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디소프트, 라디오 Broadcasting의 한 획을 긋다 – 지부안 ㈜에이디소프트 대표

[인터뷰] 에이디소프트, 라디오 Broadcasting의 한 획을 긋다 – 지부안 ㈜에이디소프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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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월간 방송과기술』 7월호에 실린 원고입니다.>

[방송기술저널 이진범 기자] 에이디소프트의 시작과 현황에 대해 먼저 질문드리겠습니다.
1998년 우리나라 IMF가 한창일 무렵 근무하던 IT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5명이 모여 조그마한 옥탑방에서 컴퓨터 한 대씩만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온갖 고생을 하면서 솔루션 개발에 몰두했고, 교통방송국 관련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오디오 파일에 대한 솔루션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매장방송, 사내방송으로 시작하여 지상파 방송국에 시스템을 납품하기 시작하였고 미국, 캐나다에 있는 한인방송국에도 솔루션을 납품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KBS, CBS, 극동방송, 민방 등 국내 70여 개 방송국에서 저희 시스템을 사용하고 계십니다. 에이디소프트는 지속적인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으며 라디오방송국에서 필요한 재난방송시스템과 보이는 라디오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라디오 방송시스템 개발 전문 회사입니다.

라디오 방송시스템을 비롯한 주요 사업군으로는?
에이디소프트는 크게 4가지 사업 영역에서 성장해가고 있습니다. 자세히 소개해 드리면, 먼저 ‘매장방송’ 사업입니다. 소규모 마트에서부터 백화점 할인매장까지 음악방송 대행업체를 통해 현재 약 2,000여 개 매장에 서비스 중입니다.

두 번째로 ‘오디오 파일시스템’ 사업입니다. 오디오 파일시스템(WinnerS)은 정규 프로그램은 물론 방송에 필요한 각종 소재와 광고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방송 제작 초기 단계부터 실제 송출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방송 프로세스의 효율성 향상을 도모하였습니다. 또한 라디오 송출을 위한 방송 장비와의 인터페이스와 기존 뮤직뱅크 시스템과의 연동을 통하여 디지털 라디오 방송시스템을 전체적으로 통합, 관리하는 토탈솔루션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최근 관심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재난방송시스템’입니다. Emergency Broadcasting System은 라디오방송국에서 비상재난방송을 송출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시스템으로서, 평상시에는 자체 방송용(PGM) 오디오를 송출되고, 재난방송 오디오의 음원이 감지되면 비상방송 오디오(선택 또는 믹싱)가 자동으로 송출됩니다.

마지막으로 ‘보이는 라디오’로써 이탈리아 AxelTECH 사의 제품을 국내 방송환경에 맞게 공동으로 개발된 솔루션으로 오디오와 비디오를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장비인터페이스를 통한 안정적인 송출환경을 구성하였습니다. 가상스튜디오를 통해 보이는 라디오의 기능을 극대화한 제품입니다.

여러 방송사에 오디오 파일시스템을 납품하였는데, 소프트웨어의 특징으로는?
라디오 방송솔루션 전문기업으로 21년 된 기업입니다. KBS, CBS, TBN, SBS, 지역민방, 극동방송 등 많은 References를 가지고 있습니다. 꾸준한 성장을 이어오면서 라디오 방송 분야에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며, 국내 최초 오디오 NLE 및 웹 오디오 편집기를 개발하였습니다. 편성, 진행, 제작, 송출 등 직관적으로 확인 가능하며 방송 상태 및 방송 장비 상태를 한 눈으로 파악 가능합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안정되고 검증된 송출 시스템으로 국내외 70개 이상의 방송국에서 사용 중이며, NLE는 정전 및 다운에 대한 완벽 복구가 가능하게 개발되었습니다. 완벽한 이중화 구성으로 방송사고에 대비한 시스템입니다.

에이디소프트의 솔루션 적용 전과 후에 방송사의 반응은?
세상에 완벽한 프로그램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저희 솔루션도 각 방송국에 적용된 후 여러 가지 반응이 나왔습니다. “정말 좋다”에서 “못쓰겠다”까지 말이죠. 솔루션이 새로 도입되면 기존에 사용하던 솔루션에 익숙해져 있는 고객들은 처음에는 다들 약간의 거부감을 나타냅니다. 우리가 새 차로 바꿨을 때 나타나는 반응처럼요. 하지만 대부분은 곧 익숙해지시고 잘 사용하십니다. 간혹 일부 사용자의 습성이라든지 다른 시스템 환경에서 불편을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희가 모든 요구사항을 다 들어 드리지는 못해도 가능한 커스터마이징에 대한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부 방송국에서는 사용자들의 요구사항을 모아 고도화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방송국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만족하며 사용하고 계십니다.

최근 라디오 재난방송 자동송출시스템(이하 재난방송시스템)의 시장 반응으로는?
이제 6개 방송사에 납품하였고, 대략 20여 개 정도의 방송국에 데모시연을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반응은 “아주 좋다”입니다. 재난방송시스템을 개발하기 전 일본, 미국 쪽 자료검토를 많이 하였습니다. 일본이나 미국의 재난방송은 상당히 발전되어 있는 상태였고, 우리나라가 이쪽에서는 상당히 뒤처져 있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일본은 지진이 많은 국가여서인지는 몰라도 이미 90년대 초반부터 지상파 방송국은 물론 마을방송 건물방송에 이르기까지 완벽할 정도로 재난시스템이 갖춰져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도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재난에 대한 대비를 위해 시스템을 정비하고 방송국에 대해서도 대응체계를 갖추라고 한 것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018년부터 시스템을 설계하고 개발하여 올해 특허출원을 하고 납품을 시작하였는데 모든 방송국이 저희 재난방송시스템을 도입하셔서 대국민 서비스에 일익을 다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재난방송시스템 개발 과정과 가장 주요한 특징으로는?
에이디소프트의 재난방송시스템은 재난정보시스템 전문기업인 KIT밸리와 소프트웨어를 협업하여 개발하였고, 장비 전문기업인 브로닉스정보통신과 같이 하드웨어를 설계, 개발하였습니다. 재난방송시스템은 국가재난방송온라인시스템(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수신된 재난데이터를 음성으로 변화하여 자동으로 송출하고 그 결과를 국가재난방송온라인시스템에 통보해주는 완전 자동화된 시스템입니다. 재난 정보가 수신되면 담당자에게 바로 모바일로 전송되고 근무자가 있는 방송국이든 야간에 무인으로 운영되는 방송국이든 상관없이 담당자는 자동 혹은 수동제어를 통해 재난방송을 송출할 수 있게 구성되었습니다. 현재 재난방송데이터를 수신하고도 송출하지 않으면, 방송국은 상당한 금액을 벌금으로 내야 하므로 이런 시스템은 꼭 필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 유지보수의 어려운 점으로는? 또한, 고객의 요청으로 제품이 향상된 사례가 있다면?
1999년 창립 당시만 하더라도 날을 새면서 개발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전문 개발자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 개발의 어려움을 다 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20여 년 동안 개발자들과 같이 일하고 생활하면서 그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우리 직원들을 보면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을 때 밤늦게까지 남아서 고민하고 인터넷을 찾아가면서 개발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안쓰럽고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리고 지방에 거래처가 많다 보니 유지보수를 다니는 직원들에 대한 걱정이 많습니다. 가능하면 2인 1조가 되어 움직이게 하고 장거리는 기차나 버스를 타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거래처에서 언제 긴급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니 항상 전화를 받아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보니 간혹 한밤중이나 일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장으로서 항상 미안하고 고맙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지보수에 대한 요율이 정해져 있기는 하지만 그 요율대로 비용을 지불하는 거래처는 많지 않다 보니 이 또한 국내개발업체가 힘든 부분이기도 합니다. 외국 솔루션의 경우에는 국내의 2배가 넘는 유지보수료를 책정하는 것을 볼 때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도 외산 소프트웨어의 2/3 정도만이라도 책정해 주시길 요청드립니다.

제품 향상에 대해선, 저희 솔루션의 경우 저희보다도 사용자가 더 많이 아시고 사용하시다 보니 여러 가지 조언을 많이 해주십니다. 사실은 현재 솔루션이 저희 설계에서 나왔다기보다는 고객분들의 아이디어에서 개발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분 한분을 다 말씀드릴 순 없지만 도움 주신 방송국 담당자님들께 지면을 통해서 감사 말씀드립니다.

회사가 성장하는 동안 있었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2000년도 초반 전국에 매장방송을 설치하러 다닐 때입니다. 그날도 새벽에 서울에서 출발하여 광주, 목포를 거쳐 부산까지 가는데 그 당시 우리 직원이 운전을 못 하다 보니 혼자 운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운전을 하다 보니 정신도 몽롱해지고 길도 낯설고 졸리기도 할 때였습니다. 저녁 7시쯤 낙동강을 건너 터널 입구쯤에 다 달았을 때 차들이 쭉 밀려있는데 앞에 초보운전 딱지를 붙인 새 차가 서 있었고, 제 차가 그 차를 향해 천천히 움직이더니 그 차 뒤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당연히 브레이크는 꽉 밟고 있었지만, 순간 브레이크가 고장 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얼른 차에서 내렸었습니다

앞차 초보 운전자도 내리더니 “운전 똑바로 못 하냐고”하면서 막 훈계를 하시길래 머리를 조아리면서 죄송하고, 다치신 데 없는지 묻고 있는데 옆 차선에 계시던 다른 차량 운전자께서 “아저씨, 앞차가 뒤로 밀린 거예요” 이렇게 소리치는 거예요. 얼마나 황당하던지.. 상황이 바로 바뀌어서 그 초보 아저씨 등을 쳐주면서 정차 시에도 브레이크에서 발 떼지 말고 조심해서 운전하고 가라고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웃음)

앞으로 라디오 방송솔루션의 변화 방향에 대해
향후 라디오 시장은 꾸준히 진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단지 현재 같은 일방적인 수신 위주에서 Interactive Radio로 변화하면서 ‘보이는 라디오’로 발전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게 변화하고 있지요. 유럽 라디오 시장의 경우 국내와 마찬가지로 광고시장의 위축 등 여러 가지 경제적인 문제가 발생하여 그 타개책으로 ‘보이는 라디오’를 중심으로 라디오 방송을 운영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당연히 광고수익도 더 발생이 되었고 인기 있는 콘텐츠는 다시 유튜브 채널에 등록되어 꾸준한 수익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라디오방송국도 이미 오래전부터 ‘보이는 라디오’를 하고 있지만 아직은 전문화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저희 회사도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보이는 라디오’ 솔루션을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작년 이탈리아 AxelTECH 사와 공동으로 한국 라디오방송실정에 맞게 개발하여 코로나 19가 잠잠해지면 올해 하반기 세미나를 개최할 생각입니다.

이탈리아 AxelTECH 사의 ‘보이는 라디오’ 개발 솔루션

에이디소프트의 향후 비전과 전망은?
사실 한국의 라디오 시장은 크지 않습니다. 그것도 여러 회사가 경쟁하기 때문에 라디오에 올인하여서는 회사를 운영하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라디오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들이 TV나 다른 분야에 주력하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사실 라디오 솔루션을 보면 그 사이즈 자체가 엄청나게 크고 아주 세심한 부분까지 고려하지 않으면 방송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관계로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대가는 크지 않기 때문에 회사들이 선뜻 뛰어들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저희 에이디소프트는 어렵고 힘들더라도 이 길을 계속 가려고 합니다. 우리나라 라디오 솔루션을 외산에서 국산으로 바뀐 지가 겨우 몇 년 지나지도 않았는데, 저희마저 포기한다면 다시 외국 솔루션에 종속될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저희를 찾는 고객이 있으시고 아직 발전시켜야 할 분야가 남아있는 라디오 방송 분야에서 최고의 라디오 전문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