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의 세계 진출 – 보다폰이 되자

[칼럼] OTT의 세계 진출 – 보다폰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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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모정훈 연세대학교 교수] 토종 OTT의 적자 규모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토종 OTT의 대표격인 티빙(TVING)과 웨이브(wavve)의 적자규모는 작년 기준 약 1,200억 원이다. 2021년에는 각각 762억 원, 558억 원이었던 적자가 2배 이상 늘어났다. 1위 사업자 넷플릭스와 경쟁하기 위해 콘텐츠 제작 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투자 대비 수익이 늘지 않아서 적자가 커지고 있다. 올해도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글로벌 사업자 넷플릭스의 올 3분기 가입자는 크게 늘어 2억 5천만 명이 되었고, 이 중 국내 가입자가 1,200만 명에 다다른다. 티빙과 웨이브의 가입자가 400~500만 대이니 가입자 규모가 국내는 약 3배, 글로벌은 50배 이상이다. 다윗과 골리앗을 연상시킨다. 국내 OTT의 규모를 키우지 않고선 경쟁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가입자 규모를 키우기 위해선 해외 진출이 필수이다. 정부는 이를 돕기 위해서 올 4월, 300억 원 규모의 글로벌 미디어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사업자들과 연구자들도 해외 진출 전략을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진출이 쉽지는 않다. 전통적인 내수업종인 방송, 콘텐츠 산업이 이를 성공하려면 내부자들의 체질이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많은 경험을 통해서 이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해외사업자에게 판권을 넘기는 방식의 해외 진출 경험은 많지만, B2C 사업을 해본 적이 많지 않다. 해외 B2C 경험 인력을 영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과거의 많은 실패 경험은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 페이스북보다 먼저 국내에서 성공한 이천오백만 가입자의 싸이월드를 인수한 SK커뮤니케이션즈는 미국, 일본, 대만, 베트남 등의 6개국에 진출하려고 오랫동안 노력했지만 모두 실패하였다. SK텔레콤은 2006년 헬리오(Helio) 브랜드로 미국 통신 시장을 두드렸지만 실패하였고 중국 등에도 진출하기 위해서 노력하였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해외 시장에서 B2C 플랫폼 시장에 접근하여 크게 성공하지 못한 경험이 많다. 문화의 차이, 언어의 차이 등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성공 사례도 있다. 네이버의 메신저 서비스 라인은 일본, 태국 동남아 등지에서 현지화에 성공하였다. 철저한 Glocalization 맞춤형 전략을 사용하면서 일본, 태국 등에서 1위 메신저 서비스가 되었다. 네이버는 성공한 메신저 플랫폼을 이용하여 웹툰 서비스를 연동시켜 해외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오랜 준비와 노력의 결실이다.

통신 사업의 해외 진출은 어렵지만, 성공한 회사도 있다. 바로 영국의 보다폰(Vodafone)이다. 1985년 사업을 시작한 보다폰은 현재 전 세계 21개국에서 통신망을 보유하고 있고 48개국에서는 파트너망을 이용하여 이동통신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고객 수는 전 세계에 3억 명에 다다르고 있으니 넷플릭스의 2.5억 명보다 많다. 아이러니하게도 보다폰이 해외 진출을 하게 된 이유는 1990년대 후반 영국의 통신 시장이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열악했기 때문이다. 보다폰은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바꾸었고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해외 시장에 많이 진출한 통신회사가 되었다.

국내 OTT 시장이 현재 90년대 후반의 영국의 통신 시장처럼 어둡다. 영국의 보다폰이 성공했듯이 우리의 OTT 사업자들도 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를 기원한다. 사업자들은 많은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에서 도출된 교훈을 통하여 실패를 줄일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후발 주자로서 늦게 시작하는 단점을 극복할 방법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 글로벌 사업에 적합한 인재를 영입하고 체질 변화를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정부는 300억 규모의 펀드 조성 외에도 국외 사업자와 국내 사업자의 기울어진 운동장에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OTT 시장이 비록 힘들지만 놓기 어려운 이유는 OTT가 미디어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2030년에는 토종 OTT가 보다폰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