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TSC 3.0 전문가 양성 과정 – SFN 설계를 중점으로

[기고] 글로벌 ATSC 3.0 전문가 양성 과정 – SFN 설계를 중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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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이하주 KBS 기술기획부 차장] 지난 5월 초 독일 리히테나우(Lichtenau)에서 5일간 ‘글로벌 ATSC 3.0 전문가 양성 과정’ 교육이 있었습니다. 전파 관련 전문 컨설팅, 교육 및 솔루션으로 명성이 높은 LS telcom사의 여러 엔지니어 분이 강의를 진행해주셨습니다. 이번 교육에서는 UHDTV를 비롯한 SFN 방송망 설계 및 전반적 지상파방송 기술·표준 개요, 그리고 이를 위한 기초 이론 등의 내용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드론을 이용한 안테나 패턴 측정, 시뮬레이션에 이용되는 지형 정보 데이터의 구조 이해, 그리고 실제 시뮬레이션 툴을 이용한 UHDTV 방송망 설계 실습 등 여러 유익한 부분도 함께 진행됐습니다. 본고에서는 다양한 교육 내용 중 가장 핵심 내용인 SFN 방송망 설계에 대해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OFDM
SFN 방송망 설계를 하기에 앞서 SFN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핵심 기술인 OFDM에 대해 먼저 알아보고자 합니다. 대부분의 통신·RF 엔지니어라면 이미 알고 계실 내용이지만, 다중 경로에 의한 심볼(Symbol) 간 간섭을 GI(Guard Interval) 삽입을 통해 보강 간섭(Constructive Interference)으로 만들어 채널에 의한 열화를 극복하는, SFN의 근간이 되는 변조 기법이므로 OFDM에 대한 이해 없이는 SFN를 설계할 수 없습니다.

OFDM(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x)은 문자 그대로 전송 대역폭에 하나의 반송파 주파수가 아닌 직교하는 여러 주파수로 나눠 보내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짧은 주기를 가지고 순차적으로 보내는 기존 단일 반송파 방식과 달리 여러 개의 직교 반송파 심볼을 동시에 전송하므로 심볼의 주기가 대역폭 내 반송파 개수에 비례해, 또는 반송파 하나의 대역폭 크기에 반비례해 늘어납니다. 주파수 영역에서 보자면, 단일 반송파 방식은 주기가 아주 짧은 심볼을 순차적으로 보내는 방식이며 푸리에 변환(Fourier Transform)을 했을 경우 광대역의 신호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여러 개의 부반송파(Subcarrier)를 사용할 경우 심볼 하나의 대역폭은 매우 협소해지며, 이를 푸리에 역변환한다면 주기가 매우 긴 신호가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8㎒를 한 채널로 쓰는 DVB-T 시스템을 생각해보면 전체 대역폭 중 RF 필터 등에 의한 마진을 고려했을 때 실제 사용 가능한 대역폭은 7.61㎒가 됩니다. 이 경우 근사화해서 생각하면, 대역폭의 역수가 심볼 하나의 주기가 되며 7.61㎒의 전송대역폭을 가진 신호는 약 0.131㎲가 한 주기가 됩니다. 그러나 6817개의 부반송파를 사용하는 OFDM을 고려하면 한 개의 부반송파가 점유하는 대역폭은 전체 대역폭을 부반송파의 개수보다 하나 작은 값으로 나눈 약 1116㎐가 되며, 하나의 부반송파가 만드는 심볼의 주기는 약 896㎲가 됩니다. 이는 전체 전송 대역폭을 하나의 반송파를 사용하는 경우보다 주기가 약 6816배 길어집니다.

그렇다면 OFDM은 어떻게 다중 경로에 의한 심볼 간 간섭(Inter-Symbol Interference, ISI)을 보강 간섭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해답은 바로 단일 반송파에 비해 훨씬 늘어난 심볼 주기에 있습니다. OFDM은 긴 주기를 가지고 있는 심볼의 앞 혹은 뒷부분에 GI라는 보호 구간을 삽입합니다. GI는 다중 경로에 의해 시간 지연된 2, 3차 경로의 신호가 보강 간섭으로 기존 신호에 더해질 수 있는 일종의 마진 시간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800㎲가 한 주기일 때 GI를 200㎲로 둘 경우(기존 정보가 담긴 구간은 GI를 제외한 600㎲임을 유의), 수신단에서 최초로 수신한 신호 대비 2, 3차 경로의 신호가 200㎲ 이상 늦게 수신되지 않는다면 GI를 제외했을 때 모든 신호가 송신된 정보를 전부 포함해 수신되고 이를 보강 간섭으로 합성할 수 있습니다(일반적으로 GI는 전송 신호의 최초 구간의 정보를 넣게 되며 이를 CP(Cyclic Prefix)라고 합니다). 주파수 측면에서 보면, 다중 경로 채널은 주파수 선택적 페이딩(Frequency-Selective Fading) 채널이며 주파수 변화에 따라 채널 이득이 심하게 변해 원신호에 왜곡을 주는 채널입니다. 따라서 송신대역폭이 클수록 더 심한 왜곡을 받게 되는데, OFDM의 경우 넓은 전송대역폭을 수천 개의 부반송파로 나눠 보내기 때문에 부반송파 하나의 관점에서는 주파수 선택적 페이딩 채널의 이득이 다소 평탄하게 나오며 어느 정도 주파수 비선택적 페이딩(Flat Fading)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즉, 전체 대역폭의 관점에서 봤을 때는 채널 이득이 들쑥날쑥해 신호 왜곡이 심해 보이지만 각각의 부반송파로 보면 이득이 일정해 큰 왜곡 없이 수신 신호를 복조할 수 있게 되는 원리입니다.

실제 OFDM 신호를 구현하는 과정은 IFFT(Inverse Fast Fourier Transform)와 FFT(Fast Fourier Transform)를 통해 이뤄집니다. 우선, 송신단에서 주파수 영역에서 QAM 등에 의해 Mapping된 신호가 IFFT를 통해 시간 영역의 여러 개의 주기가 긴 심볼 신호로 변환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송신 신호는 다중 경로 채널을 통해 여러 시간 지연을 가진 신호로 수신되고, 수신단에서는 이러한 시간 영역의 신호를 다시 FFT를 통해 주파수 영역의 신호 성좌(Constellation)로 변환해 복조합니다.

SFN 방송망 설계
앞서 OFDM을 활용해 다중 경로 페이딩 채널을 통해 들어온 시간 지연된 수신 신호를 효과적으로 합해 수신 레벨을 개선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 드렸습니다. 그렇다면, SFN 설계 시 이러한 OFDM 매개변수(Parameter)가 어떻게 조정될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도시A와 도시B를 방송 구역으로 하는 송신소A와 송신소B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두 송신소는 동일한 송신 주파수를 사용하는 SFN이며, 두 송신소 간 거리는 56.5㎞이고 출력 및 전송 매개변수는 두 송신소가 동일합니다. 이 주변에서 두 송신소의 신호를 모두 수신하는 경우는 마치 다중 경로에 의해 시간 차이를 두고 들어오는 두 신호를 수신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의 가운데 흰색 바탕의 영역은 송신소A와 송신소B의 신호의 도착하는 시간 차이가 GI 안에 들어오는 영역입니다. 녹색과 주황색 영역은 각각 송신소A와 송신소B의 신호가 너무 늦게 도착해 GI 안에 들어오지 못하고 송신소B 혹은 송신소A의 신호에 간섭으로 작용하는 영역입니다. 이 경우 수신 전계 강도를 계산했을 때 도시B의 일부가 송신소A의 간섭으로 인해 최소 수신 레벨을 만족하지 못해 난시청 지역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GI는 56㎲로, 수신점에서 두 송신소 간 거리 차이가 16.8㎞까지 차이 나는 경우에만 두 신호를 보강 간섭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도시B의 동쪽 지역 일부는 두 송신소 간 차이가 16.8㎞보다 더 큰 경우이며, 이 경우에는 두 신호가 당연히 간섭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로 GI를 더 늘려서 더욱 늦게 들어오는 신호도 전부 보강 간섭으로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이 경우 도시B뿐만 아니라 도시A 인근 간섭 지역도 양청 지역으로 바꿀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GI를 늘림으로써 기존의 정보 심볼 구간을 줄여야 하고, 이는 곧 SFN의 전송 용량(Capacity)을 저하시키는 단점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현재 경우는 전송 용량의 손해를 보는 GI 증가 방식보다는 두 번째 방법인 송신 신호에 시간 지연(Time Delay)을 삽입하는 방식이 더 적절합니다. 현재 문제가 되는 도시B의 난시청 지역은 송신소A의 신호가 송신소B의 신호보다 늦게 도착해 GI에 들어오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이때 송신소B의 신호에 시간 지연을 삽입하면 송신소A에서 오는 신호와의 시간 차이가 줄어들고, 이는 곧 두 신호가 GI에 들어올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말이 됩니다.

예를 들어 송신소B에 약 50㎲의 시간 지연을 삽입하면 GI까지 합산된 총 마진 시간은 106㎲이며, 거리로 환산했을 경우 31.8㎞가 됩니다. 이렇게 된다면 특정 수신점에서 두 송신소 간 거리의 차가 31.8㎞ 이내일 경우 두 신호가 GI 내로 들어오게 돼 보강 간섭으로 활용되고 해당 지역은 양청 지역이 됩니다. 물론, 도시A의 인근 지역 중 두 송신소 간 거리 차이가 31.8㎞보다 큰 지역은 송신소B의 신호가 간섭으로 작용하겠지만, 이러한 경우에는 대게 송신소A가 매우 가까운 지역이므로 송신소B의 간섭이 있어도 충분히 수신 전계 강도를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시간 지연을 삽입하면 이와 같이 전송 용량을 손해 보지 않고 난시청 지역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만약 도시가 세 개 이상이거나 더 큰 SFN 확보 혹은 출력·전송 매개변수 조정의 가능 여부에 따라 둘 중 더 적합한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SFN 방송망 설계에 근간이 되는 OFDM과 SFN망 최적화를 위해 필요한 GI 및 시간 지연 삽입에 대해 설명해 드렸습니다. 해당 방법을 통해 전국 SFN망을 구성하고자 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동일 송신 주파수를 사용하는 송신소 간 거리가 GI 안에 들어오는지 여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이 글에서 언급되지 않았던 교육 내용 중 출력·전송 매개변수, 송신소 위치, 송신 안테나 패턴, 고정·이동·실내 수신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SFN 방송망에 대한 사전·후 시뮬레이션 및 전파 조사를 반드시 수반해야 최적의 방송망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필자의 글이 전국의 UHDTV 방송망을 구축하시는 지상파방송 엔지니어 분들에게 아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이번 교육에서 얻은 성과 중 가장 큰 성과라고 단연코 생각합니다. 또한, SFN 도입으로 주파수 효율성을 높이고 다른 서비스로의 응용 등 지상파 방송사가 한 단계 더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이 됐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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