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MMS의 도입은 디지털 전환의 완성

[칼럼] 지상파 MMS의 도입은 디지털 전환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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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지상파 다채널 방송(MMS) 도입을 놓고 논란이 재현되는 분위기다. 방송통신위원회가 1월 15일 청와대에 MMS를 도입하겠다는 내용을 보고했고, 2월 EBS를 시작으로 시범서비스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상파 방송의 MMS 도입 논의는 이미 수년 전부터 있어 왔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일단 지상파방송의 다채널 서비스가 시작한다는 점에서는 환영할 수 있겠으나, EBS에만 한정되어 있는 현실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수년 전과 마찬가지로 종편과 이를 소유한 신문 등 유료방송 업계는 자신들의 매체를 활용하여 반발하기 시작했고, 지상파 방송사 측과 무료 보편 서비스의 확대를 주장하는 시민사회단체는 찬성하는 분위기다.

MMS는 Multi Mode Service로, 실제 MMS라는 용어가 언론에 나타난 것은 2006년 4월경으로 보인다. 지상파 4사가 MMS 도입을 추진키로 하고 방송위원회에 시험방송을 요청하면서 이를 보도하는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방송위원회가 시험방송을 허용하자, 유선방송이 강하게 반발하며 철회를 요구하였고, 지상파방송도 자신의 입장을 적극 주장해 논란이 격화된 바 있다. 또한 언론노조와 시민사회단체가 지상파방송의 주장에 동조하여 도입을 요구하면서 사회적 찬반 논란으로 확대됐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MMS라는 용어가 널리 퍼지고 사용됐다.

MMS의 한글 표현은 디지털TV 다중모드 방송, 멀티모드 서비스, 다채널 방송, 다중 방송, 다원 방송, 다중모드 서비스, 다중채널 방송 등 실로 다양하다. 표현이 다양해도 MMS는 본질적으로 다채널이고, 따라서 다채널 방송이다. 복수의 채널을 전제로 하며, 그 채널을 통해 방송되는 콘텐츠의 내용과 형태가 다중적 내지 다원적일 따름이다. MMS가 일반에게 공개된 것은 2006년 5월 23~26일에 개최된 KOBA2006이었다. 여기에서 MMS 방송 시스템이 전시되었고 관련 기술 세미나를 통하여 일반 시청자를 대상으로 처음으로 MMS가 소개됐다.

방송위원회는 5월 29일, KBS와 MBC, SBS, EBS 등 지상파방송 4사가 월드컵 기간에 DTV의 MMS를 허용해달라는 공문을 보내옴에 따라 상임위원회에 보고 안건으로 상정한다고 발표하고, 5월 30일 회의에서 시험방송의 허가를 의결하였다. 그러나 시험방송 이후 방통위로 이어지기까지 MMS 도입은 물론 시범방송도 허가하지 않았으며, 전반적인 매체환경과 디지털 전환 일정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이후에도 지상파 방송의 다양한 시도가 있었으나 유보되다가 이제야 시범서비스가 실시하게 된 것이다.

MMS의 도입은 우선 무료 보편적 서비스와 채널 선택권의 확대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MMS를 통해 소외계층, 소외 지역을 위한 무료 보편적 접근을 확대하여 정보 소비 격차를 해소시킬 수 있고, 추가 채널과 추가 프로그램의 제공이 유료 방송에서와 같은 추가비용의 지불 없이 무료로 제공된다. 또한 유료 방송의 성장과 시장경쟁이 심화되는 환경에서 방송의 공공성 및 공익성을 향상시킬 가능성이 커진다. 물론, 수신환경 개선과 재원조달의 문제, 증가한 채널에 따른 콘텐츠 제공의 문제, 그리고 제공되는 콘텐츠에 대한 공공성 담보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MMS의 도입으로 시청자들에게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변화에 보수적이고 재정 부담에 소극적인 시청자들은 어쨌든 디지털 전환을 강요(?)받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시청자들이 체감하는 혜택이나 보상은 그리 크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수용하고 소비하는 텔레비전 시청행태를 바꾸고, 기기의 교체와 개선에 투자하는 비용에 비해 더 큰 보상은 없었다는 의미다. 시청자들은 더 큰 보상을 가져다 줄 때, 또는 그럴 것이라는 기대와 믿음이 있을 때, 디지털 시대로의 진입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디지털 방송이 가져다주는 장점과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제공될 때 가능하고, 아날로그 방송보다 확실하게 좋은, 혹은 아날로그 방송과는 다르고 새로워서 호기심을 유발하는 콘텐츠와 서비스가 피부로 체험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그 대표적인 것이 지상파 방송의 다채널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케이블T V와 위성방송, IPTV 등 유료방송 가입을 통해 시청자들은 다채널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으나, 지상파 디지털 전환 이후 지상파에서 무료로 다채널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면 시청자들은 그 변화와 디지털 시대로의 진입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지상파 TV는 여전히 전 국민이 가장 보편적으로 즐기는 여가 수단이다. 따라서 MMS나 UHD TV 등 차세대 방송 서비스 또한 유료로 가입해야 하는 위성 방송이나 유선 방송 고객에 한정되지 않고 전 국민 누구나 향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상파를 통한 무료 보편적 방송 서비스의 환경과 조건이 마련되고 강화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수신환경의 개선뿐만 아니라 조속한 디지털 지상파 다채널 추진을 통해 디지털 전환의 완성을 달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