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재미있게’ 운영된다

방심위, ‘재미있게’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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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최진홍) 뉴라이트 계열의 박효종 전 서울대 교수가 위원장으로 임명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재미있게’ 운영되고 있다. KBS의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 검증보도부터 세월호 참사 오보 제재에 ‘기발한’ 발상으로 JTBC를 끼워넣는 일까지 그 면면도 다양하다. 일각에서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는 평이다.

최근 방심위는 보도교양방송특별위원회를 소집해 KBS의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 검증보도에 대한 심의에 돌입했다. 일단 특위는 대부분 ‘중징계’로 의견을 모은 상태다. 비록 방심위가 아닌, 외부위원 9명으로 구성된 보도교양방송특별위원회 결과는 심의에 있어 구속력을 가지지 않지만 방심위가 특위의 결과를 발판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한 제재를 가해왔던 전례에 비추어 볼때, 실제 중징계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KBS의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 검증보도의 경우, 논란이 되었던 교회 강연영상의 전체를 시청해도 국민의 의식수준과 상당히 떨어진다는 것에 중론이 쏠리기 때문에, 방심위가 이를 보도한 KBS에 중징계를 내리면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최근 2기 방심위의 무리한 제재가 법원에서 연달아 뒤집히는 상황에서 KBS의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 검증보도에 대한 방심위의 제재 가능성은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7월 2일 열린 방심위 산하 소위원회도 논란이다. 당시 소위원회에서는 세월호 참사 기간 오보를 낸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 채널에 대한 심의가 진행됐다. 최초 보도 당시 ‘학생 전원구조’ 자막을 내보낸 것을 두고 본격적인 제재 절차에 착수한 것이다.

그런데 당초 사무처에서는 종편인 MBN과 JTBC는 심의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특히 JTBC의 경우 자막으로는 ‘학생 전원구조’를 내보냈지만 영상에 등장하는 대화에는 “현재까지 이송 중 항해사가 언론매체 전화통화를 통해서 전원구조됐다고 하는데 그 말이 사실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자 “그렇다. 확인되지 않았다. 항해사의 전언이다. 다만 방금 들어온 소식에 의하면 목포 해경에서는 아직 147명으로 확인된다”는 멘트가 나갔다.

즉, 자막으로는 ‘전원구조’를 내보냈으나 멘트로 다른 가능성을 충분히 피력했다는 뜻이며, 사무처도 이를 인정해 심의 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이다.

하지만 김성묵 소위원장은 “JTBC만 봐줄 수 없다”는 이유로 JTBC 안건을 직권상정했다. 이어 함귀용 상임위원은 JTBC가 멘트를 통해 추가 취재 과정을 전달했다지만 자막으로 ‘학생 전원구조’라는 오보를 냈기에, 당연히 제재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 과정에서 함 상임위원은 “자막만 보는 사람도 많다. 조용히 해놓고 보는 사람들도 저를 포함해 상당히 많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결국 JTBC는 물론, 구조 명단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MBN도 전부 제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