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P 역차별 해소‧n번방 방지법, 국회 본회의 통과

글로벌 CP 역차별 해소‧n번방 방지법, 국회 본회의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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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들의 무임승차를 막는 법과 디지털 성범죄물 등 불법 촬영물 유통에 대한 정보통신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n번방 방지법이 제20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5월 20일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잇따라 개최하고 이른바 ‘통신 3법’으로 불리는 정보통신망법과 전기통신사업법, 방송통신발전기본법 등 핵심 쟁점 법안들을 통과시켰다. 다만 민간 데이터센터(IDC)를 국가재난관리시설로 지정하는 데이터센터 규제법은 법사위 소속 의원들이 중복 규제라는 이유로 보류해 자동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무임승차 방지법이라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CP 등에게 서비스 안정 책무를 지우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네이버나 카카오 등 국내 CP는 물론이고 구글이나 넷플릭스 등 글로벌 CP도 인터넷 서비스 품질 유지 의무를 지니게 된다.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5월 7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에서 이 법안에 대해 “지난해 페이스북의 접속경로 변경으로 국내 이용자가 불이익을 받았던 것을 고려할 때 글로벌 CP에게 모종의 책임을 부과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네이버는 연간 약 700억 원, 카카오는 300억 원 정도 망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지만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과 같은 글로벌 CP는 망 사용료를 거의 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몇 년 전부터 국내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 불공정행위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논란이 됐던 역차별 관련 법안이 처음 제정된 것에 대해서는 의미가 있으나 실질적인 역차별 해소는 어렵지 않겠느냐. 오히려 국내 사업자만 더 규제를 받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나 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 기업들은 해당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망 품질을 유지하는 의무는 통신사에 있는데 그 의무를 CP에게도 부과하게 되면 스타트업을 포함한 모든 CP에게 부담을 지울 수 있기 때문에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 인터넷 사업자가 디지털 성범죄물 등 불법 촬영물을 삭제하고 접속을 차단할 책임과 의무를 지는 이른바 n번방 방지법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이 법안에는 해외에 서버나 사이트를 두고 불법 촬영물을 유통하는 사업자에게도 책임을 묻는 역외규정 적용과 국내외 사업자의 불법 촬영물 유통 방지 투명성 보고서 제출 의무화도 포함됐다.

인터넷기업협회‧벤처기업협회‧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은 n번방 방지법 관련 공동질의서를 통해 “인터넷 사업자의 디지털 성범죄물 유통 방지 의무가 강화되면 사업자가 이용자의 게시물과 콘텐츠를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사적 정보까지 사찰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는 5월 15일 “n번방 사태 재발을 방지하는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불법 촬영물, 불법 편집물, 아동·청소년 이용 성착취물에 대한 인터넷 사업자의 유통 방지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이라며 “사적 검열 우려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성호 방통위 사무처장은 “인터넷의 특성상 디지털 성범죄물이 한 번 유포되면 피해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고통을 안기기 때문에 빠른 삭제와 차단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법안의 취지”라며 “인터넷 사업자에게 ‘정보통신망을 통해 일반에 공개돼 유통되는 정보’ 중 디지털 성범죄물에 대해 삭제 등 유통 방지 조치를 하거나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할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에 개인 간 사적 대화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어디까지가 사적 대화이고 어디서부터 공개 정보인지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현실에 적용하기에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 n번방 사건을 촉발한 텔레그램 등 해외 사업자에 대한 규제 집행력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방통위는 “법제를 정비해 해외 사업자에 대한 실질적인 규제 집행력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조사와 행정제재를 실시하고 국내외 사업자에 대한 이용자 보호 업무 등 다양한 제도를 적극 활용해 해외 관계 기관과의 국제 공조를 확대하는 등 다각적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답했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의문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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