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병이 나타났다

[디지털 전환 D-100 특집] 복병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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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쁘게 달려온 전국 디지털 전환 사업이 이제 마지막 스퍼트를 올리기 시작했다. 시범 지역을 제외한 전국 제1호 디지털 전환 지역이 탄생하고 아날로그 순차종료 방안도 공식적으로 등장했다. 더욱 선명한 지상파의 미래가 이제 눈 앞에 다가온 셈이다. 또한 디지털 전환 이후 난시청 해소 및 무료 보편적 시청권의 증진은 물론,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를 앞세워 더욱 의미있는 미디어 공적 책무 발현을 목표로 하는 청사진이 속속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바로 이 시점에 복병이 나타났다.

자막고지와 가상종료, 미디어 공공성의 복병으로 등장하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회장 최동환)가 최근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디지털 전환을 앞둔 현재 자막고지 및 가상종료를 실시한 지역의 직접수신률이 급격하게 하락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지 151호>에서도 비중있게 보도한 바 있지만 자막고지 및 가상종료를 실시한 4개 지역 즉 강원과 부산, 광주와 전라남도는 2011년 하반기와 2012년 상반기동안 엄청난 직수율 하락 사태를 겪었다.(표 참조)

(표-TV 시청가구 기준, 단위 %)

구분

강원

부산

광주

전라남도

2011 하반기

2012 상반기

2011 하반기

2012 상반기

2011 하반기

2012 상반기

2011 하반기

2012 상반기

직접수신률

16.9

2.3

13.5

4.5

23.0

4.1

9.9

3.3

케이블

60.9

74.8

77.7

77.2

74.4

83.1

83.4

81.6

위성방송

15.3

11.4

5.9

4.0

4.9

8.4

7.0

9.3

IPTV

13.4

15.5

10.0

19.7

4.2

4.6

3.3

6.1

표를 참조해보면 강원지역의 직수율은 16.9%에서 2.3%로 떨어졌으며(14.6% 하락) 부산은 13.5%에서 4.5%로 하락했다.(9.0% 하락) 또한 광주는 23.0%에서 4.1%로 떨어졌으며(18.9% 하락) 전라남도는 9.9%에서 3.3%로 하락했다.(6.6% 하락)

이러한 참담한 결과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다. 그 중 가장 주효한 원인으로는 자막고지 및 가상종료로 인한 불만으로 시청자들의 유료방송 가입수가 증대한 것. 여기에는 이를 호기로 삼아 공격적인 영업을 펼친 유료매체의 영향력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지상파 디지털 전환을 더욱 효과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수단인 자막고지와 가상종료가 오히려 무료 보편의 미디어 보편성을 보장하는 직접수신률 제고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친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채널재배치, 어이없는 예산삭감

우선 채널재배치 자체의 문제는 주파수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당장 혼신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미 5개소가 해당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데 채널재배치가 이루어지면 52개소까지 혼신으로 인한 부작용에 시달릴 예정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기획재정부는 채널재배치에 따른 방송사 손실 보전금을 대폭 삭감한데 이어(KBS기준으로 295개 시설, 753매체), 대민지원용 채널재배치 예산까지 줄여버렸다. 당장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채널재비치에 엄청난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또한 이는 고스란히 직접수신률 제고에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표-채널재배치 대상 현황)

DTV

기타 무선국

KBS

295개 시설 753매체

(기간국 15개소 29매체,

간이국 280개소 724매체)

·이동방송중계 : 3국

·라디오방송중계 : 1국

MBC,민방

127매체

(기간국 23, 간이국 104매체)

·이동방송중계 : 1국

·도서통신(KT) : 2국

합 계

880매체

7국

답답한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 승인

제주도 실험방송을 통해 그 경쟁력을 인정받은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의 방통위 승인 보류는 100일 밖에 남지 않은 디지털 전환 성공을 가로막는 강력한 복병 중 하나다. 해당 서비스는 무료로 다양한 방송 서비스를 시청자에게 제공하는 디지털 시대의 대표적인 방송 플랫폼이다. 그러나 자신들의 사업적 이익이 감소될 것을 염려하는 유료 매체의 반대에 아직도 본 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유료매체의 공공성 훼손과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하는 사악함을 엿볼 수 있다. 우선 유료매체의 경우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지상파 집중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 주장하며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문제가 되었던 DCS 논란을 보자. 유료매체의 한 축인 IPTV는 이 DCS를 시청자 편익을 위한 중요한 핵심 기술이라고 소개하지 않았는가. 클리어쾀 TV나 기타 다른 방송 부가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유료매체는 자신들의 기술 발전에는 긍정적이지만 지상파 방송 및 타 방송사의 방송기술은 ‘부정적인 것’으로 묘사하기에 주저하지 않았다. 또 의무재송신 사안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10년 전 의무재송신 문제가 수면위로 부상했을때 케이블 업체는 지상파 방송사의 집중현상이 심화된다는 이유로 의무재송신 확대를 반대했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도리어 지상파의 무료보편성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서 의무재송신 확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여기에는 CPS 문제가 걸려 있고, 없고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즉 ‘돈’ 문제가 걸리자 공공의 이익 운운하며 자신들의 입장을 손바닥 뒤짚듯이 바꾸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에도 마찬가지다. 지금 당장은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가 유료매체에 해롭다는 생각이 들자 이들은 지상파 집중 현상을 운운하며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가 자신들의 이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비록 그럴리는 없겠지만 의무재송신 문제처럼 CPS같은 특별한 변수만 생긴다면 당장 찬성하고 나설 것이다. 그러는 도중에 그들의 이론은 변하지 않는다. 자신들에게 이로울 때는 ‘무료 보편의 원리’를 들이대고 불리할 때는 ‘지상파 집중 현상 경계’를 들이대면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로 의무재송신 확대 문제로 현재의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를 이해하면 유료매체의 이중성을 더 잘 확인할 수 있다. 복병이다.

그 외 복병

블랙아웃의 위험 및 전국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시민의 재산권 침해 문제, 여기에 홍보의 부족함과 아날로그 방송 종료에만 치우치는 정책 결정, 공시청 설비 지원 미비와 유료매체에 대한 과다한 정부지원 등 전국 디지털 전환을 둘러싼 ‘복병’은 너무나 많다. 그러나 지금 소개한 세가지 복병은 그 중에서도 가장 실제적이고 위협적인 대목이기에 상세하게 소개했다. 절대로 다른 부분들이 덜 위험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지금 당장 우리가 반드시 챙겨야 하는 부분에 대해 우선순위를 마련하자는 뜻에서 본 특집을 마련했다.

D-100,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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