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노란봉투법‧방송3법 거부권 행사

[종합] 윤석열 대통령, 노란봉투법‧방송3법 거부권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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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2월 1일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에 대한 재의요구안(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 4월 양곡관리법 개정안, 5월 간호법 제정안에 이은 세 번째 거부권 행사다.

정부는 이날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에 대한 재의요구안(거부권)을 의결했고,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이를 재가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11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법과 한국교육방송공사법은 재적 176명 전원 찬성으로, 방송문화진흥회법은 재적 175명 전원 찬성으로 각각 가결했다. 이날 표결에는 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만 참여했고, 국민의힘은 불참했다.

한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번 개정안이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그간 정부는 여러 차례 개정안의 부작용‧문제점을 설명했으나 충분한 논의 없이 국회에서 통과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방송3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방송을 정치권력으로 분리하고 공정성 및 공공성을 확립해 공영방송의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공영방송의 전면적 체질 개편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러나 개정안은 공영방송의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역할 정립보다는 지배구조 변경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보장이 개정 목적이라고 하지만, 내용은 오히려 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며 “특정 이해관계나 편향적인 단체 중심으로 이사회가 구성됨으로써 공정성 및 공익성이 훼손되고, 견제와 감독을 받는 이해당사자들에 이사 추천권을 부여해 이사회의 기능이 형해화할 위험도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거부권은 국회에서 이송된 법률안에 대통령이 이의를 달아 국회로 되돌려 보내 재의를 요구할 수 있는 헌법상 권한이다. 대통령은 법률안이 정부에 이송된 후 15일 이내 이의서를 붙여 국회로 환부해 재의를 요구할 수 있고, 거부된 법안에 대해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면 대통령의 공포 없이 법률로서 효력이 발생한다. 하지만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3분의 1 이상의 의석을 갖고 있기에 재의 요구된 법안의 의결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최혜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거부권은 입법 절차에 문제가 있을 때 제한적으로 쓰라는 것이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대통령은 ‘소귀에 경 읽기’처럼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처리한 법안을 대통령이 계속해서 물거품을 만드는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3법은 공영방송 이사회를 보다 중립적으로 구성하도록 해서 정권을 떠나 방송의 공정성을 지키려는 입법”이라며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노조 탄압, 방송 장악 기도를 멈추지 않겠다는 불통과 독주의 의지를 더욱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헌정사상 하루에 4개의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했던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들 한다”며 “국회를 존중하지 않고, 어떠한 절차적 내용적 하자도 없는 법안에 대해 특별한 대국민 담화나 설명도 없이 이토록 단호하게 그리고 무례하게 거부권, 재의 요구권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전두환 씨처럼 군대를 동원해 무력 진압하는 것만이 학살, 인권 탄압이 아니다. 대통령에게 쓴소리하는 기사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유튜브 채널로 전락한 공영방송에서 사라지고, 국민들의 알 권리 또한 온데간데 없어질 것”이라며 “이것도 학살이고, 인권 탄압”이라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을 비롯한 언론현업‧시민사회단체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권이 끝끝내 언론·표현의 자유에 시대착오적 탄압과 방송 장악의 야욕을 버리지 않겠다면 우리에게 다른 선택지가 없다”며 광범위한 타도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방송법 거부·이동관 꼼수 사표로도 자유언론·방송독립의 길은 막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