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Yourself

[칼럼] Love Your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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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오건식 SBS 인사팀부 국장] 가을 야구 시즌이다. 필자는 야구 덕후는 아니지만 Post Season 경기 정도는 챙겨 보는 스타일이다. 지금은 미국 프로야구 MLB의 가을 야구가 진행 중이다. 야구 덕후가 아니더라도 MLB에는 American 및 National 2개의 League가 있고, 각 League에는 동부, 중부 및 서부 3개의 Division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각 Division에는 5개 팀이 있고, 각 Division 우승팀과 나머지 팀 중에서 승률이 가장 좋은 2개 팀이 Wildcard로 가을 야구에 초대받는다는 점도 역시 알 것이다. 그러니까 총 30개 팀 중에서 총 10개 팀만 가을에도 야구를 할 수 있다. 야구 마니아적 시점에서 보면 공식적으로 미국에서 가을의 시작은 어쩌면 Post Season 첫 경기가 시작하는 날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문제 : 올해의 경우 Wildcard로 참가하는 팀의 최저 승률은 어느 정도일까? 가장 최저 승률로 가을 야구에 동참하게 된 팀은 0.558의 콜로라도 로키스다. Division 우승팀은 아니지만 55.8%의 승률로 초대를 받은 10개 팀에 속하는 것이다. 2017년의 경우 승률 0.525를 기록한 팀도 가을에 야구를 했다. 헐~. 일반적 시각에서는 최소 60~70%의 승률이 돼야 30개 팀 중에서 Post Season에 참여하는 10개 팀에 속하리라 생각할 것이다. 물론 MLB 소속 팀들의 실력이 평준화된 이유도 있고 ‘복불복’도 적용됐겠지만, 60%를 넘으면 대부분 Division 우승이다.

필자는 축구 덕후는 아니다. 하지만 EPL의 전설인 퍼거슨 전 맨유 감독에게는 관심이 많았었다. 워낙 독설로 유명하신 분이었지만 시즌 중에는 아침 7시 출근, 밤 9시 퇴근의 워커홀릭이셨다. 얼마 전 현재 맨유의 감독인 모리뉴 감독이 60.3%의 승률로 통산 60.1%의 승률을 가진 퍼거슨 감독을 제치고 최고 승률의 감독이 되었다는 기사를 봤다. 여기서 놀란 사실은 모리뉴 감독의 60.3%가 아니라 퍼거슨 감독의 승률이 60.1%밖에 안 된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축구는 야구와 달리 무승부도 적잖이 있으므로 직접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1998년 Travel을 달성하며 경(Sir)의 호칭을 받았던 명장 퍼거슨 전 감독의 승률이 60%밖에 안 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해 콜로라도 로키스는 100번의 경기에서 55번 이기고 45번 진 셈이다. 전설의 퍼거슨 감독도 100번의 경기에서 60번 이기고 40번은 비기거나 진 경기를 한 것이다. 대감독이나 잘나가는 팀들의 승률이 이럴진대 우리가 한두 번의 실패에 좌절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몇 년 전 회사 CEO가 계신 자리에서 보고를 한 적이 있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도 엉망이었던 보고였고, 당연히 CEO의 지적이 있었다. 그 지적에 대해 ‘뼈를 깎는 노력으로 시정하겠습니다’라는 상투적 말이 엉겁결에 튀어나왔다. 아~ 옛날 사람. 이때 CEO께서 하신 말은 “뼈를 깎지는 마, 잘못하면 죽어”. 하긴 그 해는 유난히 성형수술 하다가 의료사고가 잦았던 해로 기억하고 있다. 그때 CEO의 너그러운(?) 리더십이 없었더라면 필자의 뼈는 마부작침(磨斧作針)의 길로 들어섰을지 모른다.

BTS가 UN에서 한 7분간의 연설이 화제다. 그 주제는 ‘Love Yourself’. 이들은 지금 World Tour 중인데, World Tour의 주제도 ‘Love Yourself’다. UNICEF의 ‘Generation Unlimited’ 행사에서 BTS의 리더인 RM은 일산에서 태어난 자신의 자전적 스토리와 함께 ‘어제 실수했더라도 어제의 나도 나이고, 오늘의 부족하고 실수하는 나도 나입니다’라는 멋진 표현을 선물했다. 이러한 RM의 연설을 접하고, RM이 일산에서 소년기를 보낸 시절에 필자도 일산에 같이 살았음을 매우 뿌듯하게 생각했다. 어제 혹시 어린 소년인 RM을 코앞에서 보고도 크게 될 인물인 줄 몰라본 것도 필자고, 오늘도 RM을 먼발치에서 보고도 못 알아봤겠지만 필자는 필자였으리라는 생각과 함께.

이제 우리의 BTS를 이야기할 때이다. Broadcasting Technology Society, 우리말로 방송기술계. 방송기술계는 방송국이란 조직에서 보면 의례적으로는 중추라고들 하지만 그렇게 화려한 직군은 아니다. Star 기자나 PD가 출몰하지만 방송기술 엔지니어가 Spotlight를 받을 일은 드물다. 하지만 BTS 소속 엔지니어들은 묵묵히 최소 승률 60% 이상을 하는 중이다. 특히 방송 방식에서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Bench Mark 대상이 돼 있다. 세계 최초 UHD 본방송, 이런 것 아무나 하는 것 아니다. 우리는 세계 방송기술계의 방탄소년단.

그러니 BTS(방송기술계) 여러분 Love Yourself를 넘어서 Pride Yourself 합시다. 아, 하다 보니 무슨 국뽕 이야기같이 돼 버렸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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