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3~5세도 스마트폰 중독?

[사회] 만3~5세도 스마트폰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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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3천만 시대가 열림에 따라 만 3~5세 아이들도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정신적·신체적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육아정책연구소 학술지 <육아정책연구>에 실린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경기 지역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3~5세 유아 252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아이가 매일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답한 부모가 15.1%, 일주일에 3~6회 사용한다는 응답자가 23.4%에 달해, 만 3~5세 아이들 10명 가운데 4명은 일주일에 적어도 3차례 이상 스마트폰을 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명 가운데 1명은 한 번 사용시간이 30분을 넘는 것으로 나타나 스마트폰의 정서적인 악영향을 우려하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평균적으로 스마트폰을 한 번 사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0분 이내가 36.1%로 가장 많았고, 11~20분 30.6%, 21~30분이 21.8%로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30분 이상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경우도 11.6%로 적지 않은 수치를 나타냈다.

네 살배기 아들을 둔 김모(40)씨는 “퇴근하면 아들이 가장 먼저 찾는 것이 스마트폰”이라며 “아들이 스스로 어플을 다운받는 경우도 있어 좋지 않은 내용에 노출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스마트폰의 빠른 화면 변화와 콘텐츠가 영유아의 집중력과 주의력 감퇴, 충동적 행동 자극 등을 동반하는 등 정서적인 악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예로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터치 한 번으로 화면이 교체되기 때문에 즉각적인 변화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기존의 책 등 변화를 보여주지 않는 것에 반응하지 않는 것을 들 수 있다. 책읽기 등을 지루해하기 때문에 정서발달에 가장 도움이 되는 책을 점점 더 멀리 하게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더해 정서적인 악영향은 물론 신체적으로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다보면 같은 자세로 오랜 시간 있게 되는데 자칫 이러한 행동이 유아기 신체적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작은 화면으로 영상을 보기 때문에 시력 저하 등의 문제도 동반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 2010년 4.9%에 그쳤던 ‘가구 스마트기기 보급률’이 스마트폰 가입자 증가세에 힘입어 2년 새 10배 넘게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제 스마트폰이 없는 가구가 없을 정도로 스마트폰은 보편화되었다. 애플의 ‘아이폰’ 도입으로 시작된 스마트폰 열풍이 이제는 ‘한 때의 유행’을 넘어 전 국민의 60% 이상이 스마트폰 사용자인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유아교육과 한 교수는 “아직 가치관 형성이 안 된 상황에서 스마트폰의 무분별한 콘텐츠가 유아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아무리 시대가 변했지만 어떠한 대책도 없이 그대로 방치한다면 향후 아이들의 가치판단에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무조건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것보다는 아이들과 상의 하에 시간을 정해놓고 사용하거나 눈에 보이지 않게 하는 등의 간접적인 사용 제재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33.7%에 달하는 부모가 △학습적 도움(44%) △시대적 흐름(32%) △새로운 기기에 대한 두려움 해소(8%) 등을 이유로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필요하다고 답해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든 만큼 유아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둘러싼 갑론을박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