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원내대표단 사임, 시나리오?

[솎아보기] 새누리당 원내대표단 사임,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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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번의 거대한 쓰나미가 정치권을 휩쓸고있다.

7월 11일, 새누리당은 정두원 의원 국회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에 책임을지고 이한구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 전원이 사퇴한다고 밝혔다.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직후 한시간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새누리당의 움직임에 많은 관계자들은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있다. 새누리당 의원이 자신의 손으로 정두언 의원에게 면죄부를 주고, 그 책임을 통감하고 원내대표단을 사임한다? 당장 이는 대선을 앞둔 현재, 대통령의 형이 구속되고 정권의 레임덕 현상이 가속화되자 여당인 새누리당이 국회를 통제불능의 아노미 상태로 몰아넣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실제로 이런 상황을 증명이라도 하듯 새누리당의 이 모든 움직임은 미리 설계된 시나리오처럼 착착 진행되어갔다.

하지만 이 문제를 MBC 파업 사태와 연결시키면 더욱 복잡해진다.

현재 MBC 노동조합은 조합원 회의를 통해 사측과의 협의없이 현업에 복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있다. 이는 170여 일동안 공정방송을 위한 투쟁에 어느정도 성과가 있었으며, 8월 방문진 이사진이 교체되면 김재철 사장의 퇴진도 가능할 것이라는 내부적인 분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11일 있었던 새누리당의 원내대표단 총사퇴는 이런 사태를 다시 혼란속으로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박근혜 의원이 긴 침묵을 깨고 연신 MBC 파업을 언급하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김재철 사장의 입장을 사실상 대변했던 ‘친박’ 이한구 원내대표가 이번 사태로 퇴진하게 된것이다.

물론, 이는 전혀 다른 사안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친박중에서도 거의 유일하게 침묵을 깨고 MBC 노조를 비판했던 이한구 원내대표의 전격적인 퇴진은 사실상 파업종료를 예고하던 MBC 노조의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들고있다. 이는 당연하다. 1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이 8월 김재철 사장 퇴진설을 기정사실화 한것처럼, 노조의 파업 종료 명분도 8월 방문진 이사진 교체에 있기 마련인데 일부에서는 이러한 노조의 현업복귀를 ‘성과없는 종료’라고 폄훼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당장 ‘손에 쥘 성과’가 없는 MBC 노조 내부에서 이한구 원내대표 및 새누리당 원내대표단의 집단 사임은 ‘호기’로 비추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MBC 노조는 최선을 다해 170여일의 기간동안 공정방송 복원을 위한 투쟁을 이어왔다. 그리고 어느정도 성과도 이루었다. 물론 이 대목에서 ‘눈에 보이는 성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정치적 공세에 이은 집권여당의 혼돈에 부화뇌동할 필요가 없다. 심지어 이 모든 것이 ‘시나리오’의 일환이라는 비난도 존재하는데 말이다.

실제로 민주통합당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11일 브리핑을 통해 "원내지도부 총사퇴 안건이 어떻게 (국회 본회의) 표결처리한지 한 시간만에 결정될 수 있느냐”며 “일사천리로 진행된 사퇴 결정 역시 시나리오 속에 나온 것”이라며 이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즉 이번 새누리당의 원내대표단 사임은 국회 및 대선 일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파악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MBC 노조는 이한구 원내대표의 사임에 일희일비하지말고, 작은 가능성을 크게 확대해석하는 일은 금해야 한다. 정치적 사안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MBC 노조의 진지한 내부 회의에 영향을 미쳐서는 곤란하다는 뜻이다. 물론 이러한 의견이 ‘오버’일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이한구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직을 사임한 것이지, 국회의원 직을 사임한 것이 아니며 8월 김재철 사장 퇴임설은 이유야 어찌되었건 현실화 시켜야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여기서 승부를 보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