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BA – 전시회 참여의 추억

[칼럼] KOBA – 전시회 참여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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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KOBA 2015’ 전시회가 끝난 지 1달이 조금 더 지났다. 그 사이 메르스(MERS)로 온 나라가 공포에 싸여서 ‘KOBA 2015’ 전시회는 벌써 한 1년 전쯤의 행사 같아 보인다. 역시 Dynamic Korea이다.

필자가 여러 해 전에 SBS KOBA 전시 준비 및 운영 책임을 맡은 후에 타 방송사의 KOBA 전시관 책임자들이 바뀌는 것을 몇 번 경험했으니, KOBA 전시자로는 나름 고참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조명을 포함한 방송장비전시회인 KOBA에 방송사가 전시자로 참여하는 것은 조금은 의아한 일이다. KOBA 참여업체의 대부분은 방송 관련 장비나 서비스를 가지고 전시를 하는데 비하여, 방송사는 특별하게 세일즈를 할 방송장비나 서비스와는 연관성이 적으므로 참여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방송사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전시회는 대부분 콘텐츠 세일즈 관련 전시회이다. 외국의 경우 MIPTV, 우리나라의 경우 BCWW가 가장 대표적으로 방송사가 참여하는 콘텐츠 전시회이다. 실제로 외국에서도 방송장비 전시회인 NAB에 NHK가 별도의 전시관을 운영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방송장비 전시회에 방송사가 전시관을 갖는 것은 매우 예외적인 상황이다.

방송사 내부에서도 KOBA 전시회에 전시참여를 하는 것의 당위성에 대해 매년 작은 논란이 있어왔으며,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SBS KOBA 전시관을 준비하면서 전시회의 참여 이유 및 기대효과를 만드는 것이 전시회를 준비하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 중의 하나였던 것 같다. 물론 KOBA 전시회에 전시참여를 한다면 적지 않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야 하므로 그럴듯한 전시 참여 기대효과나 명분이 있어야 한다는 것쯤은 행사 참여기안이란 것을 해 본 사람이라면 잘 알 것이다.

그러나 전시회에 참여한지 여러 해가 지난 올해부터는 나 자신의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근데 ‘NAB 전시회에 NHK가 전시 참여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고 자문을 하게 되었다. 올해 4월의 NAB 전시회에도 NHK가 전시참여를 했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일본도 아닌 미국에서 열리는 NAB 전시회에 방송사인 NHK가 별도 전시관을 만들어서 참여한다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지상파 방송사가 KOBA에 참여하는 것보다 더 큰 비용과 노력이 드는 일일 것이다. NHK는 5월 하순에 별도로 회사 차원에서 자체 방송기술 전시회인 Open LAB을 개최하므로 NHK의 R&D 성과를 NAB에서 별도로 보여 줄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게다가 NAB에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NHK 전시관의 규모는 꽤 큰 편이다. 그러나 NAB의 NHK 전시관 관람을 하고 나온 사람들에게 소감을 물어보면 비용적인 면과는 별개로 NHK가 첨단 방송기술을 매년 전시함으로써 전세계 방송기술 관련 종사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이야기들을 한다. NHK로 포장된 일본의 첨단 방송기술을 전시함으로써, 일본의 방송기술 수준을 전반적으로 첨단으로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것이 착시효과라 할지라도 방송기술면에서 일종의 국가신인도를 높여 주어 일본의 방송장비 메이커들이 낙수효과를 보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즉, NAB의 NHK 전시관에서 보듯이 일본이 첨단 방송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이므로 일본의 방송장비 업체들도 일정 정도의 수준은 될 것이라는 막연한 보험성 믿음 같은 것이다. 물론 아날로그 시절부터 일본의 방송장비, 특히 방송용 카메라 부문이나 아날로그 HD방송인 Hi-Vision 등의 기술 경쟁력은 최고 수준이었다. 비록 채택이 되지는 않았지만 Hi-Vision은 과거 NHK의 대표적인 첨단 브랜드였다. 디지털 방송기술 시대가 열리고 나서도 일본의 방송기술이 지속적으로 세계 최고의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일정 부분 NHK의 노력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KOBA에서도 지상파 방송사들이 특화된 방송 장비나 서비스를 선보임으로써, 우리나라의 방송장비나 방송서비스 산업에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KBS가 해 온 길에 MBC, SBS 및 EBS가 동참하였고, 재작년부터는 CBS도 참여를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 방송장비 전시회에 가 보아도 5개 정도의 방송사가 기술전시를 하는 전시회는 KOBA뿐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조금은 ‘자뻑’스럽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이 KOBA를 통해서 우리나라 방송장비 산업계에 일정 부분 도움을 주었으며, 흥행(?)에도 일정 부분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번의 전시를 통해서 ‘레이싱 걸’ 등 도우미의 세계에 대해서 일부나마 알 수 있게 된 것도 소득이라면 소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상파 방송사의 참여형태와는 별개로 KOBA가 방송기술인을 위한 축제로 계속 남아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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