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시대, 방송현업인 재교육이 시급하다

[사설] 메타버스 시대, 방송현업인 재교육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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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변철호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장]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 플랫폼 기업들이 세계 10위 기업을 휩쓸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에 기업의 사활을 걸고 있다. 암호화폐, 블록체인, NFT, 메타버스로 이어지는 디지털 세계는 이미 세계 경제와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제 방송 장비도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기반으로 바뀌었고, 방송사도 IP 스튜디오와 주조가 대세를 이루며 네트워크 기반의 워크플로가 형성되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 첨단 장비를 설계하고, 운용·보수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그동안 방송기술 엔지니어들은 각종 시스템이 디지털화함에 따라 디지털 장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익혀왔고, 유지·보수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첨단 디지털 장비의 다양한 기능을 응용한 고품질 콘텐츠 제작 기법이 쏟아져나오면서 이젠 따라가기도 벅찬 실정이다. 일부 엔지니어들은 회사가 제공하는 교육이나 개인의 노력으로 상당한 기술 수준에 도달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현업자들은 재교육 기회가 한정돼 있고, 부족한 인력난으로 현업에 매여 개인적인 학습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디지털 전환이 단순히 장비와 시설의 전환이 아니라 인적, 제작 기법적, 콘텐츠 관리와 재생산에 이르는 전 분야가 함께 전환돼야만 진정한 디지털화를 이룰 수 있다.

지상파 방송사의 염원이었던 UHD의 다채널 방송이 허용됐고, 다양한 융합 서비스와 XR 실감형 방송이 속속 제작돼 국민에게 다양한 디지털 방송의 혜택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 등 OTT에 시장을 점령당하고 있는 한국의 콘텐츠 생태계에서 디지털 방송을 운영할 전문인력이 양적으로 한정돼 있거나, 질적으로 능력이 정체돼 있다면 공공미디어는 경쟁력을 잃고 밀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작년 11개 과정 202명 회원을 대상으로 방송기술 전문교육을 시행했다. 하지만 3천 명이 넘는 연합회원 중에는 아직 한차례의 기회도 돌아가지 않은 인력들이 더 많이 있다. 여러 방송 업무 중 한 분야를 교육하는 데도 다수의 과정이 존재하기 때문에 더 많은 교육 과정이 필요하다. 최근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제작 실무, 드론과 후반 제작, 증강·가상 현실을 이용한 제작 기법 등 과거에 보지 못한 교육 과정이 늘어나고 있으나,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참여 인원은 줄여야 하고, 온라인 송출을 병행하기 때문에 소요 예산이 배로 증가했다.

하지만 인력양성을 위한 정부의 의지는 박약하기 그지없다. 15조 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디지털 뉴딜사업에 방송 분야는 전무하고, 특히 방송 콘텐츠 진흥을 위한 2022년 예산에서 방송통신 전문인력양성 사업은 연례적 보조 사업으로 분류돼 전년 대비 10% 이상 일괄 삭감될 위기에 처해있다. 올해 방송통신발전기금만 1조 4천억 원이 넘고 각 방송사는 매년 수십억 원의 방발기금을 내고 있다. 이 돈은 대체 어디에서 쓰고 정작 방송 발전에 필수인 인력양성사업 비용은 줄인다는 말인가? 방송 현업에서 가장 절실하고, 직접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현장실무교육이 더욱 필요하다. 또한 방송미디어 관련 우수 기업과 협력해 예비 인력에 직무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경력개발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디지털미디어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OTT 등 급변하고 있는 미디어 산업을 위해 방송종사자와 예비 인력의 교육을 강화해 현업인들의 글로벌 제작역량을 강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교육 예산을 적절히 배분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