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6일 최시중 씨에게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로서 1, 2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직에 올라 정권의 실세이자 대통령의 멘토로 군림하며 언론장악, 미디어법 날치기 처리는 물론 통신편향 주파수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던 그는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되었다.
사실 이번 최시중 씨의 검찰출두에 이은 사전 구속영장 청구는 유례없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이는 하이마트 회장의 배임사건을 조사하던 경찰이 브로커 이동율씨의 비밀수첩을 발견하며 최시중 씨의 비리사실이 전격적으로 밝혀짐에 따라 미처 ‘손을 쓸 시간도 없이’ 수사가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시중 씨 외에도 또 다른 정권 실세인 이상득, 박영준 씨도 검찰의 수사물망에 올라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그리고 검찰은 최시중 씨가 양재동 복합물류단지 인허가를 받게 해준다는 명목으로 이정배 파이시티 전 대표로부터 2007년 5월부터 2008년 5월까지 5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잡았으며 증거사진까지 확보한 상태라고 밝히며 혐의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시중 씨는 고향 후배 이동율 씨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인허가 청탁 등 대가관계는 부인하고 있다. 돈의 사용처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썼는데 언론에 여론조사라는 잘못된 용어가 사용됐다”며 대선자금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에서 나온 뒤에도 최시중 씨는 “이동율이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내용이 실제와 다른 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최시중 씨의 검찰조사를 계기로 그의 방통위원장 시절 비리의혹도 모두 밝혀져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게 일고있다. 특히 미디어법 날치기 당시 국회의원 돈봉투 사건과 친이계 핵심의원들에게 전해진 3천5백만 원의 출처와 목적은 물론, 차세대 방송용 주파수를 둘러싼 통신사와의 밀월관계까지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는 의견이 비등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시중 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양아들 정용욱 씨가 해외체류를 장기간 이어가는 지금의 상황에서 관련 사건을 파해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