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본부장 그에게 묻는다 – 이석우 kt skylife 기술본부장

[인터뷰] 기술본부장 그에게 묻는다 – 이석우 kt skylife 기술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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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월간 방송과기술』 5월호에 실린 원고입니다.>

[방송기술저널 이진범 기자] 지난봄, 이석우 전 KT미디어사업본부 상무가 새로이 skylife호에 승선하였다. 신임 기술본부 사령탑에 올라 항해가 시작되었지만 현재 미디어란 해상은 그리 녹록지 않다. IP를 동력으로 하는 경쟁자는 하루가 멀다 하고 격차를 벌리며 내달리고 있고 스트리밍으로 무장한 핵잠수함 OTT의 좌표는 요원하다. 또한, 올해는 재허가 심사란 해무가 예고되어 있어 또 어떤 암초(부관 사항)를 만나게 될지 오리무중이다. 이에 앞길이 구만리와 같은 skylife호의 엔진을 책임질 이석우 기술본부장, 그는 누구이며 또 어떤 인사이트를 가졌는지 물어보았다.

◊ ‘방송과기술’ 독자들에게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kt에서 30년간 근무 후 skylife 기술본부장을 맡은 이석우입니다. 입사 초기 전화국에 8년 정도 있었는데 그때 선로, 맨홀 작업 및 전주에 올라가 선을 연결하는 작업 등 많이 해보았습니다. 그 후 네트워크본부에서 통신망 기획(망 설계 및 신기술 도입)을 6년, 기업본부에서 U-CITY(신사업 SI)를 5년 정도 하였습니다. 보통은 한 사업부서에서 오래 있기 힘든데, 저는 한 부서에서 최소 5년, 미디어 기술만 11년을 했습니다. kt 30년 중에서 신기술 분야에만 22년을 한 셈입니다.

◊ 성격이나 장단점 등을 고려한 본인의 캐릭터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제가 지향하는 바는 외유내향(外柔內香)입니다. 뜻은 ‘겉으로는 부드럽고 내적으로 특색 있는 사람이 되자’입니다. 사람의 매력은 그 사람의 차별성(특색)인데 기술인으로 보자면 기술전문능력과 지혜라고 봅니다. 많은 사람이 만나고 싶은 커피 같은 사람이길 바라는 소박한 마음입니다.

◊ 기술본부장을 맡은 소감과 어떤 변화를 추구하실 예정이신지요?
어깨가 무겁습니다. 우선 위성과 IP(Internet Protocol) 융합을 위한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중점 추진 사항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 아마존 등의 앱을 수용하고 과금, 결제 등 관련 가입자 전산 인프라를 확보해야 합니다. VOD/광고 사업에서 수익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독자적인 CMS(Contens Management System) 구축, Contents META 확장, 융합형 위성/IP 수신기 확대, 보급 등 IP 인프라를 잘 갖추어야 합니다. skylife의 경우 채널 인프라는 잘 되어 있어 있으나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IP 미디어 인프라를 강화해야 하는 시점에 있다고 봅니다. 아울러 기술본부는 시장 트렌드와 고객 니즈에 맞는 기술을 확보하고 빠르게 사업화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본격적인 업무 시작에 앞서 기술본부 직원들에게 서신을 통해 3기(3가지 기술인의 자세)를 강조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제가 처음 와서 기술본부 단합 차원에 공유하였던 ‘3가지 기술인의 자세’(일명 3기)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로 소통하는 기술(인)이 됩시다 (소기)
저희 고객은 3종류가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고객(Customer), 사내 관련 부서, 우리를 지원하는 협력사입니다. 그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Customer입니다. Customer와 우리는 서비스와 품질(VoC)로 만나기에 품질을 높여야 합니다. 품질을 잡기 위해서는 기술부서 내 소통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 고객으로, 내부 관련 부서는 사업을 이끌어 가는 동체입니다. 적극 지원을 통해 사업을 성장시켜야 하는 중요한 고객입니다. 관련 부서에서 요구사항이 오면 기술이 안돼도 무조건 거절하기보다는 방법을 찾아 주세요, 어려워도 기술적 대안을 찾아 주면 소통 문제는 사라질 것입니다. ‘what’보다는 ‘why’로 소통한다면 서로의 목적을 잘 알게 되는 ‘지피지기’적 진정한 소통이 가능하게 됩니다.

둘째로 배려하는 기술(인)이 됩시다 (배기)
세 번째 우리 고객, 우리를 도와주는 협력사 소통 문제입니다. 우리를 있게 해준, 우리를 돕는 협력사들에 배려하는 자세가 좀 더 필요합니다. 상대가 마음에 안 들 때도 “왜 그럴까?”, “이유가 뭘까?” 한번 생각하는 것도 배려라고 봅니다

셋째로 즐거운 기술(인)이 됩시다 (즐기)
즐거움은 남이 주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찾는 것입니다. 즐거운 일이 없다 생각되시면 소확행을 만드세요. 일이 즐거운 경우 드물지만 프로젝트 하나 성공하는 것도 매우 즐거운 일이 됩니다. 즐겁게 일하면 같이 일하는 남들도 즐거워집니다. 즐거운 일이 사방에 있는 기술(인)이 됩시다. 즐겁게 사는 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 생각합니다.

◊ 직원들과 원활한 소통을 위한 노하우가 있으신지요?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격의 없는 소통의 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모이기도 힘들긴 하지만 저는 제가 볶은 커피로 커피타임을 매일 돌려 가면서 같이 자리를 만듭니다. 자리를 만들고 듣는 것(경청)이죠. 커피는 다들 좋아하니 저절로 대화가 되겠죠.

◊ ‘넷플릭스’, ‘애플TV+’, ‘디즈니+’ 등 다국적 OTT의 위협에 즈음하여 지상파를 포함한 기존의 레거시 미디어들이 기술 관점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사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또한, 앞으로의 미디어 시장 변화 양상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콘텐츠를 수급하는 측면에선 동일하지만 개별 OTT는 ‘플랫폼 인 플랫폼(Platform in Platform)’, ‘앱 인 앱(App in App)’ 모습으로 전환되는 것이 다릅니다. 기술적으로 이들을 준비해야 하는데 STB or device에 정합하고 준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에 미리 사전에 준비하지 않으면 time to market에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당분간은 OTT 춘추 전국시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스카이라이프는 UHD 방송과 8K 실험방송 등 기술적 요인에 있어서도 꾸준히 개발을 진행해왔습니다. 앞으로도 기술적인 비전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실 예정이신지요? 또한, UHD 콘텐츠가 아직 부족한 실정인데, 이를 위한 방안이 있으신지요?
회사의 전략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시장 트렌드와 기술을 선도하는 역할이 회사 입장에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skylife는 시장트렌드와 고객 니즈를 분석하여 이에 맞는 신기술을 확보하고 빠르게 사업화할 것입니다. 그리고 선도기술 사업화도 회사에 이익이 되고, 독자생존에 필요하다면 남보다 빨리 추진할 생각입니다. UHD 콘텐츠 부족 문제는 수요공급의 불균형이라 봅니다. 제작, 편집에 비용이 많이 드는데 고객은 돈을 쓰고 싶지 않은 것이죠. 기술의 가성비가 커지면 저희가 선도했던 HD 때처럼 곧 활성화되리라 봅니다.

◊ 통신의 케이블 시장 인수에 따른 미디어 시장의 재편이 가속되는 가운데, KT스카이라이프의 비전에 대해 들어보고 싶습니다
독자생존성 강화와 skylife만의 차별성 추구입니다. 저는 위성과 인터넷의 융합이 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역무 구분의 경계가 모호해졌지만, 우리 회사가 잘하는 것이 sky TV(위성TV)이므로 위성 기반의 IP 융합만이 회사의 살길이라 생각합니다.

◊ 샐러리맨의 별이라 할 수 있는 임원 자리에 올랐다는 것은 오랜 연륜을 바탕으로 공적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정받는 직장 생활을 위해 조언을 한다면?
세상사는 ‘운칠기삼(運七氣三)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운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지만, 저는 ‘기(술)’ 또는 기본기를 잘 갖추고 긍정의 마음이 있으면 운이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기(술)를 갖추지도 못하고 마음도 긍정적이지 못하면 운도 따르지 않는다고 봅니다. 저는 새로운 업무가 많았음에도 긍정의 마음 덕분에 운도 따라 주었고 좋은 성과도 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 ‘방송과기술’의 독자로서 바라는 점과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통방융합시대, 좀 더 향기 있고 차별화되는 ‘방송과기술’이 되길 바랍니다. 매력 있는 사람은 뭔가 다르듯이 매달 보고 싶은 전문잡지라고 할까요. 다른 얘기를 다루어도 정말 전문적이고 재미있는 잡지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