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을 모기업으로 하는 유투브가 온라인 채널 100개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을 내세우며 할리우드 제작사나 미디어 회사 등에 제작비 1억 달러를 미리 지급하고, 초기 투자자금을 회수하면 이들 개발자에게 광고수익의 55%를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TV 네트워크와 케이블 방송계가 충격에 빠졌다. 구글의 공습이다.
최근 구글의 행보가 심상치않다. 아니, 그 이상의 파괴력과 잠재력을 과시하며 beyond. 즉 그 이상을 넘보는 듯하다. 모바일 생태계를 넘어 온라인 생태계 전체가 구글의 걸음 하나하나에 숨죽이고 지켜보는 추세다.
현재 구글은 온라인에서 케이블 TV에 대적하는 콘텐츠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붓고 있다. 그리고 그런 구글을 등에 업은 유튜브는 유명인들과 제휴하여 수백개 유투브 채널을 쏟아낼 전망이다. 또 구글은 이 여세를 몰아 25억 달러의 온라인 광고시장 뿐만 아니라 600억 달러가 넘는 TV 광고시장도 넘보고 있다. 가히 대대적인 물량공세다.
여기에 최근 론칭한 구글 TV의 파괴력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그 강도를 더하고 있다. 이미 미국인의 20% 정도가 TV를 통해 온라인 콘텐츠를 시청하고 있다는 설문조사가 나온 가운데 앞으로 별도의 케이블 방송을 신청하지 않더라도 이제 하루 24시간 구글 TV로 온라인 콘텐츠 수백개를 보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상상해보면 그 여파는 더욱 아찔한 수준이다. 집에 걸린 벽걸이 TV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부팅하고 사이트에 찾아들어가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들이 간단한 리모콘 조작으로 시청 가능해진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라는 것에 의견을 같이한다. 특히 진정한 의미의 TV와 인터넷의 융합이라는 점에서 이번 구글의 시도는 아예 100여 년간 이어진 ‘시청의 역사’를 단숨에 바꿔버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본격적으로 90년대 미디어의 새시대를 열었던 케이블이 이제 역사속으로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구글은 이러한 시도 자체가 케이블 TV를 소명시키는 것이 아닌 ‘공생’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수백개의 온라인 콘텐츠를 거실에 있는 쇼파에 앉아 리모콘과 키보드로 조작되는 TV로 시청하는 장면은 구글의 공생 주장에 어울리지 않는다.
또, 이러한 구글의 전략을 통해 국내 사정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욱 답답해지기만 한다.
IPTV를 통한 새로운 시청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야심차게 주장한 국내 통신사의 서비스들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하지 못한 체 단순히 ‘다시보기 VOD’서비스로 연명하는 것을 감안했을 때 구글의 이러한 전략은 향후 국내에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모토로라를 인수하며 모바일 생태계의 ‘특허 강자’를 넘어 ‘안드로이드의 맹주’가 된 구글이 온라인 생태계의 콘텐츠를 집약해 자연스럽게 TV의 영역에 뛰어든 지금. 진정한 미디어로 불릴 수 있는 기존의 매체들은 새로운 진화와 퇴보를 반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