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시장경제 체제의 종말, 주파수 경매제

[사설]자유시장경제 체제의 종말, 주파수 경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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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장경제 체제의 종말, 주파수 경매제

정부는 주파수 할당 정책을 급격히 바꾸어 가고 있다. 지난 9월 30일 열린 ‘주파수 경매제 정책 토론회’에서는 참석한 대부분의 학자들은 주파수 경매제 도입을 찬성한 반면, 주파수 직접 사용자인 통신업계 관계자와 시민단체 대표는 분명한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였다. 찬성하는 측에서는 ‘주파수 수요 증가로 인한 효율적인 배분’, ‘사업계획서 평가방식에서의 투명성 문제점’, ‘신규사업자의 시장진입 어려움’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필요성에서도 가장 효율적인 사업자가 최대의 이윤을 획득할 수 있고, 사업자들이 정확한 시장전망으로 낙찰가격이 실제 가치에 접근한다는 것을 들고 있다.

 

세계적으로 3G 통신주파수를 경매제로 할당하고 있는 주요 국가로는 영국, 호주, 독일, 이탈리아 등 대부분의 OECD국가들이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5~6개국 정도만 심사할당하고 있다. 금년 초 미국에서는 방송주파수를 포함한 통신주파수(4G)에 대한 대규모 경매가 있었다. 미국 정부가 벌어들인 수입은 약 191억 달러에 달한다. 수년 전부터 옛 정보통신부는 산하 기관을 동원하여 주파수 경매제 도입과 이에 연계된 방송주파수 회수/재배치 작업을 준비해 오고 있던 차에 미국에서 터져 나온 대규모 경매이익에 자극을 받았는지 국내에도 경매제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모습이다. 기존사업자에게 심사 대가할당했던 주파수의 사용기한도 법 개정을 통해 2011년 6월까지로 한정시켰고, 최근에 대역 조정을 통해 확보한 주파수와 방송주파수를 어거지로 한정시켜 확보를 시도하고 있는 주파수에 대한 경매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주파수는 누구나 알고 있듯이 한정된 공공재이다.

공공재이기 때문에 가장 필요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곳에 할당해야하는 것이다. 그 전제 조건으로는 공공의 이익과 편의성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주파수를 이용하여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에 걸 맞는 대가를 받는 통신관련 사업과 공공의 이익을 위한 무료의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통신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주파수 대가를 지불함으로써 서비스 이용료가 낮은 편이었다. 지금까지 방송주파수는 전파사용료를 내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 대신에 방송발전기금을 통해 사회에 환원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PCS가 도입되던 초기에 다수의 통신사업자들이 난립하였지만, 경쟁체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합병되어 현재는 3개 거대 통신사만 남아 있다. 근래에도 후발 사업자의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비대칭규제를 가했지만 결국엔 실패한 경험이 있다. 현재 남아 있는 통신사들이 전국에 통신 인프라를 구축한 상황에서 주파수 경매제를 실시한다면 막대한 투자비 때문에 신규참여자가 없을 가능성이 있거나 다수의 경쟁으로 낙찰가가 현재보다 터무니없이 높아진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통신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다.

 

SKT에 독점적으로 부여된 700MHz 주파수에 대해 타 사업자들의 재분배 요청이 있을 뿐 경매를 통한 주파수 할당은 원치 않고 있다. 토론회에 나온 통신업계 대표로 나온 관계자는 주파수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에 경매참여자가 적정수준이 될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경매제 도입은 IT산업 투자확대의 선순환에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요금인상과 통신망 투자지연, 통화품질 열화 등 학자들이 문제가 없다고 한 사항들에 대해 단호히 부정하고 있다. 사업자가 문제점을 지적하고, 원하지 않는 경매제에 대해 정부는 깊은 고민을 해야한다. 현재도 진행 중인 700MHz대역의 방송주파수 회수/ 통신으로 재배치 정책 추진을 일방적으로 밀어 붙일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한다. 우리와는 사회적 여건에서 큰 차이가 나는 미국이 경매이익을 얻었다고 해서, DTV채널 2~51까지 사용하는 미국이 채널 52이상을 재배치/경매했다고 해서 상대적으로 환경이 열악한 국내에서도 DTV채널을 14~51까지 우격다짐으로 우겨 넣을 일이 아니다. 주파수 경매를 통한 자본이익 획득이 국가정책의 우선 순위가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 형편에 맞는 제도와 관행이 있다. 자유시장경제를 지향하던 미국 경제의 종말을 보고 있지 않은가? 경쟁만이 최선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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