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TV 내수시장, 중국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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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TV 내수시장을 보유한 중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미디어 플랫폼에 있어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던 중국이지만,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기존 평판 TV와 더불어 UHDTV의 발전과 관련된 비전과 향배는 이제 중국이 쥐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는 평판 TV 글로벌 시장 점유율 26.8%로 8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했다. LCD(액정표시장치) TV 25.6%, LED(발광다이오드) TV 26.1%,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 TV 46.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가히 전 종목 석권이라 불리기에 부족하지 않다. 그리고 LG전자도 유럽(23.2%)과 중남미(27.6%), 중동/아프리카(25.9%)의 시장 점유율로 2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중국 TV 시장은 만만하지 않다. 세계를 호령하는 국내 제조사들이 유독 힘을 쓰지 못하는 곳도 바로 중국이다. 우선 중국 내 평판 TV 시장은 자국 업체가 1위부터 5위까지 독식하고 있다. 하이센스와 스카이워스가 16.3%로 공동 1위를 기록했고 TCL(16.0%)과 창홍(13.2%), 콩카(9.2%)가 그 뒤를 이었다.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평판 TV 분야에 있어 중국과 글로벌 시장이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점이다.

현재 세계는 평판 TV 분야에 있어 양적 성장을 멈춘 상태다. 2월 28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TV 출하량이(평판부터 UHDTV 포함) 2억2,430만대로 전년대비 5.9% 감소됐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1년 2억5,534만대에 비해 무려 6.7%나 줄어든 수치며 이는 세계를 강타한 장기적 경제불황이 직접적인 이유로 여겨진다. 이런 상황에서 브라운관 TV의 경우 국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마지막 남은 전진기지로 여겨지던 인도에서 철수하고 파나소닉마저 PDP TV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했지만 대체할 마땅한 대안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은 사정이 다르다. 2012년과 2013년 중국 TV 시장 규모는 각각 268억 달러와 285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5.8%와 6.5% 성장했다. 여기에는 3DTV와 UHDTV와 같은 뉴미디어 디스플레이보다는 기존 평판 TV 수요가 증가한 부분이 주효했다. 결론적으로 국내 제조사들이 세계의 평판 TV 시장을 주도하는 한편 역량을 나누어 뉴미디어 디스플레이에도 역점을 두고 있지만, 중국의 경우 평판 TV에 집중된 수요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우선 막강한 내수시장이 느리지만 확실하게 뉴미디어 디스플레이로 선회하는 분위기가 포착되고 있으며, 국내 제조사들의 도전도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삼성전자는 중국 내 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평판 TV는 물론 가변형-커브드 UHDTV를 앞세운 타깃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2월 2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삼성포럼에서 윤부근 대표가 포럼의 연사로 나서 중국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한 것도 이와 결을 함께한다. 이 자리에서 윤 사장은 “7개 연구소, 디자인센터, PIT, LRL의 연구원을 비롯해 6만 명에 이르는 중국 삼성전자 직원들이 현지에 최적화한 혁신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땀 흘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 중국은 변화중이다. 거대한 내수시장을 보유한 아시아의 거인은 아직 자국 제조사의 평판 TV에 머물러 있지만 뉴미디어 플랫폼에 있어서 빠르게 체질개선을 감행하는 중이다. 당장 제조사들이 중국 시장을 잡지 못하면 미래의 비전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평판에서 철수한 일본의 제조사들이 UHDTV에 있어 촬영과 제작, 편집에 이르는 다양한 인프라로 무장해 본격적인 반격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디스플레이에 집중된 국내의 업계 전략도 일정 수준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