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기상캐스터였던 오요안나 씨가 숨진 지 1년이 되는 날 MBC가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MBC는 9월 15일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를 도입하고 기존 제도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날은 오요안나 씨 사망 1주기였다. MBC는 이날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며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를 도입해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기상기후 전문가는 기존 기상캐스터 역할은 물론 취재, 출연, 콘텐츠 제작을 담당해 전문적인 기상기후 정보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MBC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일반 공개채용을 통해 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상·기후·환경 관련 전공자 또는 자격증 소지자, 관련 업계 5년 이상 경력자가 지원할 수 있으며, 정규직이다. 기존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도 지원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15일 MBC 기상캐스터였던 오요안나 씨는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세상을 떠났다. 이와 관련해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는 않으나 특별근로감독 결과 조직 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고용부 발표에 MBC는 “노동부의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여 조직 문화 개선은 물론이고 관련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뒤 프리랜서를 비롯한 비정규직, 외주사 직원 등 MBC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오요안나 씨의 어머니는 지난 8일부터 방송 업계 비정규직 프리랜서 문제 해결 등을 촉구하며 단식 투쟁 중이다. MBC의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 폐지 발표에 유족들은 “오 씨의 노동자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무엇보다 현재 일하고 있는 기상캐스터들이 공채 경쟁에서 떨어지면 해고당하는 안”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