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1일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경북 울진군에서 아날로그 TV방송이 종료되고, 디지털 TV방송으로 완전 전환되는 역사적인 일이 있었다. 이는 정부의 ASO(Analog Switch Off)정책의 일환이다. 이어 2012년 12월31일 오전4시 이후에는 전국적으로 디지털 TV방송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녹녹치 않다. 따라서 정부는 완벽한 디지털 TV방송 전환을 위해 올 바른 정책을 수립, 추진할 필요가 있다.
현재 방송사들은 디지털 TV방송 전환을 위해 각 사별로 송,중계소 및 TVR 시설에서 디지털 송신기 설치 등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디지털 TV방송 완전 전환 후에도 지역별로 주파수 채널 재배치 계획을 가지고 있다. 즉, 임시채널 부여로 디지털 TV방송 전환을 이룬 뒤, 다시 확정 채널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방송사는 주파수 변경에 따라 방송시설의 추가 투자를 해야 한다. 주파수가 변경 될 방송시설에서 수신ANT 교체, 송신 필터 교체, ANT Tilt 조정 등 수백억 원의 재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주파수 재배치 계획을 효율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방송사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최소한, 가전사와 통신업체에 대한 애정의 반이라도 쏟았으면 한다.
또한, 정부는 우리나라의 무료방송과 유료방송의 균형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는 무료 보편적 서비스인 방송에 대한 지원으로 소외된 저소득층을 살필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재 정부정책을 보면, 지상파방송에 대한 진흥책은 실종했고, 모든 정책은 방송의 유료 서비스화 내지 고비용화에 초점에 두고 있는 듯하다. 한정된 재원인 주파수를 통신사에 비싸게 팔아 국민의 통신 부담만을 높여서는 안 된다. 정부의 주파수 정책도 우리나라의 미래 방송 산업발전을 위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우선, 방송사에 대해 채널 Test Band 확보를 보장해야 한다. 이는 세계의 방송 산업 선도를 위해 더 많은 주파수 대역이 필요한 UDTV, 모바일TV 등을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실은 3DTV 시험 방송을 위해 3개의 지상파 방송사가 1개의 주파수 채널을 교대로 나눠가며 시험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현재 원활하게 진행 중인 디지털 TV방송 전환이 차질 없이 진행되는 것도 가용 주파수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방송사의 방송기술 인력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현재 방송사는 극심한 방송기술 인력 부족으로 디지털 전환은 물론, 뉴미디어에 대해 신속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업 업무도 겨우 하고 있다. 더욱이 방송기술 연구인력 축소는 우리나라 방송기술 경쟁력의 약화로 이어질 것이다. 이는 방송기술 강국인 미국, 일본, 유럽의 방송기술 종속화는 물론, 현재 국책사업으로 추진 중인 국산 방송장비 고도화도 물거품으로 만들 소지가 높다. 아울러 최근 방송사의 기술 인력에 대한 홀대는 너무 지나친 면이 있다. 합리적 기준 없이 기술 인력을 무조건 줄인다든지, 또는, 아웃소싱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매우 크다. 이는 방송사 고위 경영진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문과 출신 경영진들의 기술 천시가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방송기술인들은 단지 공대를 졸업했다는 죄 밖에 없다. 이제라도 방송사는 이과 출신자에 대한 차별정책을 거둬야 한다. 이런 토양으로 무슨 방송기술의 미래 발전을 논하겠는가? 아무리 좋은 뉴스와 콘텐츠가 있다 하더라도 제작 과정 중에 방송기술인의 제작 기술이 스며들어야 하고, 시청자의 가정에 방송이 생생하게 전달되기 전까지는 방송기술인들의 송출기술이 있어야 한다. 또한, 새로운 뉴미디어 대처와 방송방식, 방송장비개발 연구도 방송기술인이 있어야 한다. 세계의 방송 산업 선도를 위해서는 각 사별로 방송기술 인력이 신속히 충원되어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디지털 방송기술 전문인력 양성사업”도 세계적인 방송기술 인력 양성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따라서 교육 통합은 이루되 세부 시행은 연합회와 방송협회 주관의 교육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 이는 지식수준과 방송기술력이 높은 방송사 직원들에 대한 교육 투자로 미래 방송기술 선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2012년 디지털 TV방송과 이후 방송 산업의 발전은 정부와 방송사에 의지에 달려 있다. 이는 전국 23개 방송사 4,500명의 방송기술인들로 뭉친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