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이 지상파 DMB를 두고 자가당착에 빠졌다.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 등 외산 스마트폰에 장착되지 않은 지상파 DMB를 당연하게 내장했던 국내 스마트폰이 방수와 방진 등 기본적 보호기능 서비스 장착을 앞두고 커다란 고민에 직면했다.
최근 갤럭시S5를 공개한 삼성전자는 기기에 고무패킹을 내장했다. 기존 시리즈와 달리 스마트폰이 두꺼워졌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방진과 방수를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다. 최근 화장실이나 수영장, 기타 생활 밀접형 공간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3G 시절에는 달려있던 스마트폰 걸이도 사라진지 오래다.
그러나 현재에 이르러 지상파 DMB가 문제로 부각됐다. 내구성을 강화한 갤럭시S5에서 지상파 DMB를 보려면 안테나를 뽑아야 하는데 이 부분이 고무패킹에 걸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방수와 방진기능을 강화한 마당에 안테나가 뽑히는 미세한 틈을 남기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다. 이래저래 고민에 빠진 셈이다.
그런 이유로 최근 방수와 방진을 바탕으로 막강한 내구성을 자랑하는 국내 스마트폰 일부는 지상파 DMB 기능을 아예 빼기도 했다. 하지만 내구성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지상파 DMB 기능을 빼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부터 지상파 DMB가 순차적으로 고화질 DMB를 송출하면서 이를 즐기는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니즈’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5월 한국DMB를 시작으로 8월에 YTN DMB가 먼저 고화질 지상파 DMB를 송출했고 뒤이어 SBS, KBS, MBC가 순차로 고화질 DMB를 송출하고 있다. 고화질DMB는 KBS 기술연구소가 주관해 카이미디어와 공동 개발한 것. 통신망(LTE, 3G, WiFi 등)을 통해 ‘화질개선 신호’를 송출해 DMB 신호와 합성해서 현재 320×240(QVGA급)의 DMB화질을 SD화질에 준하는 640×480(VGA급)으로 개선했다.
당장 삼성전자를 위시한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내구성을 강화한 차세대 생활 밀접형 스마트폰을 출시하려면 지상파 DMB를 포기해야 하지만, 이를 포기하자니 해당 서비스를 원하는 이용자층이 걸린다. 별도의 요금이 없이 끊김없는 방송을 즐길수 있는 지상파 DMB의 영향력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제조사의 걱정도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