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정신 훼손’ MBC, 박성제 사장 나서 사죄 ...

‘올림픽 정신 훼손’ MBC, 박성제 사장 나서 사죄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열고 사죄 및 재발 방지책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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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MBC

[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박성제 MBC 사장이 도쿄올림픽 중계 중에 있었던 논란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MBC는 23일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중계방송하면서 우크라이나 선수단 소개에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를 쓰는 등 일부 국가와 관련해 부적절한 화면과 자막을 사용해 큰 비판을 받았고, 방송 마지막에 이에 대해 사과했다.

논란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와중에 다시 한번 문제가 발생했다. MBC가 25일 남자 축구 B조 예선 대한민국 대 루마니아 경기를 생중계하면서 ‘고마워요 마린 자책골’이라는 문구를 삽입한 것이다. 상대방 선수를 조롱하고 스포츠 정신을 훼손하는 문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박성제 MBC 사장은 26일 오후 3시 서울 상암 MBC 경영센터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 사장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 재난 상황에서 지구인의 우정과 연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신중하지 못한 방송, 참가국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방송에 대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해당 국가 국민들과 실망하신 시청자 여러분께 MBC 콘텐츠의 최고 책임자로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전했다.

이러한 일이 벌어진 경위에 대해서는 1차 조사 결과 “특정 몇몇 제작진을 징계하는 것에서 그칠 수 없는, 기본적인 규범 인식과 콘텐츠 검수 시스템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대적인 쇄신 작업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방송강령과 사규·내부 심의규정 강화 △윤리위원회·콘텐츠 적정성 심사 시스템 운영 등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또한, “스포츠뿐 아니라 모든 콘텐츠를 제작할 때 인류 보편적 가치와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인권과 성평등 인식을 중요시하는 제작 규범이 체화될 수 있도록 전사적인 의식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사장은 “콘텐츠 경쟁력 강화, 적자 해소를 위해 애써왔지만,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공영방송의 공적 책무를 다하고, 시청자들의 신뢰를 반드시 회복하겠다”면서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