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박종인 차장 “민영 미디어랩 도입은 종교방송 죽이기”

[인터뷰] CBS 박종인 차장 “민영 미디어랩 도입은 종교방송 죽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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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CBS 박종인 차장
 




"민영미디어렙 도입 결정은 종교방송사의 존립과 직결된 문제다. 존망의 기로에 서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가 종교방송과 지역방송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일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의 기능을 축소하고 사실상 민영미디어렙 도입을 결정했다. 이에 종교방송, 지역방송은 고사위기에 놓였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기독교방송인 CBS 또한 마찬가지 상황이다. 현장 또한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기술인 박종인 차장(기획조정실 매체정책부)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CBS에 입사한지 어느덧 15년

박 차장은 CBS 입사하기전 한국전력공사를 1년 다녔다. 남들이 부러워할 신의 직장을 버린(?) 사연은 이러하다. 󰡒92년 한전에 입사해 1년 다니는데 너무 답답했다. 그때는 나이도 젊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았던 때󰡓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93년 아는 선배가 CBS 신입사원을 모집한다고 알려줘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으로 무언가에 끌리듯 입사했다고 한다.

그렇게 CBS에 입사한 이후 98년 IMF를 맞았고, 모두가 그렇듯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때 만해도 CBS 또한 안정된 직장으로 정년을 보장되는 직장으로 손꼽혔으나 IMF 이후 그런 개념이 사라졌다고 한다.


15년 동안 궂은 일, 좋은 일을 함께 겪으며 박 차장은 CBS 기술인으로서 자리잡아 이제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종교방송에서 일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냐는 질문에 박 차장은 󰡒IMF 때는 누구나 힘들었고, 지난 2000년 가을 200여일이 넘게 이어진 파업 때 CBS 직원들이 모두 힘든 시기를 잘 이겨냈다󰡓면서 CBS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내며 민영미디어렙 도입으로 인한 현재의 위기를 잘 극복할 것을 바랬다.


민영미디어렙 도입은 종교방송 죽이기

"사실 민영미디어렙 도입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다. 개인적으로 가타부타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민영미디어렙 도입이 확실시 되면 종교방송, 지역방송 모두가 존폐 위기에 놓일 것"이라며 현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기독교방송 CBS, 불교방송 BBS, 평화방송, 원음방송 등은 조만간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공동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박 차장은 "민영미디어렙 도입시 광고매출은 80% 가까이 줄어들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살아남을 수 있는 방송사가 얼마나 되겠냐"며 "민영미디어렙 도입은 재고돼야 한"고 강조했다.

정부에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꺼내자 "정부 지원을 받기 시작하면 방송이 정권으로부터 자유롭기는 힘들 것"이라며 방송의 공공성이 훼손될 것을 걱정스러워 했다.


"종교방송이라 일과 삶이 동화되어 있다. 현업시절 즐기면서 즐겁게 일을 했고 앞으로도 계속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고 싶다"라는 그의 말 속에서 CBS 기술인으로서 당당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기를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