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감성돔 낚시의 계절

가을~ 감성돔 낚시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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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기술팀 최도인

 

10월 중순, 가을의 정중앙이맘때면 꾼들의 손이 근질근질해 집니다. 1 4계절을 통틀어 가장 입질이 왕성한 때가 바로 이맘때 입니다. 잡기 힘든 고급어종인 돔 종류의 물고기를 여성 및 초보자들도 쉽게 잡을 수 있는 때가 바로 지금입니다. 지루한 일상을 떠나 새롭고 짜릿한 일탈을 계획하시는 분들! 그런 분들을 위해 바다 낚시그 중에서도 최고의 낚시인 감성돔 찌낚시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바다낚시만 보더라도 대상어종과 그에 따른 낚시방법은 워낙 다양합니다. 그렇다면 민물의 붕어 찌낚시처럼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치는 바다낚시는 뭘까요? 바로 갯바위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감성돔 흘림 찌낚시 입니다. 그 이유는 감성돔이 맛이 뛰어난 고급어종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다른 어종에 비해 지구력이 뛰어나 소위 손맛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초보자들이 어쩌다 한번 손맛을 보게 되면, 저처럼 1월의 한겨울에도 새벽 1시에 배타고 나가는 미친 짓(?)을 조만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낚시하면 붕어낚시처럼 자리피고 앉아서 찌를 바라보는 그런 지루한 낚시를 상상합니다만, 감성돔 갯바위 낚시는 앉아서 낚시가 거의 불가능 합니다. 그리고 낚시 끝나는 싯점까지 계속 분주하게 뭔가 해야 합니다.

일단 바다는 조류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바닷고기는 조류가 적당히 흘러줘야 먹이활동을 활발히 합니다. 바다 찌 낚시는 이 조류에 밑밥과 미끼를 같이 태워 보내면서 대상어종을 유인해야하는 작업입니다. 일명 흘림 찌낚시란 말은 여기서 유래한 것입니다. 그러니 낚시자체가 상당히 다이나믹합니다. 또한 바다 환경은 항상 일정하지 않고 시간에 따라 조류 및 수심 등이 변하기 때문에 그때 그때 맞는 채비의 변화도 필요합니다,. 한마디로 무척 바쁘죠. 이렇게 하는 이유는 돔종류의 어종들이 대부분 먹이활동에 있어 상당히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바다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고기가 있을 만한 곳으로 미끼를 흘려 보내고 자연스럽게 미끼를 보이게 하는 게 바로 테크닉이죠. 초보자들이 가을 이맘때를 제외하곤 감성돔 낚시가 쉽지 않은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이러한 바다낚시는 목포, 완도, 여수, 통영, 거제 등의 남해안 섬을 중심으로 주로 이루어지는데 재미있는 것은 경상도와 전라도 양분되는 두 지역간의 지방색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일례로, 저 같은 경우엔 동호회원들 외에 아내와도 많이 다녔는데, 경상도 지방으로 가면, 여자에게는 뱃삯을 받질 않거나 받아도 50% 할인을 해줍니다. 경상도는 정통적으로 자기 아내에겐 무뚝뚝해도 여자들에겐 최대한 잘해주는 게 전통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결혼 풍습도 남자 고향 쪽이 아닌 여자 고향 쪽에서 많이 한다고 하네요. 반면, 목포나 여수 등 전라도 지방에 내려가면 여자라고 할인이나 무료혜택은 절대 없습니다. 전라도 지역은 넓은 평야를 경작해야 했기 때문에 여자도 같이 논밭 일을 해야 했고 덕분에 남녀의 차별도 없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낚시여행을 하면서 낚시만 하고 오는 게 아니라 여유 있게 특산물, 관광지 등 그 지방을 경험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 중에 하나입니다. 

뭐니 뭐니 해도 바다낚시의 최대 매력은 자연과 함께 한다는 것입니다. 눈이 너무나 즐거워집니다. 기암괴석의 갯바위와 푸른 바다는 회색건물과 매연에 찌는 눈을 갑자기 맑게 만듭니다. 바다 갯바위 낚시는 새벽부터 시작되는 관계로 운이 좋은 날은 바다 수평선에서 정확히 동그랗게 떠오르는 일출의 장관도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입맛입니다. 낚시꾼들만의 특권입니다. 바로 잡아 올리자마자 회를 떠서 초고추장에 살짝 찍어 먹으면 고급횟집이라도 맛볼 수 없는 달디 단 회 맛을 볼 수 있습니다.

낚시의 고수가 되면 고기를 낚는 게 아니라 인생을 낚는다고 합니다. 저는 아직 고수가 아니기에 아직도 고기를 더 낚고 싶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과 입맛그 속에서 느끼는 행복감은 고기를 많이 못 잡아도 마음을 조금이나마 정화되도록 해줍니다. 어쩌면 이런 작은 행복감이 인생을 낚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에 낚시만이 갖는 매력은 다른 레포츠와는 다른 게 있는 거 같습니다.

바다낚시를 위한 최고의 계절 가을입니다. 혼자 가기 어렵다면 주변에 낚시를 좋아하는 분이나 동호회에 가입하여 동행하면 생각보다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자도 크게 어려운 게 없으니 여건만 된다면 가족과 함께 떠나보세요. 실제 갯바위에 부부 2쌍 정도가 내려서 낚시도 하고 캠핑도 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스포츠나 레포츠가 마찬가지 듯, 구명조끼, 갯바위화 등 기본적인 안전장비는 필수이며 안전사고도 조심해야 합니다만 이러한 점들만 유념한다면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짜릿하고 재미있는 경험과 즐거운 리프레쉬 시간이 될 겁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취미활동은 가족이 함께하거나 적당히 하셔야 집안이 평온해진다는 걸 꼭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