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도입 7년, HD 종료 이슈를 바라볼 시기가 되었다 ...

[칼럼] UHD 도입 7년, HD 종료 이슈를 바라볼 시기가 되었다
KOBA 2024 월드미디어포럼의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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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임중곤 UHD코리아 사무총장] 지난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삼성동 COEX 전시장에서 제32회 국제 방송‧미디어‧음향‧조명 전시회(KOBA 2024)가 개최되었다. 이 기간에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와 방송기술교육원이 주최·주관한 ‘월드미디어포럼’, ‘미디어 컨퍼런스’, 그리고 기타 기술시연회 및 세미나를 통해 방송과 콘텐츠 제작에 AI 기술, 챗GPT, 클라우드, UHD 제작, 라디오 기술, 사운드 기술, 조명 기술, 선거 방송, 유튜브 제작, 버추얼 제작, 방송 기술 표준 등 눈부신 방송 기술의 발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중 참가자는 많지 않았지만, 국내 방송사의 정책 라인 관리자들과 일선에서 활약 중인 실무자들이 다수 참석한 컨퍼런스가 첫날 오후에 열린 ‘월드미디어포럼’이다. 국내에서 개최하는 월드미디어포럼은 일반적으로 한국의 지상파 DTV 방송과 UHD가 각각 ATSC 1.0과 ATSC 3.0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의 ATSC 3.0 기술 및 비즈니스 전문가를 중심으로 진행했다.

한국보다 늦게 ATSC 3.0 방송을 도입한 미국은 현재 인구의 75% 정도의 커버리지를 갖추고 있다고 ATSC 미국 TV 표준화위원회가 발표하였다. 커버리지 기준은 한국과 달라 대부분 3~5개의 ATSC 3.0 방송 서비스가 있는 도시(Local Market)를 기준으로 한다. 한국과 미국 외에도 이 표준을 도입한 나라는 자메이카, 트리니다드토바고(인구 130만의 남아메리카 도서국가)이며, 브라질은 준비 단계에 있어 ATSC 3.0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은 DTV를 일본 ISDB-T 방식을 도입한 국가이다. 인도와 캐나다도 유력한 후보 국가에 해당한다. DTV 도입과 유사하게 북미와 유럽은 각각의 차세대 DTV 표준을 구축하고 있으며, 일본과 중국도 독자적인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

기술 개발과 비즈니스를 항상 동시에 고려하는 미국인들의 특성 때문일까, 한국의 방송사 및 연구기관이 초기 ATSC 3.0 표준화에 참여하고, 700MHz 대역 주파수 확보 및 실험 방송에 매진할 당시, 미국 싱클레어 그룹과 Pearl TV 컨소시엄에서 국내를 방문해 방송사, 가전사, 연구기관 등에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OFDM 기반의 ATSC 3.0 기술을 표준화하고 인터넷과 결합하면 다양한 개인화된 서비스와 막대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ATSC 3.0 도입과 동시에 시설 구축을 급속도로 추진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서비스들을 다수 선보였다. 한국보다 유연한 FCC의 규제하에서 개인 맞춤형 광고, 멀티뷰 중계, 무선 지도 업데이트 등의 서비스가 상용화 단계에 있다.

미국의 경우, 주파수 재배치(Repack, 2017~2019년도)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과 서비스에 따라 다양한 추정치가 있으나 약 84MHz의 방송용 주파수를 회수하였다고 한다. 이 주파수 대역은 주로 무선 통신 서비스, 특히 5G 서비스에 할당되었으며, 다수 방송국이 새로운 주파수 대역으로 이동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과 기술적 도전이 따랐다.

위 내용을 기반으로 월드미디어포럼에서 얻은 인사이트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는 BroadSpan Wireless라는 데이터캐스팅 플랫폼이다. 기본 방송(Primary Service)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여유 데이터 패킷과 서브채널에 오류 정정 코드를 적용하여 안정적인 1:N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기술이다. 이를 통해 전자기기, 차량, 대규모 공공 기물, 정밀측위 등에 대한 데이터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두 번째는 ATSC 1.0에서 ATSC 3.0으로의 전환을 위한 미국 방송사의 노력이다. 현재는 FCC의 규제에 의해 동시 방송을 기본으로 제공하여야 한다. 이는 일종의 서비스 중복으로 막대한 비용을 소요한다. 가장 큰 문제는 주파수 재배치 결과로 HD 종료를 위한 완충 대역의 절대량이 부족해졌다. 이 이슈는 일본과 유럽도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방송사들이 셧다운을 원하는 이유는 ATSC 1.0 플랫폼의 유연성 부족 즉, 새로운 기능 추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015년 UHD 방송 도입 정부 정책 방안에는 ‘HD 방송 종료’에 대한 언급이 있다. ‘전국적으로 UHD 방송 도입 10년 후인 2027년에 HD 방송 종료를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물론, 2021년 전국 도입 완료 이후 UHD 방송 커버리지, 보급률, 기술 발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단서가 추가되어 있다. 단서 내용을 중심으로 보면 매우 난해한 과제이지만 도입 10년 후의 과제로서는 무리한 계획이었다고 할 수는 없다.

2027년까지는 3년이 남았다. 현재 KBS1, KBS2, MBC, SBS는 수도권에서 본방송을 제공하지만, 지역의 경우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울산의 5대 광역시에 한정되어 있으며 EBS는 아직 UHD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게다가 지상파 방송사의 심각한 경영난은 현상 유지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외면하면 언젠가는 크게 불거질 이슈이다.

새로운 국회, 정부, 방송사, 가전사, 연구기관 등 모두가 다시 마주 앉아야 한다. 우리에겐 아날로그 스위치오프를 2012년에 완료해 본 경험이 있다. 향후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HD 종료’라는 도전적인 과제에 대해 국력이 모아져야 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