방문진의 추인을 받은 공동 개발 입장을 갑자기 변경하기 어렵고, 특히 공개 매각 절차 없는 수의계약은 사규상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MBC 노조는 “사측은 지극히 상식적으로 대응했지만 고 이사장의 반응은 비상식적이었다”며 2016년 6월 방문진 회의와 11월에 진행된 회의에서 고 이사장이 매각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MBC 노조에 따르면 고 이사장은 매각보다 개발이 적절하다는 부동산 전문 컨설팅업체 두 곳의 분석 결과도 ‘신뢰할 수 없다’고 치부한 뒤 “자산개발국이 부서 일거리를 만들기 위해 개발하는 것”이라며 실무자를 비아냥거리고, “4,800억 원을 준다는데 수의계약이 안 된다는 건 팔기 싫다는 거냐”며 수의계약을 통한 매각을 강권했다.

사업가 하씨의 정체도 모호한 상황이다. MBC 노조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하씨가 세운 ‘여의도프로젝트’라는 자본금 1천만 원짜리 회사 사무실은 문이 잠긴 상태였고, 등기에 하씨의 이름도 없었다. 또한 하씨는 대형 건설사를 사업 파트너로 내세워 1조 원 지급보증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건설사 담당자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MBC 노조는 “이쯤 되면 ‘묻지마 매각 종용’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며 “부동산 컨설팅 업체의 자문 결과에 따라 개발로 가닥이 잡혔는데도 고 이사장은 회사 자산 운영 업무의 중요성을 ‘밥그릇 챙기기’정도로 폄하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