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빠진 방통위 정책…한목소리로 비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주파수 회수․재배치에 대한 공청회를 파행으로 진행하려고 하는 등 주파수 관련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지난 5일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주최로 ‘DTV 주파수 정책 간담회’}}가 14층 DTV코리아 회의실에서 오전 10시 30분부터 열렸다. 이재명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SBS 한웅 기술인협회장, 박성규 연합회 정책위원, 방송협회 박상호 연구위원, DTV 채널배치협의회 실무자인 MBC 김영석, KBS 성영모, 정종완, EBS 조영준씨가 참석해 논의를 진행했다.(주요내용만 추렸다)
▶공청회가 될 뻔한 주파수토론회에 대해
이재명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이하 사회): 우선 이번 공청회에 대한 얘기부터 해보자. 행정절차법상 14일전에 홈페이지 등 여러 통로를 통해 공고가 이뤄지지 않고 2일전에 공고된 점, 900MHz 등 DTV채널에 대해 방송사와 협의가 접합점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공청회를 밀어붙였다는 것, 공청회 자료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다양한 의견 수렴이 전혀 되지 못한 점 등의 문제로 인해 우리와 언론노조가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공청회는 무산되고 토론회로 개최되었다. 이에 대해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박상호 박사가 문제점을 짚어 달라.
박상호 방송협회 연구위원(이하 박상호):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800MHz, 900MHz, 700MHz 주파수가 중요한 논의사항이었지만 설명회 정도 수준이었다. 방통위의 주파수 활용계획에 대한 이야기도 구체적으로 나타나지도 않았고, 내용이 공지도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나눠준 내용과 발표한 내용도 달랐다. 심도 있는 토론을 갖지 못했다. 다만 각계 관계자들을 섭외한 걸 보면 형식은 갖추어 공청회로 갈려고 했던 것 같다. 주파수 회수가 주요 논의 사항이었는데 보상재원이 확보가 안 된 상태에서는 주파수 회수정책을 세운다고 해도 추진할 수 없을 것이다.
사회: 방통위의 이번 행보를 봤을 때 합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이 문제에서 대해 이야기해보자.
박상호: 와이브로나 IMT 2000 등 통신관련 주파수는 시의 적절한 타이밍이다. 하지만 700MHz나 900MHz에 대한 논의는 방송사와 깊은 논의가 이뤄지기 전에 안건화되는 건 모순이다. 천천히 진행해야 한다.
성영모: 주파수 회수 재배치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충분한 검토와 합의가 이뤄지면 받아들일 수 있다.
사회: 당사자간에 합의되지 않은 사항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하면 우리도 지난번과 같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다.
▶DTV채널 배치 추진위원회에 대해
사회: 방통위와 방송사가 DTV 추진위원회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어떻게 논의가 진행되고 있나.
김영석: 현재 실무위원회는 채널배치 추진위원회 실무전문가그룹으로 구성돼 있다. 방통위 관계자와 전파연구소, 전파관리소, ETRI, 지상파 방송사 5사가 참여하고 있다. 방통위와 방송사의 가장 큰 간극은 난시청 해소 접근 방법의 차이다. 방통위는 주파수 회수란 목적을 위해 간이국 위주로 구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방송사 입장에서는 관리 유지의 어려움 등 때문에 광범위한 기간국 위주로 구축하고자 한다. 그 이후 국소 난시청 지역은 극소출력 중계기 등을 통해 해소를 하고자하는 게 가장 큰 차이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방통위는 자체 검토한 14~51번까지로 DTV채널을 제한해 놓고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한웅: 작게 여러 개로 가자고 하는 이유는 뭐냐.
김영석: 지형적인 상황을 볼 때 출력이 작으면 해당 커버리지가 작다. 지형적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산으로 분리될 경우 같은 주파수 활용이 가능하다. 그래서 방통위 입장에서는 주파수 재활용율을 높일 수 있다고 간이국으로 가라는 것이다.
사회: 방송을 통신과 같이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방식을 적용하겠다는 것 자체가 실무위가 제대로 못 굴러가는 근본원인이라 할 수 있다. 전파법에도 높은 지역에다 송신소를 세우고 전파를 송출하도록 하고 있다. 법에도 나와 있는데도 방통위는 억지로 출력도 줄이고 고지대에 있는 것도 저지대로 내리라고 한다.
한웅: 방송을 통신서비스처럼 이해해서는 안된다. 브로드캐스팅(Broadcasting)과 텔레커뮤니케이션(Teleommunication)의 정의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방송의 무료 보편적 서비스에 대해
사회: 방송사는 공익적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위해 디지털 전환 이후 직접 수신율 높이기 위해 노력 중에 있다. 적절한 DTV채널 배치도 고민이다. 이에 반해 방통위는 직접 수신보다는 방송채널을 빼가서 타용도로 활용하려는 생각인 것 같다. 실무위 차원에서는 한계가 있는 듯하다. 또 다른 방식으로 협의를 해가야 하는 것 아닌가 고민이 든다. 방송의 특성은 살리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박성규: 방송은 대국민 서비스다. 방통위는 어떻게든 주파수를 타 용도로 활용할 생각만 한다. 목적이 서로 다르다. 송출재원 문제에서부터 합의도 안된 과정에서 14~51번대역으로 채널을 제한하는 것은 모순적이다. 요즘은 핸드폰, DMB 등 핸드 헬드(Hand-Held) 시대다. 방송도 미래에 어떤 환경에 대처해야 할 지 모른다. 환경에 대한 변화도 고려해 보지 않고 51번 안에다 구겨 넣는 것은 모순이다.
사회: 글로벌 시대로 접어들면서 통신도 글로벌화 시대이다. 통신에서도 세계적 동일주파수 대역을 지정해놓으면 로밍서비스가 원활하다는 것, 오로지 그 목표로 접근하고 있다. 방송측면에서 보면 지형적인 환경, 주거환경 등을 따져보고서 접근을 해줘야하는데 방통위는 해외사례만 들어 주파수를 한정적으로 잘라서 재배치 해보자고 한다. 외국과 우리나라의 차이점에 대해 얘기해 보자.
한웅: 우리가 비교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 ATSC 전송 방식을 쓰는 나라는 미국뿐이다.
사회: 2001년부터 전송방식투쟁을 하는 과정에서 주파수 효율성을 위해 싸웠었지만 정부가 미국식을 밀고 나간게 지금의 DTV채널 배치 문제를 어렵게 만들었다. 방통위의 안을 따르면 단순 비교를 해봐도 미국은 채널이 50개이고 우리는 채널이 38개이다. 12개가 차이가 난다. 지형조건도 미국은 환경이 평지다. 웬만하면 도시 전체가 다 커버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동일 방송권역 안에서도 수많은 야산으로 덮혀 있다. 그리고 주거환경 자체가 고층 건물, 아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전파가 전파되는 데 상당한 장애가 있는 상황이다. 지형 조건만 봐도 미국에 비해 상당히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방통위안은 채널이 미국보다 보면 12개나 적다. 조건이 나쁜 만큼 주파수가 많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방통위가 무조건 밀어붙이는 상황이 답답하다.
박성규: 방통위가 지금 와서 주파수를 남기는 방식으로 회수, 재배치하려고 했다면 연합회가 제안한 앞선 기술(DVB-T)을 받아들였어야 했다.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정부가 지도하고 규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2012년을 앞두고 주파수를 가져가려고 생각만 하는 것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한웅: 방송사와 방송협회 고민 많이 해야 한다. 방통융합 시대에는 방송산업과 통신산업이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방송을 죽이고 통신만 살려서 잘될 수 없다. 방통위가 이런 고민에 빠지게 만들어야한다. 그러다 보면 주파수 문제도 평행선만 달리지는 않을 것이다.
박성규: 시청자나 방송사의 논리보다 산업논리가 앞서있다. 주파수의 논리도 산업논리로 치우쳐 있다. 시청자서비스가 우선이 되어야한다.
사회: 오늘 다 못한 이야기는 앞으로 자주 만나서 얘기하자.
(** 정리가 되는대로 전문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