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미래를 위한 큰 그림이 필요하다

[사설] 방송, 미래를 위한 큰 그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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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방송 발전 로드맵이 필요

디지털 환경을 맞이한 지상파 방송은 시청자 복지를 위한 제도개선 및 디지털 고품질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선제적이고 효과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그러한 노력은 방송의 미래를 위한 중장기적인 로드맵 구축으로 결실을 맺어야 한다. 시청자 복지에는 지상파 TV방송 직접수신환경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단계별 플랜이 필요하고, 디지털 고품질 방송 서비스에는 UHDTV, 디지털라디오 등에 대한 세부 계획이 필수적이다. 또 논란이 되고 있는 지상파 의무재송신 현안 및 다채널 서비스, 광고 규제 완화 등 제도 개선 자체에 대한 방송계와 언론 시민단체의 의미 있는 접근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 다행히 방송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미디어 플랫폼을 위시한 새로운 방송 정책 로드맵을 만들기 위해 준비 중 이라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이런 노력들을 모아 시청자 복지를 위한 방송의 미래를 그려야 한다.

 

공공성을 위협받는 방송환경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방송의 공공성이 침해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공익을 담보해야 하는 지상파 방송의 존립이 사상누각의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방송 수신 가능 지역은 넓어졌지만 직접수신율은 하락하고 있고, 난시청 해소 및 UHDTV 등 시청자를 위해 활용되어야 할 700MHz 대역 방송용 필수 주파수가 거대 통신업체의 산업발전 논리로 허무하게 사라질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또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유료 방송 디지털 지원법은 미디어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고, 헌법으로 보장받는 정당한 지적 재산권 행사는 지상파 의무재송신 확대 논의에 파묻혀 길을 잃었다. 졸속으로 추진되는 채널재배치 및 화이트스페이스 활용 등 다양하고 위협적인 사안들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산업 발전의 측면만을 강조하면서 가장 소중한 ‘공공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방송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미래 방송의 중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더 큰 문제는 방송의 미래에 대한 중장기적인 계획 없이 수세적이고 수동적인 ‘땜질식 문제해결’에만 몰두하는 형국이다. 이래서는 곤란하다. 이렇게 가다가는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보편적 서비스와 미디어 접근성 등의 가치를 담보하는 방송의 공적인 체제가 붕괴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바로 보고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로드맵을 구축해야 하는 적기는 바로 지금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바로 지금이 디지털 환경에서 공공미디어를 담당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이 보다 광범위한 공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중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할 시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시청자를 위한 올바른 방송문화를 창조할 수 있는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