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방송 폐업 결정…지상파 최초로 면허 반납

경기방송 폐업 결정…지상파 최초로 면허 반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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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KFM 99.9 경기방송’이 방송통신위원회에 면허를 반납하기로 했다. 지상파 방송사가 면허를 자진 반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방송에 따르면 경기방송은 2월 20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지상파방송허가를 반납하고 폐업하기로 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사회는 노사갈등이 지속되면서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피해지자 전원 만장일치로 폐업 결의안에 합의했다. 이사회 측은 “노사갈등에 급격한 매출 감소, 방통위의 경영 간섭 등으로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경기방송 이사회가 통과시킨 결의안은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경기방송 주주들에게 통보된 상태다. 3월 1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 안이 통과되면 22년간 경기도 유일의 지상파 민영방송사였던 경기방송은 폐업하게 된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해 12월 30일 허가유효기간이 만료된 경기방송에 조건부 재허가를 의결했다. 방통위는 “심사 기준 점수(650점) 미달, 경영 투명성 및 편성의 독립성 제고 등을 위한 개선 계획의 미흡, 방송법 위반 상태 지속, 대표이사의 경영권 제한, 부적절한 이사회 운영, 감사위원회의 독립성 문제, 허위 자료 제출, 편성의 독립성 문제, 협찬 수익 과다 등의 사유로 재허가 거부를 고려했으나 경기방송이 지역 라디오 사업자로서 20년 넘게 방송을 해온 점, 시청자들의 시청권 보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건부 재허가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재허가 조건은 △‘경영권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자(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해 논란을 일으킨 현모 본부장)’를 경영에서 배제할 것 △공개 채용 등 대표이사 선임 절차 마련할 것 △재허가 이후 3개월 내 특수관계자가 아닌 사람을 사내이사로 위촉할 것 △공모를 거쳐 사외이사‧감사 또는 감사위원을 선임할 것 △새로 구성된 이사회는 3개월 이내 경영 개선 계획을 제출하고 방통위 승인을 받을 것 △이행계획을 매년 4월 말까지 방통위에 제출할 것 △지자체 협찬 및 행사를 매출액 대비 50% 이하로 낮출 것 등이다. 이 때문에서 경기방송 내외부에서는 지나친 경영간섭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경기방송 노조 측은 사측으로부터 일방적으로 폐업결정을 통보받았다며 즉각 반발했다. 경기방송 노사는 최근 몇 년 동안 인사, 프로그램 편성, 회사 기밀 유출 등으로 지속적인 갈등을 겪어 왔다.

한편 방통위는 경기방송의 자진 폐업 소식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석진 부위원장은 26일 열린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작년 말 재허가 심사에서 시청권 보호와 고용 문제를 고려해 조건부 재승인을 결정했는데 시쳇말로 잉크도 마르기 전에 폐업을 결정할 수 있느냐”며 비판했다. 김 부위원장은 “폐업 신고를 하면 받아줘야 하는 것인지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표철수 상임위원도 “우리나라 방송 사상 사업자가 방송을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처음”이라며 “시청자 권익 보호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후속 절차를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허욱 상임위원 역시 “시청권 보호와 고용 대책 차원에서 고용노동부와 지방자치단체 등과 의견을 나누어야 한다”며 “법적으로도 여러 가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조건부 재허가에도 자의적인 폐업 결정에 나선 것은 방송 사업자로서 기본 자세가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한 뒤 “방송 사업 허가를 반납하겠다고 하는 것을 막을 수 없지만 방송 시설 매각 금지 같은 부분을 강제할 수 있는지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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