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료방송 시장, 합종연횡

美 유료방송 시장, 합종연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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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케이블 1위 사업자인 Comcast(컴캐스트)가 Time Warner Cable(타임워너케이블) 인수를 공표한 상황에서 망 중립성 논란, 지상파 재송신 대가 산정, 그 외 유료방송 사업자의 인터넷 TV 서비스 진출이라는 파급 효과가 벌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 최대 케이블 사업자인 Comcast가 2위 사업자인 Time Warner Cable을 452억 달러에 전격 인수한다고 밝혔다. 2009년 Time Warner에서 분사되어 운영되던 Time Warner Cable은 뉴욕과 LA 지역에 기반을 둔 사업자다. 이에 Comcast는 Time Warner Cable 인수를 통해 지금까지 넘보지 못했던 뉴욕과 LA를 권역으로 삼는 한편, 미국 케이블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공룡 사업자로 거듭나게 됐다. 무려 3천300만 가구의 가입자를 보유한 명실상부 최고의 유료방송 사업자가 된 것이다.

   
 

하지만 Comcast의 몸집 불리기는 그 사전적 의미 외에도, 방송 업계에 상당 수준의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FCC(연방통신위원회)가 망 중립성을 이유로 두 회사의 전격적인 ‘합침’을 경계하고 있는 점과 미국 법무부가 지상파 재송신 협상에 있어 대형 유료방송 사업자의 등장을 탐탁지 않게 여긴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최근 변종 OTT의 일종인 에어리오가 미국에서 서비스 권역을 넓히며 자연스럽게 지상파 재송신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Comcast의 몸집 불리기는 비교적 수월하게 추진되는 합병절차와는 별개로 의외의 복병을 만날 수 있다.

다만 Comcast가 1위 케이블 사업자이면서 동시에 지상파 방송인 NBC의 모기업이라는 점은, 향후 지상파-유료방송 재송신 협상에서 유연한 결과를 기대하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Comcast의 경쟁자인 다른 유료방송의 행보도 특기할 만한 부분이다. Comcast-Time Warner Cable 양 사가 합병의 결과에 따라 지상파 재송신 정국에서 절대적인 콘텐츠 협상력을 가질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이들은 유료방송 시장을 아우르는 신규 온라인 영역까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확률이 높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경쟁자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이 충돌하는 전장은 ‘온라인’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PP(Program Provider)로 분류되는 Disney, 위성 방송 사업자 Dish 등의 온라인 동영상 시장 공략이다.

특히 Disney는 막강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지난 2월 25일부터 소비자가 DVD, 블루레이 및 iTunes 등을 통해 구매한 자사의 실물 비디오와 유료 디지털 동영상 콘텐츠를 무료 스트리밍 방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iOS용 앱 ‘Disney Movies Anywhere’를 출시하며 클라우드 방식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개시했다.

또 Dish는 지난 3월 3일부터 자사의 광고 차단 DVR 기능 ‘Auto Hop’와 관련해 Disney 콘텐츠에 대한 적용 지연을 조건으로 내세워 Disney의 디지털 저작권을 얻어냄으로써 실시간 스트리밍 혹은 VOD 형태로 Disney의 온라인 동영상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정리하자면, Comcast-Time Warner Cable 합병에 따른 대형 유료방송 사업자의 등장으로 ‘온라인’으로 전장을 옮긴 골리앗과 다윗‘들’의 전면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위성 방송 사업자 Dish가 Disney의 디지털 저작권을 확보해 사업을 추진하는 점은, 기타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합종연횡’이 활발해졌음을 예상하게 만든다. 이들은 ‘골리앗’의 공격에 대비해 인터넷을 매개로 단말 및 장소의 구애 없이 여러 개의 채널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가상 케이블 서비스 형태의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로 변신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Comcast, Time Warner Cable 등 미국 유료방송 업체의 임직원을 역임한 인사들이 모여 만든 ‘Layer3 TV’가 인터넷 방송 서비스에 방점을 찍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 이들의 합류가 ‘Comcast-Time Warner Cable VS 그 외 유료방송 사업자’의 구도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Comcast가 Apple과 손잡고 공동으로 스트리밍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Apple은 Comcast의 통신망을 활용해 Apple TV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웹 트래픽이 몰릴 때도 Apple TV를 끊김없이 고품질로 시청할 수 있도록 Comcast와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인터넷에 방점을 찍기보다는 ‘업그레이드’를 통한 새로운 시청 형태를 구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Comcas의 전략은 다른 유료방송 사업자와 미묘한 온도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