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삼척 MBC 통폐합 논란

강릉삼척 MBC 통폐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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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MBC가 강릉‧삼척 MBC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와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지난달 31일 방송문화진흥회 임시이사회가 열리는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릉‧삼척 MBC 통폐합을 불허해야 한다”고 강력 주장했다.

   
 

MBC 노조는 “이명박 정권, 김재철 사장에 의해 무리하게 추진된 진주‧창원 MBC 통폐합은 이미 실패로 결론이 난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실현하고자 했던 시너지효과는 말 그대로 허울에 불과했고, 공정한 지역안배를 통한 지역방송 본연의 의무는 거짓 약속이었으며, 지역갈등을 해소하고 구성원 간 화합을 도모한다는 목표는 오히려 갈등 조장과 차별의 일상화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강릉‧삼척 통폐합 논의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 시청자와 구성원의 의사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MBC 노조는 이 부분을 강조하며 “2011년 말 강릉‧삼척 구성원들에게 통폐합 관련 의견을 묻는 투표가 실시됐으나 구성원들의 투표 거부로 무산됐다”고 언급한 뒤 “이는 분명 반대의 의사를 표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김재철 사장은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통폐합을 해야 한다면 지역 MBC 구성원들과 지역 사회의 의견을 반영한 뒤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31일 진행된 방문진 임시이사회에서는 지난달 20일 보고됐던 강릉‧삼척 MBC 통폐합 건을 의결할 예정이었으나 사안이 사안인 만큼 MBC 노조를 비롯한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한 뒤 향후 절차에 따라 다시 논의키로 결정했다.

한편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광우 강원 삼척시의원 당선인 역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주민들을 무시하며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강제통폐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당선인은 “삼척 MBC는 지역의 중추적인 공영방송으로서 지난 40년 동안 지역 주민의 소통의 장이자 지역 여론을 대변해왔다”며 “방송통신위원회의 권고사항도 무시해가며 추진 중인 통폐합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강릉 MBC와 삼척 MBC는 지난달 7일 이사회를 열어 양사 합병을 위한 합병승인을 결의했으며, 지난달 10일에는 서울 MBC 이사회에서 양사 합병을 승인했다. 이에 MBC 본사는 이번 방문진 이사회에서 강릉‧삼척 MBC 통폐합 건이 통과되면 MBC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방송통신위원회 승인 보고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 지으려 했지만 이번 방문진 임시 이사회에서 결정을 보류함에 따라 모든 일정이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