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영상 휴먼팩터 연구 경향

[기고]3D 영상 휴먼팩터 연구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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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 Comm&Tech. Lab 소장

 

 

 

 

 

 

 

2010년 12월 ‘3D 시청 안전성 협의회(이하 협의회)’에서는 ‘3D 영상 안전성에 관한 임상적 권고안’을 발표하며 시청자가 안심하고 편안하게 3D 영상을 볼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협의회에는 공학, 심리학, 안과, 정신과, 신경과 등의 의학계를 망라한 전문가들이 모여 3D 영상의 생체적 불편감 유발 요인을 발견하고 문제점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안전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구성되었다. 권고안의 핵심내용을 보면, 시청거리, 시청각도, 시청시간, 시청자 개인 특성에 따른 시청 방법 등이 제시되고 있고, 시청 이상반응 시 대처방안, 3D 방송 콘텐츠 제작 시 주의사항, 그리고 3D 방송 관련 기기 이용 시 주의사항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3DTV에 관한 휴먼팩터 연구 경향을 보면 크게 세부분으로 나누고 있는데, 시청자 관점, 콘텐츠 제작자 관점 그리고 제조자를 위한 관점이 그것다. 이러한 경향은 이미 3D 안전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일본의 내용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경우도 시청자의 경우는 시청자세, 시청위치, 시청시간, 저연령층에 대한 권고, 콘텐츠 제작자는 깊이에 대한 과도한 촬영과 편집 제한, 제조자들은 깜박거림(flickering)과 화면겹침현상(crosstalk) 등을 방지하기 위한 제안을 하고 있고, 텔레비전 제조사 역시 이와 유사한 시청자 권고사항을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안전 가이드라인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결과로써 제안되는 것인데, 각각의 영역에서 다양한 상황을 제시함으로써 이에 대한 시청자 반응을 조사하는 것이다. 가령, 협의회의 권고안의 경우는 교정시력 0.8이상의 성인남녀(18~55세) 115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다른 변인을 엄격하게 통제한 가운데 수행한 것이다. 이러한 3D 영상의 효과를 측정하기 위한 휴먼팩터 연구는 많은 연구가 수행되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에 3D 콘텐츠의 확산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과 함께 활발해지고 있다. 필자의 경우도 2008년 이후  8번의 실험을 통해 약 600여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해왔는데 그 연구결과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3D 영상을 볼 때 시청자의 평가를 네 번의 실험을 통해 ‘인지된 특성’, ‘프레즌스(몰입감)’, 그리고 ‘피로도’ 등의 세 변인으로 나누었다. 먼저 3D 영상의 특징을 어떻게 인지하는가를 보기 위해 ‘인지된 특성’ 변인을 살펴보니 ‘근접감’, ‘선명감’, ‘실물감’, ‘메시지 전달감’, 그리고 ‘공간 확장감’ 등의 다섯개의 하부차원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또한 ‘프레즌스’는 ‘시간적 관여’, ‘공간적 관여’, ‘객체 이입화’, 그리고 ‘객체 형상화’ 등 네 개의 하부 차원, ‘피도로’는 ‘부자연스러움’과 시각피로도‘ 등의 두 개 차원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3D 영상을 시청할 때 3D 영상의 특성이 잘 구현되었는지, 3D 영상에 얼마나 몰입하고 피로를 느낄 수 있는지 측정할 수 있는 척도를 마련했다. 콘텐츠 제작 시 폭주각(convergence)을 어느 정도로 주어야 시청자의 몰입도와 피로도가 적정 상황이 될 수 있을지 평가를 하기 위해 직접 3D 뮤직 비디오를 제작하여 실험을 하였다. 이 결과, 폭주각 1.42도에서 1.80도 사이였을 때, 3D의 특성과 프레즌스 그리고 피로도가 가장 적합함을 발견했다. 또한 시청시간과 3D 영상 장르에 따른 시청자 반응을 조사한 결과, 2D 영상으로 보았을 때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던 컨텐츠를 3D로 보여주었을 때 20분이었을 때보다 40분이었을 때 3D의 인지된 특성과 프레즌스가 떨어지고, 피로도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장르간의 차이는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극장에서의 최적거리와 3D 영화를 보기에 부적합한 거리를 발견하고자 했고, 3D 광고를 아이트래커를 통해 주의도(attention)와 재인(memory) 효과를 살펴보는 실험, 셔터글래스 방식과 편광방식의 TV 효과 측정 연구도 진행했다.

이러한 필자의 일련의 연구를 비롯해서 최근에 다양한 연구결과가 소개되고 있다. 제작 시에는 깊이에 대한 폭을 어떻게 조정(interocular)할지, 대상물이 스크린 앞으로 위치하는게 좋을지 뒤에 위치하는게 좋을지(convergence), 카메라의 이동 속도(느리거나 빠르거나), 위치(위, 아래, 수평 등) 등을 어떻게 할지, 대상물의 위치나 다층구조(layer)를 어떻게 할지, 밝기를 어떻게 할지에 따라 3D 영상의 효과가 달라짐을 발견해서 현장에서 콘텐츠를 제작할 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앞에서 장르간의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온 것은 사실 장르 자체보다는 콘텐츠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그리고 3D 효과를 어떻게 구성했는지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작 시에는 스테레오그래퍼(stereographer)라고 하고 불리우는 3D영상을 총괄하는 인력의 필요성을 제안하기도 한다. 3D 영상에 대한 관심에 비해 3D 영상의 휴먼팩터 연구는 그 넓이나 깊이 면에서 아직 초기에 머무르고 있다. 3D 영상 산업을 부흥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변인으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연구와 이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