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는 반도체 시장을 바꿀까?

[칼럼] 챗GPT는 반도체 시장을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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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박성환 박사, EBS 수석연구위원] 지난 3월 GPT-4 발표 이후 산업별로 생성형 AI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챗GPT가 쏘아 올린 위기의식의 중심에는 ‘일자리’가 있다. 인공지능(AI)에게 내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대한민국 대표 일자리이며,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에도 위기감이 감돈다.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있는데 무슨 말인가? 메모리 반도체는 기능은 단순한 편이지만 집적도를 높이는 기술을 더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비메모리 반도체는 분야별 소량 다품종으로 투자 대비 수익률이 높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비메모리 분야의 비중은 70% 이상으로 2만 종류 이상이다. 최근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결합한 복합반도체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AI 반도체의 급부상으로 반도체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AI 반도체는 인간과 유사한 학습, 추론,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비메모리 반도체를 말한다. 그래서 세계는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빨리 처리하는 AI 기술에 맞는 AI 반도체를 요구한다. 대용량의 정보 처리 능력에 높은 효율을 가질 것, 발열이 적고 전력 소모가 적을 것, 그래서 AI 서비스의 단가를 낮출 것을 조건으로 한다.

본 원고는 챗GPT가 몰고 오는 산업의 변화 중에서 차세대 반도체 전쟁을 예고하는 AI 반도체를 다루고자 한다. 반도체는 스마트폰, 자동차, 컴퓨터, 로봇 등 주변 전자기기 어디에든 들어가서 ‘산업의 쌀’이라고 불린다. AI 시대의 반도체는 어떨까? AI의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등장한 생성형(Generative) AI 기술은 전통적인 AI 기술인 분석형(Analytical) AI보다 강력한 성능을 요구한다. 그래서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빅테크 기업의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 시계는 더 빠르게 돌아간다. 지금까지 AI 기술의 성능 향상 핵심 프로세서는 엔비디아(NVIDIA)의 GPU(Graphic Processing Unit)이다. GPU는 연산을 담당하는 AI 반도체로 엔비디아를 폭풍 성장시킨 주역이다. ‘알파고’를 기억할 것이다. 2016년 인간과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하며 존재감을 뽐냈던 알파고의 핵심 딥러닝 기술에도 1,920개의 CPU와 280개의 GPU를 사용했다. 이후 엔비디아는 GPU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챗GPT의 AI 학습에도 1만 개가 넘는 엔비디아의 ‘A100’ GPU를 사용했다. 이처럼 엔비디아의 역할은 여전히 대단하긴 하다.

GPU는 생성형 AI 시대에도 핵심 반도체일까? 1965년 고든 무어가 주장한 ‘무어의 법칙’도 무력화할 미래 반도체는 무엇일까? 생성형 AI 처리에 강하면서도, 전력 소비, 발열 문제를 해결한 신경망 처리장치(NPU, Neural Processing Unit)라 할 수 있다. GPU보다 더 강력한 프로세서인 NPU 시대가 온다. 그래서 NPU를 AI 특화 반도체라고 부른다. 물론 명령어를 직렬 처리하는 중앙처리장치(CPU, Centralized Processing Unit), 막대한 부동 소수점 연산을 빠르게 병렬 처리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도 필요하다. 차세대 반도체는 한마디로 AI 연산에 특화된 고성능·저전력 AI 반도체이다. 이것이 빅테크 기업이 NPU 자체 설계에 주력하는 이유이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의 행보에 주목하자.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도 ‘진실(Truth) GPT’라는 이름으로 최대의 진실 추구 AI 개발을 공식화하고, 엔비디아와 협력 중이다. NPU는 AI 개발에 최적화한 신경망처리장치로 AI 반도체 가속기라고도 부른다. NPU의 대표 모델로는 구글이 자체 제작한 TPU(Tensor Processing Unit)가 있다. 구글의 TPU는 엔비디아의 A100과 비교하면 훨씬 경제적인 반도체이다. 이외에도 애플의 A14 bionic, AMD사의 Instinct MI100,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제품도 있다. 또한, 엔비디아 출신자들이 창업한 그래프코어에서 개발한 IPU(Intelligence Processing Unit)이라는 지능처리장치도 있다. 우리나라에도 리베리온, 사피온, 퓨리오사 등이 GPU 대비 1.5배 빠른 연산 속도, 80%의 전력 소비에, 가격도 1/2인 AI NPU를 출시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생성형 AI는 새로운 반도체 시장을 여는 촉매 역할을 한다. AI 대중화의 속도도 NPU의 성능과 가격에 달린 셈이다.

챗GPT가 반도체 시장을 바꾸는 것처럼 미래 산업 변화는 코앞에 다가왔다. 생성형 AI는 이미 가상의 시나리오까지 창작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방송 콘텐츠 산업, 나아가 미디어 산업 전반의 일자리에도 변화를 예고한다. 방송기술계 일자리는 어떻게 바꿀까? 우선 챗GPT가 보유한 기본 능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챗GPT는 인간과 컴퓨터 간의 인터페이스에 확고한 능력이 있다. 더 이상 기계 언어의 한계를 넘지 못했던 AI가 아니다. 인간의 언어를 인간처럼 이해하고 표현한다. 다음은 인간의 창의성에 대한 도전이다. 데이터를 활용하는 능력은 이미 인간의 힘을 넘어섰다. 창의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며 휴머니즘을 담아내는 날도 올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속도와 능력 확장에는 한계점도 없다.

이제 생성형 AI 시대에 방송 엔지니어가 당면할 변화 1단계는, AI를 활용하는 능력을 생각해 볼 수 있다. AI가 역량을 최대한 이끌어내도록 자연어로 정교한 질문을 던지는 역할이다. 인간과 AI의 상호작용을 돕는 중간자인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