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의 TV를 잡아라

[분석]손 안의 TV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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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스마트 기기가 보편화되면서 ‘손 안의 TV’ 시대가 열린 가운데 모바일 TV 시장 선점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16일 발표된 KT경제연구소의 ‘모바일 기반 영상 시청 시장 확대를 위한 소비자 이용행태 분석’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이동통신 이용자 2천3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20.5%가 스마트폰을 주요 TV시청기기로 꼽았다. 즉 10명 중 2명은 스마트폰으로 TV를 시청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롱텀에볼루션(Long Term Evolution, 이하 LTE) 가입자가 2,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언제 어디서나 고화질의 방송을 즐길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이 같은 변화가 영상 콘텐츠 소비를 TV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영상이 중간에 잠시 멈추는 이른바 ‘버퍼링’ 현상에 대한 불만이 많았는데 기술 발전으로 버퍼링 문제가 해결되고 고화질의 방송을 즐길 수 있게 되면서 모바일 TV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모바일 TV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모바일 TV 시장의 절대강자인 지상파 DMB는 최근 고화질 스마트 DMB를 선보이며 다시 한 번 재기를 노리고 있다. KBS 기술연구소가 개발한 고화질 스마트 DMB의 핵심기술은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 S4 LTE-A에 적용돼 지난 6월 26일부터 출시되고 있다. KBS는 “화소수를 기존 DMB 대비 4배로 늘려 화질이 크게 개선되었을 뿐만 아니라 기존 DMB 방송망 자체에는 변경을 주지 않는 방식을 채택해 기존 DMB 수신자의 시청권을 보호하는데 역점을 두었고, 통신망을 통해 화질 개선 스트림을 수신함으로써 고화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DMB 업계는 고화질과 스마트 서비스로 지속적인 매출 하락을 탈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킬러 콘텐츠를 쥐고 있는 지상파 N-스크린 서비스 푹(POOQ)도 케이블 방송사업자, 이동통신 3사와 제휴를 통해 가입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질 좋은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가입자 확대를 통해 시장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케이블 방송사업자인 CJ헬로비전과 현대 HCN의 전략도 만만치 않다.

5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CJ헬로비전의 N-스크린 서비스 ‘티빙’은 18일 누구나 손쉽게 생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1인 미디어 방송 서비스 ‘티빙쇼’ 베타서비스를 시작하며 ‘개인방송과 비즈니스의 결합’이라는 색다른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HCN과 판도라TV가 손을 잡고 선보인 에브리온TV는 최근 현대미디어가 보유하고 있는 드라마 전문 채널을 편성하면서 풍부한 콘텐츠 제공에 나서고 있다. 동시에 현대미디어는 지난 17일 광고가 없는 모바일 전용 채널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언제든지 바로 광고 없이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앞뒤 광고를 모두 없앴다는 것이다. 처음과 끝, 중간 중간 광고가 나오는 모바일 방송 특성상 파격적이라고 볼 수 있다. 김성일 현대미디어 대표는 “향후 버튼을 이용한 모바일 광고 및 유료 VOD 다시보기와 같은 모바일 방송에 특화된 수익모델을 개발해 모바일 TV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찍이 모바일 IPTV 시장에 뛰어든 이동통신 3사의 경쟁도 주목된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미 2011년 10월부터 모바일 IPTV 시장에 뛰어들었고, SK브로드밴드 역시 지난해 10월 ‘B tv 모바일’을 출시하며 본격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기존 IPTV 가입자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KT는 60여 개에 달하는 실시간 채널 확보와 3만 편 이상의 VOD 확보를 강점으로 내세운 자사의 ‘올레TV나우’ 가입자 500만 명을 올해 목표로 삼고 있으며, 업계 최초로 초당 전송 속도 4Mbps를 적용해 속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LTE 신규 가입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LG유플러스도 지난해 7월 ‘U+HDTV’ 앱을 출시해 DMB보다 10배, KT보다 4배 이상인 고화질 서비스를 선보이며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후발주자인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 고객을 대상으로 SNS 등 양방향 서비스뿐만 아니라 모바일과 TV가 연동되는 N-스크린 서비스를 추가함으로써 승부한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SK브로드밴드의 경우 최근 메이저리그 류현진 선수의 경기를 독점 중계하는 등 차별화된 콘텐츠로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손 안의 TV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들은 남아 있다. KT경제연구소의 ‘모바일 기반 영상 시청 시장 확대를 위한 소비자 이용행태 분석’ 보고서는 모바일 TV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여전히 접속 불안정이라는 기본적인 문제가 지적되고 있고, 볼 만한 콘텐츠가 많지 않다는 콘텐츠 부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관련 전문가들은 빠른 시일 내에 이 같은 문제가 해결돼야만 모바일 TV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조언했다.