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시청자는. 왜. ‘나는 솔로’에 심취하게 되었을까?

[기고] ‘나’라는 시청자는. 왜. ‘나는 솔로’에 심취하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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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월간 방송과기술』 2023년 9월호에 실린 원고입니다.>

[방송기술저널=최홍규 EBS 디지털인재교육부 연구위원/미디어학 박사] 2021년 7월부터 방영이 시작된 TV 프로그램 콘텐츠 <나는 솔로>는, 남녀 간의 데이팅 프로그램 형태로 제작된 콘텐츠다. 올해로 벌써 방영된 지 2년이 넘었으니, 실제 상황을 담은 리얼리티 예능 콘텐츠로는 어느 정도 자리 잡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요즘 리얼리티 예능 콘텐츠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으니까.

현실에서 솔로인 남녀가 ‘솔로나라’로 불리는 숙소에서 생활하며 짝을 찾는 콘텐츠 포맷은 시청자 입장에서 다소 식상할 수 있지만, <나는 솔로>는 2년이 지난 지금까지 많은 이슈를 낳으며 인기를 유지하고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필자에게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콘텐츠 <나는 솔로>. 과연 많은 시청자에게 왜 인기를 끌 수 있었을까? 단순히 연애 프로그램이 그간 누려왔던 인기의 원인과는 또 다른 무엇이 있다고 봤다.

‘솔로’, 그리고 ‘결혼’의 개념을 다시 생각해 보는

<나는 솔로>에 심취하는 시청자층은 다양하겠지만, 그들이 모두 소위 ‘솔로’는 아니다. <나는 솔로>에서 정의하는 솔로의 개념은 ‘결혼한 상태가 아닌 싱글 남녀’이다. 따라서, 시청자 대부분 이 <나는 솔로>에서 정의한 솔로의 영역에 포함되는 시청자 군일 것도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나는 솔로>를 시청하는 많은 시청자가 솔로가 아닌 경우도 많고, 결혼생활 중인 시청자도 많다. 왜 그럴까?

<나는 솔로> 메인 페이지 이미지
https://programs.sbs.co.kr/plus/iamsolo/main

싱글 남녀가 서로 사귀다가 결국 결혼이라는 목적지에 골인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아니다. 싱글 남녀가 꼭 결혼해야만, 꼭 아이를 낳아야만 의미 있는 커플로 백년해로하는 그런 시대는 지났다. <나는 솔로>에서는 싱글 남녀가 커플이 되고 결혼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사실상 콘텐츠의 내용을 보면 결혼이라는 목적지보다 그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보려 노력한다. 싱글 남녀에게 사람을 사귀는 데 있어 중요한 가치관, 끌리는 이성상, 결혼생활을 하며 영위하고 싶은 삶 등 결혼했든 하지 않았든 간에 인생을 살면서 한 번쯤 생각해 봤을 문제들을 세심하게 다루고 있는 것이다.

<나는 솔로>를 통해 커플이 된 남녀에게 무조건 결혼이 성사되는 것도 아니고, 만남이 지속된다는 보장도 없기에. 출연자는 다시 ‘솔로’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시청자로서 <나는 솔로> 콘텐츠 내용에 심취하다 보면 결혼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결국 ‘솔로’라는 개념에 감정을 이입하게 된다. ‘나’라는 시청자는 언제 ‘솔로’라고 느꼈었는지,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나는 솔로’라고 느꼈던 감정이 사라진 것인지. 그랬다면 어떤 이유에서 그랬는지. <나는 솔로>를 시청하며 이에 대해 곱씹어 보게 된다.

연애의 과정을 통해 발산되는 매력,
그것은 오늘날 인플루언서의 몸값을 올리는 가치

<나는 솔로>에 출연하는 싱글남녀에게는 또 하나의 스펙이 생긴다.

<나는 솔로> 출연 문의 페이지 https://programs.sbs.co.kr/plus/iamsolo/basicinfo/70648

바로 ‘<나는 솔로>의 몇 기에 누구로 나왔던 사람’이라는 스펙이다. 만일, “결혼도 못 했으면서 사람들에게 얼굴을 알리는 것이 스펙이냐?”라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SNS라는 문명의 도구에 관해 관심이 없거나, 깊이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일 것이다.

<나는 솔로> 공식 인스타그램 릴스 화면 https://www.instagram.com/iamsolo_sbsplus/reels

<나는 솔로>에 출연한 출연자는 각양각색의 개성을 발산하며 자신의 SNS 팔로워 수를 늘릴 수 있다. 사람은 연애의 감정에 빠질 때 다양한 매력을 표출할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솔로> 출연자의 매력은 인플루언서로서 자신의 가치를 올리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나는 솔로> 출연 이후에 수많은 DM(Direct Message)을 받고 유명인이 된 사례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나는 솔로>로 얼굴을 알린 출연자가 SNS에서 유명인이 되어 자신의 출연 당시 에피소드를 언급하게 되면, 콘텐츠로서 <나는 솔로>에 대한 입소문이 더욱 퍼지게 되기도 한다. 이런 메커니즘으로 <나는 솔로>의 화제성이 유지되기도 한다. 시청자들은 <나는 솔로> 출연자에게 연애의 감정을 이입하고, 이들 출연자가 SNS 유명인이 되면 팔로워를 자처한다. 그러면서 콘텐츠의 인기가 유지되는 방식이다.

담화할 것이 많은 콘텐츠
무한히 생산되는 이야깃거리들

오늘날 콘텐츠가 인기를 끌기 위해서는 이야깃거리가 많아야 한다. <나는 솔로>의 인기 요소를 찾자면 이야깃거리가 풍성하기 때문이다.

<나는 솔로> 출연자는 연예인이 아니다. <나는 솔로> 콘텐츠 내에서 발생하는 상황도 실제 생황이다. 따라서, 출연자와 콘텐츠 내용 모두 작위적일 필요가 없다. 그래서인지 <나는 솔로>는 이야기할 꺼리가 더욱 많이 생산될 요소를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일반인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에 시청자가 심취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바로 출연자에게 느껴지는 아우라가 없기 때문이다. 어떤 시청자도 자신과 동일한 수준의 평범한 출연자에게 관심 가질 리는 없다. 하지만, <나는 솔로> 출연자에게는 시청자들의 관심이 쏟아진다. 그 이유는 <나는 솔로>의 스토리가 전개되는 동안 출연자에게 연애 대상이자,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아우라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일반인 출연자에게 형성된 아우라의 기능은 강력하다. 일반인 출연자는 기존에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유명인에 비해 더 다양한 인생 스토리를 지녔을 수도 있고, 다양한 개성들을 보여줄 수 있으며, 우리의 삶과 더 친숙한 매력도 있다. 따라서, 이렇게 형성된 아우라를 통해 시청자는 일반인 출연자를 ‘관심 가져볼 가치가 있는 대상’으로 여기게 되며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이야깃거리로 인식하게 된다. <나는 솔로> 출연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그에 따른 이야깃거리도 더욱 풍성해지는 원리가 그렇다.

그래서인지, <나는 솔로> 출연자에 대한 화제성은 계속 높아진다. 출연자의 일거수일투족은 관심을 받고, 출연자의 말투와 행동을 특징으로 잡은 예능 캐릭터가 생겨나기도 한다. 심지어 출연자가 했던 말이나 행동을 통해 심리를 분석하는 콘텐츠도 생겨난다. 전원이 일반인으로 구성된 예능 프로그램 형태의 콘텐츠가 이러한 화제성을 낳게 되니, <나는 솔로>는 유명인에게 높은 출연료를 지급해 제작하는 예능 프로그램에 비해 제작 가성비가 좋은 콘텐츠라 할 수도 있겠다.

<나는 솔로>와 연관된 유튜브 콘텐츠
https://www.youtube.com/results?search_query=%EB%82%98%EB%8A%94+%EC%86%94%EB%A1%9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