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년(庚寅年)에 반드시 해야 할 과제

[사설] 경인년(庚寅年)에 반드시 해야 할 과제

502

 언제나 그랬듯이 해가 바뀌고, 사람이 바뀌고, 환경이 바뀌면 새로운 마음으로 계획들을 세우고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실천의지를 다짐한다. 올해 경인년(庚寅年)을 맞아 각계각층에서는 저마다 원대한 포부와 계획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계기가 있을 때마다 조직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계획도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표명하면서 실천의지를 굳히고 있다. 해가 바뀌었다는 계기가 있었기에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하지만, 새로운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지 못한 것, 계획만 있었을 뿐 실천하지 못한 것, 말만 무성할 뿐 제대로 된 계획을 세우지 못한 일들을 마무리하고 정리하는 것이다. 정리되지 않고, 완성되지 않은 목표 위에 새로운 목표를 세운다는 것은 결국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을 공산이 크다.

 작년에 있었던 일들 중에 가장 먼저 바로잡아야 할 것으로 미디어법 재개정을 꼽을 수 있다. 헌법재판소가 여당이 불법적으로 강행처리한 미디어법에 대해 명백히 절차의 위법성을 판결했다.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하여 유효성을 적시하지 않았을 뿐이다. 하지만 국회는 아직도 미디어법 유효성에 대한 시정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법을 제정하는 국회가 스스로의 위법성을 해소하지 않으면 실행력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고, 정권이 바뀌면 또 한 번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기 때문에 금년에 반드시 위법성을 해소해야 한다.
 
 둘째, 계층 간, 집단 간의 소통부재도 해소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국민은 주권을 가진 국민이다. 누구도 소외받고 따돌림 당해서는 안 된다. 비록 이념적으로 반대편에 서 있다고 하더라도 이해와 설득을 통해 함께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지금까지는 소통하지 않고 무시로 일관했지만 이제는 소통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계층과 집단 간의 대립은 이젠 그만 접어두고,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의 목표를 높여 나가기 위한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셋째, 디지털 전환을 위한 특별법 제정 후 방통위의 후속 세부정책들이 계획되고 있지만, 국회에서 최소한의 예산조차 확보하지 못해 발목이 잡혔다. 방통위가 요청한 예산 140억원이 해당 상임위에서는 반영되었지만, 최종 결정과정에서 25억원으로 삭감되었다. 2012년이라는 시한을 앞둔 대형 국책 사업에 대한 국회의 안이한 인식이 한심스럽다. 추경예산 편성 이전이라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대목이다.

 넷째, 방송 현업인 재교육 활성화가 절실하다. 디지털미디어 시대에 걸 맞는 전문인력양성사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정부가 콘텐츠 대국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지만, 실무에서 구현할 인력양성사업에 대해서는 치밀한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현재 콘텐츠 생산과 유통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지상파방송사에 대한 지원방안이 없다. 콘텐츠 강국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현실을 반영한 정책이 입안되고 실행되어야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

 다섯째, 미래방송을 준비해야 한다. 방통융합 시대에 지상파의 정체성은 더욱 공고해져야 한다. 다매체 다채널이라는 환경적 변화에 지상파방송마저 정체성 논란에 휘둘리고 있다. 공영방송과 상업방송, 무료방송과 유료방송이라는 논란 때문에 미래방송 환경변화 수용하기 위한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지상파방송의 사회적 역할이 존중되면서 수용자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미래방송에 대해 철저히 준비해 나가야 한다. 미래를 철저히 준비하지 않는다면 지상파방송의 역할은 여기에서 멈추게 될 것이고, 막대한 국가적인 손해를 초래하게 된다. 그만큼 지상파방송사 구성원들의 각성과 준비도 절실하다.

 여섯째, 각 개인의 자기 성찰과 관리가 필요하다. 지상파방송사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회원 개개인의 철저한 자기 준비와 성찰이 요구된다. 건강한 구성원이 건강한 조직을 만든다. 따라서 올해에는 반드시 조직의 목표와 함께 개인의 목표도 반드시 이룰 수 있도록 실천의지를 다짐하고 지켜나가야 한다. 개인의 건강부터 업무목표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개인의 성과가 조직의 성과가 되고 국가의 성과가 된다.

 해가 바뀌었다.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말만하지 말고 계획을 제대로 세우자. 연초에 세운 계획은 반드시 실천해 나가자. 모든 것은 한꺼번에 이루어 질 수는 없지만 인내하면서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어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