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협된 사고가 방송 발전의 걸림돌이다

[사설]편협된 사고가 방송 발전의 걸림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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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편협된 사고가 방송 발전의 걸림돌이다

지난 10월 30일 통일IT포럼 조찬모임에서 송도균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방송통신의 개혁은 기득권 세력이 걸림돌이라며 노조를 지목했다. 노동조합이 정부 부처보다 정책 결정의 상위 개념이 되는 등 기득권 지키기 때문이라고 했고, 같은 맥락에서 방송통신위 출범과 IPTV 도입이 늦어지게 됐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또한 TV의 디지털 전환이 지지부진했던 이유로 엔지니어를 꼽았다. 또한 SBS가 디지털 전환이 빨랐던 것은 디지털전환 본부장이 문과출신이었기 때문이고, 방송기술을 운전기술에 비유하면서 방송 엔지니어를 폄하했다. 한 방송사의 본부장과 사장직을 수행했던 사람이 구성원들의 직종에 대해 이렇게 심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놀랍다. 지금의 조직에서도 직종, 출신에 따른 편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참으로 딱한 현실이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이 늦어지고 있는 것을 엔지니어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SBS의 디지털 전환이 빨랐던 이유를 문과출신이 디지털전환 본부장을 맡았기 때문이라고 방송 엔지니어를 노골적으로 매도했다. SBS가 여의도에서 목동으로 사옥을 이전한 2004년 3월엔 디지털 전환이 한창 진행되던 시기였기 때문에 더 이상 아날로그 장비를 도입할 수 없고, 도입할 필요도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장비만 도입될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을 무시하고 조직에도 없었던 디지털전환 본부장과 문과출신을 들먹였다.공대출신은 판단력도 없고 추진력도 없다는 것으로 규정한 것에 다름 아니다. 방송기술인연합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주장했던 디지털 전송방식 논란의 발단은 잘못된 정부의 정책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었다. 1997년에 전송방식이 졸속으로 결정될 당시엔 미국식(ATSC)만 규격이 완성되었고, 유럽식(DVB-T)는 규격이 제정되고 있었다. 정부의 조급증 때문에 잘못 결정된 전송방식(ATSC)은 본방송이 시작되기도 전인 2000년에 방송기술인연합회의 문제제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논란에 휩싸이게 되었다. 지금 시점에 돌이켜봐도 만약 전송방식이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면 디지털 방송망 구축도 상당히 진척되고, 시청자들의 디지털 전환 속도도 상당히 빨라졌을 것이다. 한심한 것은 사장직을 지냈으면서도 조직 구성원들의 업무에 대한 몰이해와 편견이다. “자동차 대중화 시대에는 운전기사가 대중화 되듯 사용자인 기자와 PD가 기술을 만지는 시대가 왔다”고 아주 편협되고 극단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나의 프로그램이 제작, 편집, 송출 단계를 거치면서 얼마나 심도 있고 전문화된 방송기술인들의 긴장감이 포함되었는지를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자와 PD들도 간단 조작 수준의 방송장비는 조작할 수 있다. 보도국의 뉴스 편집은 편집기사들이 직접 처리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내용에 맞게 구성할 뿐이다. 화질과 음질에 상관없이 기사에 맞추기만 하면 된다. 송출단계에서 엔지니어의 제한된 조정으로 정교한 화면과 음질로 재탄생해서 시청자에게 전달된다. 제작 프로그램은 세트에 최적으로 맞춘 조명과 카메라 기능의 정밀한 조정으로 화사한 화면이 생산되고, 특수효과를 비롯한 각종 프로세싱에 방송 엔지니어의 노하우가 합해져서 시청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완성된다. 이런 발언의 배경에 여러 가지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그 중에서 하나는 지상파방송사 구조조정의 수순으로 기술을 먼저 걸고 넘어가려는 의도이다. 11년 전 IMF 이후로 방송엔지니어가 인력감축의 주 타겟이 되었다. 송신 인력은 장비 자동화를 통해 원격제어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상당 수 인력들이 신규업무 등 타 업무로 전환되었다. 지금은 핵심 송신소에만 인력이 상주하면서 전국 분배망과 중계 수신망을 24시간 감시, 운용하고 있다. 일부 방송사는 과도한 감축으로 기본적인 업무 수행도 어려울 지경이다. 방통융합시대의 치열한 경쟁상황에서 방송기술의 미래를 대비한 기획업무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인데도 표나지 않게 맡은 업무에 전념하고 있는 방송 엔지니어를 방송 발전의 걸림돌로 그렇게까지 폄하해야 하는가? 정말 용기 없는? 아니 무식한 용기를 가진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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