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과감한 정책지원으로 디지털 전환 투자 이끌어야

[2008년 디지털 전환 현주소 1]정부, 과감한 정책지원으로 디지털 전환 투자 이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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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바라며
1> 2009년 디지털 전환 현 주소
2> 해외 디지털 전환 사례
3> 2012년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바라며

<편집자주>
지난 10월 한국 지상파디지털방송 추진협회(이하 DTV 코리아)가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2012년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 DTV코리아를 비롯해 지상파 방송사들의 할 일이 많다. 아날로그방송 종료 홍보를 비롯해 수신환경 개선 노력, 효율적인 주파수 회수 재배치 등 산적한 과제를 잘 해결해야만 한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에서는 3번의 기획연재를 통해 2009년 디지털 전환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한 과제를 찾아보고자 한다.

정부, 과감한 정책지원으로 디지털 전환 투자 이끌어야


김영석 MBC 기술기획부 차장

특별법 시행령에는 아날로그 방송 종료일이 없다

  “지상파 텔레비전방송의 디지털 전환과 디지털방송의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이하 디지털 전환 특별법) 제7조에 의하면 아날로그 TV방송의 종료일은 2012년 12월 31일 이전까지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지상파방송사는 종료일까지 아날로그 TV방송을 종료해야 한다. 그런데 2008년 7월 17일 공포된 디지털 전환 특별법 시행령에는 아날로그 TV방송의 종료일이 언제인지 찾아볼 수가 없다. 모법인 디지털 전환 특별법에서는 2012년 12월 31일 이전에도 아날로그 TV방송을 종료할 수 있도록 시행령에 위임했는데 이를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통상 시행령은 모법에서 위임한 내용을 충실히 반영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왜냐하면, 현재의 디지털 전환 상황에서 2012년 12월 31일 이전에 아날로그 TV방송을 조기 종료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결국 법에서 정한 마지막 날이 되어야 가능할 것이라는데 정부와 방송사 모두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에 있어서 가장 먼저 결정해야할 것은 시청자, 방송사, 정부, 산업계 등 우리사회 전반에 걸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아날로그 TV방송의 종료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아날로그 TV방송의 종료일은 디지털 전환을 국민들에게 알리는데 있어서 가장 좋은 홍보꺼리이며, 디지털 전환의 주체인 방송사 및 정부, 산업계 등 관련 당사자에게 분명한 목표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디지털TV 추진 과정을 보면, 1997년 11월 미국방식(ATSC)을 채택하였으며 수도권 지역에서 실험방송 및 시험방송을 거쳐 약 4년 후인 2001년 말에 본방송을 개시하였다. 이후 2004년 7월에는 광역시, 2005년 12월에는 도청소재지, 2006년 7월에는 시ㆍ군으로 확대되어 전국적으로 우수한 품질의 디지털T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2010년에 아날로그 TV방송을 종료함으로써 디지털 전환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정책추진동력이 약화되어 전반적으로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 1, 디지털 TV 보급률 저조
  그러면 현재 우리나라가 당면한 디지털 전환 관련 문제점을 살펴보자. 첫 번째 문제는 디지털TV 보급이 저조하며 아날로그 TV방송의 종료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것이다. 해외 주요국가와 비교해보면, 2007년 말 현재 가구당 디지털TV 보급률은 23.5%(판매대수 기준 33.4%)로 영국의 86.5%와 일본의 43.7%(판매대수 기준 60.9%)에 비해 저조하다. 또한 아날로그 TV방송의 종료에 대한 인지도에 있어서는 영국의 89%와 일본의 93.9%보다 훨씬 낮은 31.3%에 머무르고 있다. (舊)방송위원회의 2007년 TV 시청행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디지털TV 보급률이 낮은 원인 즉 시청자들이 디지털 TV 구매를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날로그 TV로도 충분하다’가 72.5%로 절대 다수이며, 디지털TV 가격이 고가여서(20.8%)와 HD 콘텐츠 부족(1.0%) 등이 뒤따른다.

문제 2, DTV 수신환경 열악
  또 다른 문제점은 지상파 방송사의 디지털 전환이 미흡할 뿐만 아니라 디지털TV방송의 수신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이다. 지상파 방송사의 디지털 전환은 2007년 말 기준 전체적으로 약 절반정도 진행된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지상파 광고시장의 지속적인 위축으로 인해 방송사의 경영여건은 예전보다 크게 악화되고 있어 디지털 전환에 투자할 여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과도하게 높은 유료방송 의존으로 인해 지상파 TV방송의 수신설비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수신환경이 매우 열악한 상태이다. 대표적인 지상파 TV방송 수신설비인 공동주택의 공시청 안테나의 경우 시설 노후 및 훼손, 유료방송 시청 등으로 인해 이용률이 57%에 불과하다. 이외에도 산악이 많은 국내지형으로 인한 자연적 난시청과 고층빌딩이 밀집한 도시환경으로 인한 인위적 난시청이 다수 발생하고 있으나 해소주체 및 해소방법이 상이하여 체계적인 개선이 곤란한 상황이다.

경기침체, 또다른 난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경기침체는 디지털 전환을 앞둔 우리나라에 어두운 그림자를 짙게 드리우고 있다. 특히 디지털 전환의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지상파 방송사와 시청자의 사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우선 디지털 전환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지상파 방송사는 최근 급격한 경기침체로 인해 지상파 광고매출이 급감하자 앞을 다퉈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 주요 방송사 모두 2009년 예산을 초긴축으로 편성하고 있어 디지털 전환에 대한 투자가 크게 축소될 것으로 우려된다. 그리고 디지털TV를 구매해야 하는 시청자 특히 경제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중산층 이하 서민들은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어 향후 디지털TV 보급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참여가능한 정부 정책 중요
  지금처럼 디지털 전환을 둘러싼 환경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은 디지털 전환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정부는 우선 지상파 방송사가 어려운 경영여건에도 불구하고 제작 및 송출/송신시설의 디지털 전환에 과감하게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가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의 개선과 직ㆍ간접적인 지원방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디지털 전환과 관련된 중요한 정책들을 추진하는데 있어 지상파 방송사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지상파 방송사에 커다란 부담이 되는 정책, 특히 지상파방송 주파수 회수처럼 지상파 방송의 현재와 미래를 좌우하는 중대사를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면 디지털 전환의 성공을 결코 담보할 수 없을 것이다.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은 범국가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역사적인 사건인 만큼 정부는 지상파 방송사와 산업계뿐만 아니라 온 국민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신중에 신중을 기해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